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조선'에 해당되는 글 55건

  1. 2019.07.31 공부로 탈조선 - 30 (코스워크 및 2년차를 마친 지금) (3)
  2. 2018.06.12 2018년 6월 12일 - UCLA 271일차 (박사 1년차를 마치며)
  3. 2018.05.04 2018년 5월 4일 - UCLA 232일차
  4. 2018.01.14 공부로 탈조선 - 29 (유학 오기 전의 준비에 관해)
  5. 2018.01.07 2018년 1월 7일 - UCLA 115일차
  6. 2018.01.02 공부로 탈조선 - 28 (미국 박사과정 첫 쿼터를 보내며)
  7. 2017.12.23 켐브리지통신 - 탈주변부의 노래&메리 크리스맑스!
  8. 2017.10.10 공부로 탈조선 - 27 (한미 대학원 생활 비교)
  9. 2017.09.14 2017년 9월 14일 - 출국 전날 묘사
  10. 2017.09.14 장세진, 상상된 아메리카, 푸른역사, 2012
  11. 2017.09.05 공부로 탈조선 - 25 (출국용 짐 목록) (1)
  12. 2017.09.04 공부로 탈조선 - 24 (출국 11일 전) (2)
  13. 2017.08.26 공부로 탈조선 - 23 (간담회 정리2)
  14. 2017.08.19 공부로 탈조선 - 22 (간담회 정리)
  15. 2017.07.28 공부로 탈조선 - 20 (간담회 관련)
  16. 2017.07.15 Voice from Boston - 4 (2)
  17. 2017.07.15 Voice from Boston - 3
  18. 2017.07.15 Voice from Boston - 2
  19. 2017.07.15 Voice from Boston - 1
  20. 2017.07.15 Voice from Boston - 0
  21. 2017.05.19 유학을 준비하는 영문학과생을 위한 조금 이상한 Q&A - 4 (10)
  22. 2017.05.19 유학을 준비하는 영문학과생을 위한 조금 이상한 Q&A - 3
  23. 2017.05.19 유학을 준비하는 영문학과생을 위한 조금 이상한 Q&A - 2
  24. 2017.05.19 유학을 준비하는 영문학과생을 위한 조금 이상한 Q&A - 1
  25. 2017.05.19 유학을 준비하는 영문학과생을 위한 조금 이상한 Q&A - 0
  26. 2017.05.14 공부로 탈조선 - 19 (쉬어가기) (2)
  27. 2017.05.11 공부로 탈조선 - 18 (국내 석사과정에 진학했을 경우)
  28. 2017.05.04 공부로 탈조선 - 17 (국내 석사과정에 진학했을 경우) (4)
  29. 2017.05.03 공부로 탈조선 - 16 (국내 석사과정에 진학했을 경우) (4)
  30. 2017.04.24 Voice from Palo Alto - 4

2019년 겨울 쿼터를 끝으로 나는 코스워크를 마쳤다. 이제 과정 중에 남은 일은 논문자격시험을 잘 치고, 프로스펙터스를 방어하는 일이다. 여태껏 성실히 공부를 해왔고 또 잘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 없이 넘기리라고 예상한다. 


앞으로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2020년 1-2월: 논문자격시험 4과목(냉전사, 과기사, 월남사, 소련사)

2020년 6월: 프로스펙터스 방어

2020년 7-12월: 한국에서 펠로우로 체류하며 필드워크?

2021년 1-9월: 러시아에서 연수 자격으로 체류하며 필드워크?

2022년 봄: 졸업 및 박사학위 취득


2년차를 마친 지금 공부로 탈조선 프로젝트를 위한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게시물에 공공연히 쓰는 것보다는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맞춤형 조언을 주는 편이 더 낫다는 소결에 도달했다. 일반적으로는 이미 할 수 있는 말을 전부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어를 잘 해야 하고, 미영식 학술 영어를 해야 하고, 박사 진학 및 취득에 필요하지 않은 일들은 최소화 해야 하고, 목적의식을 분명히 하고 등등(29회 참조). 


이번 여름엔 이미 모스크바에서 즐거운 체류를 마쳤고, 조만간 다시 러시아를 거쳐 엘에이로 복귀한다. 논문자격시험을 준비하는 한편, 프로스펙터스를 집필하면서 3대 500의 고지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아래의 주소로 언제든 주저말고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이메일: dhwoo1234[at]gmail[dot]com

facebook: Dong Hyun Woo

카톡: dhwoo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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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ㄴㄴ 2019.08.16 02:3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메일 보냈습니다

  2. 탈조선이라 2019.10.12 07: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려운거져 이과건 문과건 대학가서부터 최소의 기간으로 줄여도 5~6년은 걸리니까

아까 낮에 중국어 기말고사를 끝으로 UCLA에서 박사과정 1년차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여러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15주씩 두 번 돌아가는 학기제와는 다른, 10주씩 세 번 돌아가는 쿼터제를 처음으로 마쳤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학과 수업coursework이라는 게 사람을 쉽게 지치게도 하지만, 박사논문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업을 골라 들으면 그나마 유용하고 유익하겠다. 허나 나는 2, 3외국어 요건을 채우는 데 집중한 한 해를 보냈고, 이제 위에서 언급한 논문작성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업은 2년차 때 본격적으로 들으려고 한다. 좌우간 정리 안 되는 생각을 주제별로 써보겠다.


1. 연구는 탈조선

서울에서 석사과정 및 석사학위 소지자로 보낸 3+1년을 전부 합친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용하고 즐거운 9개월을 보냈다. 물론 서울에서 얻은 경험들과 인연이 여기서의 생활에 큰 활력과 도움이 되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일반적인 의미에서 연구를 진행하려면 탈조선 및 도미해야 한다. 


2. 탈조선엔 영어

영어가 진리의 언어는 아니지만, 세계어lingua franca이며 인류가 수행하는 거의 모든 분야의 작업언어working language임을 부정할 사람은 없겠다. 영어로 써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독자를 확보할 수 있으며, 자신 연구의 영향력을 더욱 늘릴 수 있다. 탈조선에 영어가 필수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3. 목표와 효율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시간을 낭비할 공산이 크다. 박사과정에서 어떤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세우느냐에 따라서 그에 맞게 효율적으로 시간을 써야 한다. 나의 경우, 1년차에 언어 요건을 전부 완료했다. 2년차에 논문자격시험을 위한 다른 수업 요건을 채우려고 한다. 동시에 이번 여름에 논문 1.5편에 해당하는 글을 쓰려고 한다. 물론 영어로.


