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인상인데, 요새 미국 역사학계에서 화두 중 하나는 아프리카인 것 같다. 물론 내가 잘 되는 사람들 소식만 들어서겠지만, 취직도 꽤 잘 되는 편이고, 식민주의의 역사 때문에 '토착어'보다는 영어와 불어 자료가 더 많이 남아 있어 연구가 수월하고 등등. 아닌 게 아니라, 아프리카는 냉전의 무대 중 하나였고, 미소뿐만 아니라 구제국(영국, 프랑스 등)과 신흥국(중국, 서아시아 국가 등)이 영향력을 유지/확충하기 위해 애썼으며, 무엇보다 지하자원이 짱짱하게 많다. 히로시마, 나가사키 폭격에 쓰인 우라늄이 벨기에령 콩고에서 왔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고, 그 많은 기름하며... 오늘 존재를 알게 된 어떤 미국인 연구자분은 소비에트와 모잠비크의 관계사로 박논을 준비하시던데, 무척 흥미로웠다. 

오드 베스타 이후 냉전에서 1세계(+일본)와 소련 이외의 행위자들에 대한 관심과 주목이 증가했고, 그 결과 이제는 중국, 동구권, 동남아시아, 아랍권, 남미가 주역이 되는 권역별 냉전사, 또 그들 간의 상호작용과 교류를 다루는 권역간 냉전사로 시야가 확대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책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어쨌든 냉전의 주무대는 유럽이고, 유럽(특히 독일)을 둘러싼 미소의 갈등이 핵심이라는 점. 그렇다면 결국 지금 수행되는 연구들은 당연히 우리의 냉전사 인식을 심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만, 조금 비판적으로 보면, 기존의 해석을 강화하고 이에 곁다리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한국/북한 관련 냉전사라고 해봤자 굉장히 변변찮은 이 시점에 조선사 연구자는 그러한 작업으로부터 배우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 

뻘소리가 길었는데, 냉전사의 새로운 연구 추세는 어떻게 될까? 국경을 넘는 트랜스내셔널 STEM(과학기술환경의학)사? 새롭게 대두하는 추세를 잘 파악하고, 이에 잘 편승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아니면 새로운 추세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잘 안 보이네. 좌우지간 북한사는 자료가 대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니 무엇을 하려고 한들 난망하기 그지 없다. 여하튼 다가오는 3차 미북회담에서 단계적 핵폐기에 대한 비공식적 합의+미국의 선제적 양보가 이뤄지고, 북한이 이를 가지고 자신들의 승리라고 대외선전을 하지 않는다는 식의 공식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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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