4. 끊임없는 혁신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사'라는 필드를 조금만 벗어나면 주제와 방법론 측면에서 도무지 추격이 불가능한 정도의 경쟁이 진행되고 있다. 이를 모두 시야에 넣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허나 새로운 것에 대한 추격, 이를 자기 것으로 만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써놓고 나니 무슨 기업의 슬로건 같지만, 박사과정에 진학하기 전에 이를 분명히 해두어야 시간 낭비를 덜 한다.


5. 충분한 휴식과 강인한 체력

사람은 기계가 아니고, 기계가 될 수도 없다. 힘들 때는, 쉬고 싶을 때는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한 번 죽는 인생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운동도 열심히 할 필요가 있다. 기계가 될 수 없는 연구자가 경쟁에서 승리하는 지름길은 체력과 지구력의 배양 및 보존이다. 슬프게도 이 지적은, 나같은 범인凡人에게는 참이다.


6. 이미 늦었다

박사과정에서 유학생, 그것도 나처럼 30대 초반에 유학을 나온 이들은 이미 세계적인 경쟁에서 한참을 뒤쳐져 있음을 보았다. 나와 동갑내기 미국인이나 중국인들, 인도인들 가운데에는 벌써 박사, 포닥, 교수들도 있다. 이미 늦었다는 사실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니, 한시라도 빨리 탈조선 및 도미하는 게 중요하다.


7. 호전되는 남미북 관계

세 번째 쿼터는 역사적인 사건이 몇 개 있었다. 4.27 판문점 회담과 5.26 통일각 회담, 그리고 어제 기말고사 시험 준비를 포기하며 계속 봤던 6.12 싱가폴 회담까지. 한편으로 미국에 그 흔할 것 같은 '북한연구소'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무척 흥미로웠다.


8. 아름다운 사람들

한국에서처럼 여러 좋은 사람을 만나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지도교수님부터 학과의 친절한 선후배들, 같이 학문적 얘기를 나눌 수 있는 동학들, 외국어 수업에서 만났으나 내게 과분한 호의를 보여준 미국인/중국인 학부생들. 나와 같이, 또는 나보다 먼저 유학을 나와서 내게 커다란 도움을 준 분들도 잊을 수 없다.


9. 쏜살 같은 시간

첫 번째 쿼터가 끝나자마자 학교 대학원에서 제공하는 소정의 펠로십을 받아 동부에서 자료 수집을 4일간 진행했다. 아울러 박노자 선생님께서 불러 주셔서 프로젝트 건으로 오슬로를 다시 방문했고, 그곳에서 오랜 노르웨이인 친구(지금은 일본에서 교수)를 만났다. 하버드와 MIT 관련자들은 내게 여행의 고단함을 잊게 해주었으며, 돌아와서는 훌륭한 선배 K의 호의에 힘입어 샌디에이고를 다녀왔다. 두 번째 쿼터에는 동생이 휴가를 왔었고, 로마 워크샵 합격 통보를 받았으며, 쿼터 종료와 함께 한국에 다녀왔다. 세 번째 쿼터에는 다시 여름 펠로십을 받는 행운을 누리게 되었으며, 점차 무엇을 연구할지를 분명히 할 수 있었다. 시간이 정말 빨리 갔다. 앞으로 더 빨리 갈 것이다.


10. 오직 전진뿐

조선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고통 받는 여자와 소수자, 가난한 사람들을 직간접적으로 보면서, 이 세계에 대한 깊은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변화는 너무나 느리게 온다. 쌀국이 결코 낙원은 아니지만, 그래도 조선보다는 거의 모든 측면에서 우수하다. 그러한 비참 가운데,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직 전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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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충로 선생의 <베트남전쟁의 한국 사회사>(2015)를 읽고 있다. 어떤 책을 읽을 때 비판할 거리가 잔뜩 떠오르는 것은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지만, 사실 이런 책이 한 권이라도 더 필요한 시점에서 그런 비판을 쏟아내봤자 아무런 의미가 없다. 특히 이론의 쓰임새, "사회과학"의 외형을 띤 모델의 쓰임새에 대해서는 아무리 입이 닳도록 비판해봤자 그러한 행태가 바뀔 일도 없고, 차라리 내가 그런 이론이나 모델을 안 쓰고 좋은 책을 쓰는 게 더욱 빠르다. 좌우간 재미있게 읽고 있다.

조선일보 아카이브에서 60년대 후반~70년대 초반 몇몇 기사를 찾아 읽었다. 놀라울만치 영어학원/과외 광고가 많았다. 윤충로 선생의 책에도 월남으로 파견된 "기술자"들을 선발하는 데 있어서 영어는 "우선적인 기준"(224쪽)이었다. 이들의 취업 경로를 보아도 미군 또는 미군부대 관련인과의 관련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고, 영어를 어떻게든 할 줄 알았기에 월남으로 갈 수 있었던 것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전쟁터로 가야만 했던 이들의 선택이 애처로웠다. 옹호하고 싶지는 않지만, 책에 나오는 많은 군인들, 기술자들, 한남들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다가왔다. 이는 조선에서 어떻게든 살기 위해 아등바등 "프로젝트"를 하고, 과외를 하고, 나중에는 탈조선을 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영어를 했던 나의 모습을 통해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는 광경이었다.

아울러 점점 더 한국과 한남(일반화 할 수 없음을 잘 알지만)에 대해 전해 듣는 여자들의 악몽 같은 경험담들이 축적되면서, 정말이지 한국에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굳건해진다. 어떻게 여자들은 그런 곳에서 그런 더러운 손길과 눈길과 입질을 견뎌가며 사는 것일까? 과연 그곳은 바뀔 수가 있는 것일까? 성추행/갑질 문화가 너무나 심하다. 이 문화의 기원을 더듬더듬 짚어 나가다 보면 일제시기를 거쳐 조선사회로까지 이어지겠지. 이 더럽고 더러운 문화를 없애버리는 것이 과연 가능이나 할까?

그렇기 때문에 나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가난한 젊은이, 여자, 소수자는 무조건 영어 공부를 통해 탈조선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 도움을 청하는 모든 이에게 아낌 없이 동지적 손길을 내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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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생각보다 참담했다. 유학을 나와도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점점 더 확실해 진다. 이번 꼭지에서는 바로 그러한 참담함의 일면과 그에 대처하는 우리 문돌이들의 준비에 관해 적는다.


1. 참담함

오늘은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기친구들과 유럽에서 공부하는 친한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론적으로 그들이 처한 현실은 참담했는데, 문사철 가운데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기 때문이었다. 우선 모어가 아닌 외국어로 학문을 하기 때문에, 갑절의 노력을 기울인다 하더라도 우리에겐 외국어를 모어로 쓰는 화자들에게 도무지 상대가 안 된다. 더군다나 어찌어찌 하여 학위를 취득한다 하더라도 선진 서방세계에서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백인 연구자들에게도 정년이 보장되는 직위(tenured position)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 마당에 비백인 연구자에게 그런 자리가 돌아올 확률은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돈이 주어지는 4~5년 동안이 그나마 마음껏 선진 서방세계의 (제국주의를 통해 일궈 놓은) 연구 토대와 자원을 쓸 수 있는 기간이다. 이후에는 그 누구도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2. 준비

그렇다고 공부로 탈조선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나와서 조금이나마 '잘' 하기 위해서는, 서방 세계의 연구자들를 조금이나마 따라 잡으려면 준비가 필요하고, 그 준비는 가급적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 무엇이 있을까?

a. 영어: 영어의 중요성은 사람의 숨과 같다. 숨을 안 쉬면 어떻게 되는가?

b. 외국어: 다양한 외국어보다는 본인 연구에 정말 필요한 외국어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

c. 검색 능력: 검색하고 또 검색하라. 그렇게 해서 연구사 정리의 외연을 넓혀 나가는 수밖에 없다.

d. 방법론적 쇄신: 위의 c와도 연관이 되는 것이지만, 본인 필드의 최신 방법론과 철학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쇄신을 거듭하지 않으면, 남는 것은 상투어뿐이다.

e. 인간 관계: 문돌이들의 필드는 대개 좁게 마련이다. 인간 관계를 잘 다져 놓을 필요가 있다. 좀 더 정확히는 척을 질 필요가 없다. 본인 연구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할 테니 말이다.


3. 그래도

위의 길이 어렵다고 느껴질 경우, 가장 좋은 대안은 문돌이의 길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걷는 것이다. 포기라는 말의 어감이 좋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문돌이의 길은 노력에 비해 성과가 극히 미미하게 주어진다. 그러한 미래를 감내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전진하시라. 그렇지 않다면? 조금이라도 더 빠른 결정을 내려 이공계로 틀든지, 아니면 다른 방식의 탈조선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조선을 벗어나지 않으면, 도무지 할 수 있는 바가 적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조선에서도 진정으로 열심히 전진하는 연구자가 있다. 허나 이 글은 그런 특수한 사례의 연구자보다는, 공부로 탈조선을 꿈 꾸는 凡人, 즉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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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나아가고 있다.

주제를 좁히고 있다. 사회주의라는 대주제 안에서, 북한과 소련의 교류라는 중간적 주제를 설정했다. 북한은 소련으로부터 무엇을 배우려고 했던 것일까? 소련은 북한의 요구에 대해 어떻게 대응했을까? 그렇게 소련으로부터 배운 지식/기술technology은 북한의 통치governance와 외교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이 주제들에 내 글들이 국한될 필요는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대개는 이 주제들의 그물에 걸릴 것 같다.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결과물들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좁게 주제를 선정하고 파원을 넓혀 나갈 필요가 있다. 동시에 다양한 서사의 목록repertoire을 늘리기 위해 좋은 글을 많이 읽을 필요가 있다. 시간은 언제나 부족하다. 그러니 좋은 책 위주로 골라 읽을 필요가 있다.

다음주부터 개강인 새 쿼터에는 과학사, 중국어, 일본어, 자율 세미나를 수강한다. 지난 쿼터에도 열심히 했지만, 새 쿼터에는 조금 더 기운을 내도록 할 작정이다. 특히 나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딴짓을 줄여야 한다. 시간은 언제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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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필요 없다.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해외로 나와야 하고, 아직까지는 연구 기본여건(infrastructure)과 생활비(stipend)를 가장 많이, 풍부하게 지급하는 미국으로 나와야 한다.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의 전망이 거의 닫혀 버린 오늘날의 세계에서, 공부로 탈조선은 신분상승보다는 좋은 연구에 전적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이 역사적 무게추는 계속 흔들릴 텐데, 언젠가는 좋은 연구에서 다른 지향으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연구를 위해서는 탈조선이 필요하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영어, 영어를 잘 해야 한다. 정말 중요하다. 인문사회과학의 경우, 쓰기가 제일 중요하지만, 말하기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결국 표현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영어를 정말 잘 해야 한다.

그밖의 것들은 부차적이다. 영어 글쓰기와 말하기를 단련하고 또 단련해야 한다.

이는 영어가 모어가 아닌 사람들에게, 그리고 영어를 쉽게 익힐 수 없는 비서구나 비구영어권식민지 사람들에게, 우리들에게 적잖이 큰 짐으로 다가온다. 어쩔 수 없다. 영어를 잘 하든지, 아니면 불평등결합발전의 세계에서 영원한 밑바닥을 기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구가 인생의 전부일 수는 없다. 하지만 인생의 대부분을 연구에 바치지 못할 바에야, 또는 그런 각오가 없다면 애초에 공부로 탈조선은 형용모순이다. 다른 방식의 탈조선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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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국내의 한 공과대학에서 학부를 마치고, 하버드대학의 이학계 박사과정 입학을 받아 놓고, 군대에서 2년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전역하자마자 도미하신 한 선생님을 뵙고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그에게 국내에서 석사를 하지 않은 것이 굉장히 현명한 일이라고 말씀 드렸고, 그는 나에게 학부 시절/군복무 시절 겪었던 온갖 부조리와 구역질 나는 일들에 대해 들려주었다. 


인류 최고의 대학인 하버드대학 및 메사추세츠공과대학 박사과정(주로 이공학 계통)에 재학 중이신 한국인 선생님들로부터 여러 이야기를 듣는다. 결론은, 연구자가 조금이라도 더 역량을 펼치기 위해서는 신속히 탈주변부 해야한다는 것. 이곳 쌀국에는 (갑질도 없진 않지만) 풍성한 재정적 지원, 탄탄한 연구 기반, 훌륭한 연구자들의 연계망, 자유주의적 신제국주의의 환대가 넘쳐난다. 


다만 이러한 탈주변부의 노래는 나처럼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이들보다는 자녀를 위해 큰 돈을 아낌 없이 쓸 수 있는 전문직/관리직/중산층 이상의 계급에게 아주 유리하게 작동한다. 이는 글로벌 봉건제인 오늘날의 세계에서 부동의 법칙이다. 그렇기 때문에 반주변부의 가난한 청년들을 도우려는 (나같은 사람의) 의도는 '신자유주의적'이라는 매도를 피할 수가 없게 되는 것이다! 


해답은 뭘까? 해답은 없다. 미국/유럽(중심부)에서의 혁명을 바라느니, 광주 상무가 레알 마드리드를 7:0으로 이기는 걸 바라는 게 더 현실적이다. 다만 새로운 계층으로 거듭난 예의 선생님들이나 나 같은 사람들이 역사적 사회주의를 공부하고, 이를 중심부의 관리자/정책결정자들에게 보급해서 그들로 하여금 "인간의 얼굴을 한" 시장경제(그런 게 가능할까?)를 창출하게 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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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책 읽다가 수업 갔다가 지금껏 책 읽으면서 하나도 졸리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고 즐겁다. 정말 오길 잘했다. 한/미 대학원 생활-북한사 연구-비교. 지극히 주관적이니 감안하시고 보세요.


1. 재정: 미국에선 돈을 준다. 한국에선 돈을 낸다. 이는 어떤 생각들을 반영할 텐데, 전자는 "(아무리 문송해도) 학자는 키운다"이겠고, 후자는 "네 선택이니 네가 책임지려므나"겠다. 직업적 전망의 열악함을 들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건 전세계적 현상 아닌가.

2. 자료: 미국에선 그나마 맘껏 볼 수 있다. 한국에선 언제든 국가보안법 위반의 멍에를 지고 본다. 물론 자료는 여기보다 한국에 더 많이 소장되어 있다. 하지만 보기가 영 까다롭고 귀찮고 위험하다.

3. 수업: 책 많이 읽는다. 예전에 한 대학원 수업에서 한 학기에 걸쳐 읽은 분량을 여기서 일주일만에 읽었다. 영어가 진리의 언어는 아니다. 하지만 확실히 많이 읽는다. 지금도 읽고 있다.

4. 토론: 수업 내외로 토론을 많이 한다. 논의 수준이 항상 높다고만 할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고 발언권이 있어서 좋고 윽박지르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좋다. "정통" 해석은 종교기관이나 신학교에 있는 걸로 족하다.

5. 동학: 아무래도 북한사는 미국에서 비주류인 한국사보다 더 비주류인만큼 같은 공부를 하는 선생님을 찾기 어렵다. 허나 집중도 측면에서는 전미에서 우클라만한 데가 없다고 자부한다.

6. 이론: 방법론/접근/이론/시각 등 뭐라고 해도 좋다. 다양성과 참신성을 보장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많은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이론의 다양함이 자료의 빈약함을 대체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두뇌를 더 주름지게 할 수 있는 공간임에는 틀림없다.

7. 생활: 집 떠나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강추. 밥도 밥솥과 햇반이 다 해결해 주니 반찬만 조금 확보하면 된다. 나성 날씨는 허구헌 날 맑고 좋다. 사시일철 선크림이 필요한 게 유일한 단점이다. 아, 운전을 못하면 조금 힘들다. 특히 정착 초기에는 그렇고, 가구를 마련해야 하면 더욱 그렇다. 아시안이 많고 인종구성이 다양한 만큼 차별을 대놓고 느끼진 못했다. 일전의 테러처럼 총기 규제가 여전히 안 되는 측면이 있고 이는 분명 문제적이지만, 내가 뭘 어떻게 나서서 할 수도 없거니와 한국에서도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걸 생각하면그저 내 할 일에 집중해야겠다.

8. 추행: 한국 대학원에서의 추행과 갑질을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여기선 적어도 노력봉사 같은 건 없고, 학내 권력자가 자행하는 성범죄에 엄정하다. 물론 여기도 학생-교수 간 갈등이 샷건 난사로 이어지는 일이 가끔 있다. 자살자도 더러 있다.

그밖에도 많은 얘기가 남아있지만 우선 마저 하던 독서를 계속 해야 한다. 오직 전진뿐.


fb에 2017년 10월 10일(미국시각)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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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3일 수요일은 아침에 홍대입구역 애플민트치과에 가서 치료를 마저 받고, 걸어서 서대문우체국에 들러 카카오뱅크 카드를 수령한 후에 다시 걸어서 신한은행 신촌점에 가서 미화 환전을 했다. 이후 유플렉스 앞 잠망경에서 기다리다가 고1과 고3때 같은 반 친구였던 L을 만나 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도무지 9월의 볕이라곤 생각하기 어려운 빛이 내리쬐는 낮이었다. 어떤 아줌마가 유인물을 건네 주었다. 받아 읽어 보았더니 큰 글씨로 "동성 결혼 합법 반대"라고 써져 있었다. 난 유인물을 그대로 건네 주었다. 그 아줌마는 멀어져 가는 내게 "예수 믿으셔야 합니다"라고 소리 쳤다. 이후 조선의 육개장이라는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하고 내가 샀다. 근처 스타벅스에 가서 마셨고, 2호선을 타고 이동했다. 그는 신도림에서 내렸고, 나는 사당에서 내려 조금 기다리다가 학교 선배들을 만났다. 곧이어 존경하는 P형님이 오셔서 우리는 막걸리집으로 이동했다. 형님이 내게 자료를 주셨다. 이후 우리는 이래저래 마시다가 파했다. 형님과 나는 4호선을 타고 북상했다. 형은 이수역에서 7호선으로 갈아 타셨고, 나는 서울역에서 내려 9-1번 출구로 나가 7016을 탔다. 하림각에서 내려 상명대 쪽으로 서서히 걸었다. 소대에 도착하니 동생이 친구로 보이는 한 학생과 편의점에 다녀오는 것이 아닌가. 인사를 나눈 후에 과 후배인 K와 전화 통화를 했다. 동생과 잠시 걸었고, 110을 타고 동신병원 앞에서 내려 걸어왔다. 

 9월 14일 목요일은 피곤해서 9시 넘어서 일어났다. 소포를 부칠 상자를 점검했고,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편의점에 가서 과자를 사먹었다. 편의점 가는 길에 어떤 할머니가 유인물을 건네 줬다. 안 받고 조용히 지나쳤다. 멀어져 가는 내게 그녀는 "예수 믿고 구원 받으세요"라고 소리 쳤다. 이후 준비하여 이동해 홍대입구역에서 10년지기 K를 만나 홍대돈부리 홍대본점으로 이동했다. 식사를 샀다. 이후 커피와 사람들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역에서 그와 헤어졌다. 바로 치과로 이동하여 치료를 마무리 짓고 그 길로 7612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시간을 맞춰 요양병원으로 걸어 갔다. 곧 동생이 도착했고, 우리는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고 사진을 찍었다. 할머니는 벌써부터 울기 시작하셨다. 우는 할머니를 조금 달래 드리고 나왔다. 동생은 할머니의 감수성이 풍부하시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우리는 감수성이라고 불릴 만한 감정을 그다지 많이 가지고 있지 않다. 이 조선땅이 우리를 이렇게 만든 것이다. 집으로 걸어갔다. 곧이어 부모님과 함께 차를 타고 예전에 살던 남가좌2동의 한 갈비집으로 이동하여 식사를 했다. 부모님은 먼저 가시고, 우리는 걸어가면서 만물상과 약국에 들렀다가 베스킨라빈스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이니스프리에 들려 필요한 화장품을 조금 산 뒤 귀가했다. 이후 다시 산책을 나갔다. 조선족 아주머니께서 하시는 왕돈가스 왕냉면집을 지나쳐 죽 내려 가서 가재동상을 끼고 다리를 건넜다. 고개 위로 올라가서 과거 아파트가 있던 공원길을 지나 연희1동으로 굽이굽이 내려갔다. 콜드 레시피 앞까지 가서 우회전하여 성산회관쪽으로 나와 우리가 서대문구 처음 이사왔을 때의 집 쪽을 지나 사천교를 건넜다. 버거킹이 보이는 삼거리에서 우회전하여 계속 길을 따라 걸었고, 중간에 어떤 냄저(냄새나는 개저씨)가 아파트 경비원께 쌍욕을 하는 걸 들으면서 역시 이 조선땅의 기백은 변하지 않겠구나, 를 절감했다. 이후 현대아파트 뒤쪽으로 하여 걸었고, 동생과의 당분간 마지막 동네 산책을 마쳤다. 

 이제 내일 아침에는 우체국 박스 5호짜리 4개를 아버지 차에 싣고 우체국으로 가서 부쳐야 한다. 캘리포니아까지 이 박스들이 무사히 오길 바란다. 이후에는 연신내로 이동하여 휴대폰을 정지할 계획이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동생과 함께 병원에 가서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오후 4시 반 경에 아버지 차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할 것이다. 체크인을 하고 가족에게 작별을 고한 뒤 검색대를 지나 게이트로 가겠지. 선배이자 친구인 K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정말로 내 인생의 다음 장이 펼쳐지는 것이다.

 사람의 인생은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고들 한다. 나는 이러한 묘사 자체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실상 사람의 인생은, 자본가나 대부호를 제외하면, 대개 거기서 거기이다. 개미가 무리를 지어 살며 여왕을 모시듯, 우리도 무리를 지어 살며 아옹다옹하기도 하고 서로 돕기도 하는 것이다. 나는 헬조선의 한 가난한 가정에 태어나 10대와 20대를 무기력하게 보냈다. 물론 공부가 적성에 맞아 잘 할 수 있었기에 탈조선을 하는 데는 성공했다. 허나 아주 기쁘지만은 않다. 오히려 서방선진세계에 태어났더라면 굳이 느끼지 않아도 됐을 감정을 느낀다는 점에서 안타깝기까지 하다. 이제 그곳에서는 그곳 나름의 문제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총 안 맞도록 조심하는 한편, 미국에서 한국학도로서 할 수 있는 바를 해야겠다. 다만 40대에 접어 들어 나의 30대를 회고할 때, 후회가 든다거나 무기력하게 보냈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계획을 잘 세우는 한편, 하루하루를 알차고 소중하게 보내야겠다고도 생각한다. 젊음이 너무나 짧다. 세상 사람들은 전쟁과 기아, 병마에 시달리고 있는데, 반주변부 역사학도는 이러한 세상을 바꾸기엔 턱없이 역부족이다. 그러기에 당이 필요하다. 무리를 지어야 한다. 연대해야 한다. 내가 무엇을 공부해야 할지 점점 감을 잡아가고 있다. 이제 비행기 이륙까지 20시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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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게도 우리 집 식구들은 온통 미국열에 들떠 있는 것이다. 인제 겨우 열한 살짜리 지현이년만 해도, 동무들끼리 놀다가 걸핏하면 한다는 소리가, “난 커서 미국 유학 간다누”다. 그게 제일 큰 자랑인 모양이다. 중학교 이학년생인 지철이는 다른 학과야 어찌 되었건 벌써부터 영어 공부만 위주하고 있다. 지난 학기 성적표에는 육십 점짜리가 여러 개 있어서 대장이 뭐라고 했더니 “응, 건 다 괜찮아. 아 영얼봐요. 영얼요!” 하고 구십팔 점의 영어 과목을 가리키며 으스대는 것이었다. 영어 하나만 있으면 다른 학과 따위는 낙제만 면해도 된다는 것이 그놈의 지론이다 영어만 능숙하고 보면 언제든 미국 유학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 오 남매 중에서 맨 가운데에 태어난 지웅이 또한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일학년인 그 녀석은 어느새 미국 유학 수속의 절차며 내용을 뚜르르 꿰고 있다. 미국 유학에 관한 기사나 서적은 모조리 구해가지고 암송하다시피 하는 것이다. 


손창섭, <미해결의 장-군소리의 의미>, <<현대문학>>, 1955.6. 

장세진, <<상상된 아메리카>>, 푸른역사, 2012,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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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에서는 "최대한 적은 짐"을 지향하며 출국 전 짐 목록(packing list)을 제시한다. 이 목록은 결코 보편적이라고 할 수 없는데, 나처럼 대도시(Los Angeles)로 가면서 짐을 많이 가져가지 않아도 별 상관 없는 유학생을 위한 목록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 이 목록의 작성을 위해 fb에서 댓글을 달아 주고 개인 메시지로 연락을 준 모든 동학들, 동지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답변들을 종합해 보면, 소품 구입에 관해 크게 두 경향으로 대별 되는데, 하나는 국내에서 사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현지에서 조달하라는 것이었다. 짐이 많은 건 싫으므로 미국 현지에서 사는 것으로 한다. (국내에서 구입하라는 분들을 결코 무시하는 게 아님을 밝힌다)

*** 이밖에도 이불, 옷, 제본 책 등 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꿀 조언을 준 이들에게도 고맙다. 나는 쉽게 아프지도 않고 기관지도 강하기 때문에 우선은 가본다. 가서 권토중래.

**** 학교 기숙사에서 제공하는 것들과 기본 정보


1. 한국에서


수건 - 미국 수건은 크다. 한국에서 작은 수건을 몇 장 챙겨 간다.

손톱깎이, 면봉(다이소), 치실 등 소품들 약간

돼지코 약간

펜과 공책 등 문구 약간

안닦수

제올라에스 - 벌레들은 전부 숙청 대상이다.

옷걸이

세면도구 - 근대적 위생은 중요하다.


2. 미국에서


수건 

여과물병(Brita) - 월마트에서 싸게.

멀티탭 - 110v용 아이폰 충전기를 구입하면 된다.

스탠드 - LED니 삼파장이니 출국 전에 공부를 좀 해야겠다.

향초 - 초를 키다가 기숙사 불 내면 추방을 각오해야 한다.

밥솥 - 블랙엔데커를 노려본다.

커피 - 이탈리아에서 산 기구를 챙기고, 가서는 캡슐 커피 기계도 산다.

프린터와 레터지 - 레이저젯 또는 복합기 싼 거.

진공청소기


To be added ... I sincerely welcome your wisd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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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슈에 살고있는 팬 2017.09.07 06: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스테인리스 수저 추천드려요>< 미국에서 사는 한국제품이 아닌 전기밥솥들은 밥이 맛이 없다고 해서 전 작은 전기밥솥 캐리어에 넣어서 미국 가져왔답니다. 화이팅!

 출국 11일 전이다. 어느새 성큼 미국으로 가는 날이 다가 왔다. 비자며 안전한 출국 및 입국에 필요한 것들을 처리해야 하는데 하기 귀찮은 것이 사실이다. 

 이 블로그에서 누군가는 정보를 얻고, 누군가는 희망을, 때론 절망을 얻고 간 듯 하다. 처음 밝혔던 것처럼, 이 칼럼의 대상자는 "공부로 한국을 벗어나고 싶은 이들"이었고 지금도 그 심경은 변화가 없다. 결코 없다! 한국을 좋은 사회로 만드는 것만큼이나 한국을 벗어나 사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물며 가진 게 공부밖에 없는 가난한 한국 젊은이들에겐 그만한 방법이 도무지 없는 것이다.

 허나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세상은 계급적이고 세습적이다. 즉 부모의 재력이 클수록 편하게 살고, 탈조선도 잘 할 수 있다. 이는 실로 그러하다. 또는 부모가 전문직일수록, 자녀에게 물려줄 것이 많을수록, 잃을 것이 많을수록 그러하다. 나는 그들의 탈조선에 관해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는다. 오직 가난하고 억압 받는 이들이 스스로 일어날 때 해방의 빛은 아주 조금씩 우리에게 찾아올 뿐이라는 사실을 전하는 것이다.

 친한 이는 이 블로그의 글들이 "신자유주의"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라면서 대체 이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말이기에 고맙다. 하지만 나는 누군가를, 그중에서도 돈 없고 소위 뒤를 봐주는 이가 없는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의 탈조선을 돕고 싶다. 내가 돈이라도 많으면 그들 손에 쥐어 주겠는데, 줄 수 있는 게 이 칼럼밖에 없다. 나의 경험을 따라하라는 것도 아니요, 단지 참고만 하라는 것이다.

 가난한 이들은 어느 사회에서나 가난한 밑바탕을 구성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난한 이들은 언제나 힘들다. 나도 가난했기에 힘들었고, 지금도 가난하기에 힘들다. 이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려면 오직 탈조선뿐이요, 나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인 공부로 탈조선을 연재했던 것이다.

 앞으로도 라라랜드에서 이 칼럼을 연재할 생각이다. 공부하느라 정신이 많이 없겠지만, 또 여기서 30년을 그렇게 살았는데 그곳에서의 삶이 힘들어 봤자 얼마나 힘들 것인가? 그저 나아갈 뿐이다.

 공부로 탈조선을 꿈꾸시는 모든 분들께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오직 영어 뿐이고, 오직 전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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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와이히오 2019.07.31 01: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작년 유학 준비 할 때부터 이 블로그를 읽으며 정보도 많이 얻고 위안도 얻고 걱정과 스트레스(?)도 얻고 했는데, 어느 새 저도 출국일을 눈 앞에 두고 있네요. 좋은 글 많이 올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한국에서 쓰는 마지막 댓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열심히 공부하면서 가끔 또 들를게요! 건승하시길!

8월 18일 오후 7시 35분에 fb에 올렸다.


[간담회 보고] 

'한국사로 미국 박사 유학가기' 간담회를 성황리에 잘 마쳤습니다. 학부 재학생부터 석사 분들까지 크게는 문과, 세부적으로는 다양한 전공의 선생님들께서 참석해 주셨고, 유학과 역사 공부에 대한 유익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성원과 참여에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어두운(?) 시대에 맞서 함께 잘 견디고 버티는 데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가 되길 바랍니다! 전진!


8월 19일 오후 2시 13분에 fb에 올렸다.


[어제 간담회 현문현답 베스트] 

학부생: "저 ... 국내 인문학 대학원 가려고 하는데요." 

석사: "취직해." 


학부생: "인문학 박사과정 가려고 하는데요." 

석사: "공학으로 바꾸기에 늦지 않았습니다." 


학부생: "저 ... 석사만 하고 연구원 하는 건 괜찮나요?" 

석사 연구원: "아니요. 전망은 어둡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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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8월 18일, 서울대 사회대 339호에서 개최된 간담회는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오후 4시에 즈음하여 참석자들이 배석해 있었고, 5시가 되기 전에 모든 참석자들이 강의실에 들어왔다. 사전에 통보한대로 1시간 가량을 미국박사 유학의 일정과 핵심, 실태와 그 이후에 관해 강연했다. 이후 2시간 가량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졌다. 아래에선 질의응답과 토론 시간에 나온 질문을 생각나는대로 정리한 것이다. (어제 질문을 적어두려다가 미처 그러지 못했고 두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다) 초반에는 내가 주로 대답했으나, 나중에는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하고 질문을 주고 받았다. 

 간담회에는 나까지 모두 10명이 참석했고, 모두의 학력은 학부 재학생부터 석사 졸업생까지 다양했으며 크게는 '문과'와 '인문학'에 포함되는 공부를 했고,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이었다.



1. 석사 전공이 진학 희망하는 박사 전공과 다를 때 입시에 성공한 경우를 주변에서 보았는가? 또 그런 일은 가능할 것인가?[각주:1]

답: 주변에서 거의 보지 못했다. 불가능하진 않겠다. 허나 학업계획서를 비롯해 본인의 연구 서사를 어떻게 작성할지 고민을 많이 해야겠다. 미국 교수가 '왜 석사에선 그걸 했는데, 박사에선 이걸 하려고 하나'라고 물어보지 않겠나.


2. 미국 외에 영국[유럽]이나 러시아에서 석사를 하고 미국박사에 도전하는 것은 어떠한가?

답: 여력이 된다면 추천한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대다수가 그럴 [경제적] 여력이 안 된다는 것을 알지 않는가.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러시아 석사를 하고 관련 전공으로 박사를 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러시아 석사가 주는 장점이 거의 없음을 깨달았다. 영국은 영어를 쓴다는 점에서 러시아보다는 낫겠으나 도긴개긴 아니겠는가.


3. 국내 석사진학을 생각 중인데, 학교는 어디가 그나마 좋을지?

답: 우리는 그 답을 당연히 알고 있다. 고개를 들어 그곳을 보라.


4. 국내 석사진학과 동시에 유학 준비를 시작하는 것은 어떠한가?

답: 무척 힘이 들 것이다. 우선 영어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는 곳이 잘 없다. 동시에 국내 석사과정coursework도 수행해야 하지 않겠는가? 양자는 다른 언어와 다른 생각의 결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이기에 동시에 수행하기가 어렵다.


5. 국내 석사과정이다. 석사학위논문을 작성해야 하는가, 아니면 유학 준비를 우선시해야 하는가?

답: 결국 본인의 지향이 중요하다. 유학을 꼭 가야겠다면 당연히 유학 준비를 우선시해야 하겠다. 유학을 언제든 갈 텐데 석사학위논문에 집중하겠다는 분들은 그렇게 하시라. 


6. 미국 석사과정은 어떠한가?

답: 경제적으로 뒷받침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행여 운 좋게 펀딩이나 펠로십이라도 받지 않는 이상, 해당 미국 대학의 발전에 조그마한 기여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미국박사를 지향할 때, 한국에서의 석사과정보다 많은 자원(물적/정신적/인적 등)을 얻을 가능성이 높고 또 그를 적절히 사용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7. 간담회를 듣고, 미국박사도 생각만큼 쉬운 길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무엇을 해야 할까?

답: 국내에서 취직은 개미지옥임이 주지의 사실이다. 시대정신은 공학이다.


8. 입시에 필요한 영어, 그리고 학술적인 영어 글쓰기를 위해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가?

답: 결국 노출의 접면을 최대한 늘리고 영어 사용을 최대화해야 되지 않겠는가? 바로 그러한 작업이 국내에서 하기 힘든 것이다.


9. 학업계획서Statement of Purpose에 외국어 실력을 솔직히 써야 하는가?

답: 본인이 수월하지 않은 지점을 굳이 쓸 필요가 있을까? 또한 연구에 필요한 언어라 하더라도 입시 차원에서 다양한 외국어 구사가 그렇게 많은 고려를 받진 않는 듯 하다.


10. 한국에서 학사학위만 취득하고 바로 미국박사로 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답: '한국사' 또는 '역사'로 그렇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만 알겠다. 좌우지간 파이팅하시고 전진하시길 바란다.

  1.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전공이 다른 경우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지 않나요?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공을 바꾸지 않는 것은 국내 분위기 때문인 측면이 클듯 합니다. 본인 스스로 전공 바꾸는걸 이상하게 여기고, 또 용기를 내 전공을 바꿔보려는 사람들도 나중에 국내에 돌아왔을때 불이익을 받지않을까 두려워 못 바꾸기도 하고요. ... 전공 바꾸는 게 어드미션 받는 데서 특히 불이익이 있다기보단, 유학 뒤 국내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기피되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 경험의 차이라고 해도 좋을듯해요^^ 문제는 우리나라 환경에선, 전공 바꾸는 것을 고민할 정도면 나름의 문제의식이 꽤 진지하고 깊다고도 할 수 있을듯 해요. 전공 차이가 아주 동떨어진 정도가 아니라면, 자신의 문제의식을 잘 설명하기만 하면 어드미션에서 특별한 불이익 걱정을 할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물론 그렇다 해도 국내에서 그게 문제가 될수도 있음은 (불행히도) 고려해야겠죠.." fb에서 K선생님 의견_170819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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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담회를 생각 중이다. 큰 주제는 '한국사(북한사)로 미국 박사유학 가기'이고, 유학에 핵심적인 것들을 경험과 전언, 관찰에 의거해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유학 간 이후의 생활에 관해서도 논의할 것이다. 아울러 먼 미래의 일이겠지만, 유학의 중기적 목표인 박사학위 취득까지의 과정과 취득, 그 이후에 관해서도 힘 닿는대로 이야기 하고자 한다.

 이 간담회는 유학을 반드시! 꼭! 가야 한다라기 보다는, 유학은 왜 가야 하는 것이며, 가서 어떤 조건에 놓이게 되고 또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해 알고 싶은 분들에게 유익할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미박 유학은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또 마냥 유학을 간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 모든 고민을 단지 나눈다고 해서 풀리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논의를 통해 유학에 관한 믿을 만한 정보를 얻고, 편견을 조금이나마 바로잡자는 게 이번 간담회의 취지이다.

 더하여 나는 전공(북한사)의 특성상, 소비에트사 전공으로 유학을 가신 분들 다수와 친교를 맺고 있고 또 많은 사정을 들어서 알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간담회에서는 부차적으로 소비에트사 전공으로 미국 박사과정 유학을 가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볼 수 있겠다. 

 일시는 다가오는 8월 17일(목) 또는 18일(금)이 되겠고, 장소는 아직 정하지 않았으나 서울대, 연세대 또는 서대문구 사회적경제마을센터의 강의실로 생각 중이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메시지, 댓글 또는 dhwoo1234@naver.com으로 간단한 자기 소개와 간담회에 바라는 점을 적어 보내주십시오.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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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컨택

 사전 컨택의 경우 안 했다고 해서 떨어지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만약에 시도해서 긍정적인 답변을 얻으면 대박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저는 지원 한 두달 전에 하시는 것을 강추합니다컨택 메일에는 보통 간단하게 왜 그 교수님의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나는 어떤 연구를 해왔는지를 적은 후 CV를 첨부합니다. 만약 추천서를 써주신 교수님과 관심 교수님이 서로 아는 사이라면 그것도 컨택 메일에 언지시 언급하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교수님들이 너무 바쁘시기도 하고 그런 컨택메일은 입시철만 되면 하루에 열 통 이상씩 오기 때문에 대부분은 답장이 오지 않거나 형식적인 응원 답장이 옵니다. 하지만 개중에는 긍정적으로 답변이 오기도 하고 심지어는 SOP에 자기와 컨택 했다는 사실을 적으라고 하는 교수님들도 몇 분 계셨습니다. 이 경우 해당 교수님들이 SOPCV를 심사과정에서 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그만큼 합격확률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9. 원서접수&기다림의 시간

 자연과학 분야에서 대부분의 학교가 입시 데드라인이 12월초-중순에 몰려있습니다. 대부분 8-9월 사이에 원서 접수 사이트를 오픈하는데요, 각 사이트에서 계정을 생성하고 업로드하라는 서류를 업로드하고 빈 칸을 채우고 추천서 입력 링크를 교수님들께 보내드리는 등 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또한 각 학교들마다 요구하는 서류, 우편 배송 서류 유무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엑셀 파일에 각 학교별 데드라인, ID/PW, 입력 해야 하는 사항, 추천서 제출 여부 등을 정리하여 관리하시는 것이 멘탈 챙기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각 학교마다 원서 접수비가 있는데 이게 평균적으로 각 100불정도 하고 토플과 GRE 리포팅 비용이 또 추가 되기 때문에 본인의 지갑사정에 따라서 지원할 학교의 개수를 고려해야 합니다.

 데드라인이 지나고 나면 기다림의 시간이 있습니다. 이 기간 동안에는 매일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메일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생기게 됩니다. 주변에서는 하나 둘 씩 합격 소식이 들려오고 아주 피말리는데요… 별로 도움드릴 말은 없고… 멘탈 관리를 잘 하시기 바랍니다. 어차피 이 기간 동안 걱정해봤자 달라지는 건 1도 없으니까요!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고요.

 

10. 인터뷰 (방문 & 스카이프)

 화학과의 경우 대부분의 학교가 인터뷰 없이 서류만으로(!) 학생을 선발합니다. 저 같은 경우 퍼듀를 제외하고는 인터뷰가 없었습니다. 퍼듀 화학과는 교수님 한 분과 스카이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스카이프 인터뷰는 보통 교수님이 지원자가 했던 연구 혹은 개인적으로 궁금한 사항에 질문하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20-40 분 정도 이루어집니다. 끝에 가서는 학교나 랩에 관해 궁금한 점을 질문하라고 하는데요, 미리 좀 깊이 있는 질문을 생각해 가시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인터뷰에서는 아무래도 연구 관련 질문이 많다 보니 자신이 한 연구를 짧고 이해하기 쉽게 영어로 설명할 수 있게 미리 연습을 해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 Caltechmedical engineering 프로그램의 경우 방문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이 경우 항공료 등 경비는 후지급 형식으로 지급이 되기 때문에 경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습니다. 보통 방문 인터뷰는 34일 정도의 일정으로 하루 정도만 인터뷰에 시간을 쓰고 나머지는 캠퍼스 투어, 주변 관광지 투어, 비어 파티 등 노는 스케줄로 이루어져 있어 크게 부담을 가지지 않으셔도 됩니다.

 

11. 글을 마치며

 처음에 글을 적을 때는 정말 책으로 낼 만큼 자세하게 제 경험을 적고 싶었으나… 입대 전까지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아… 뭔가 용두사미식으로 글을 쓰게 된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시게 될 분들께 한 가지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유학을 준비하면서 이런 저런 의견들이 다 다르게 때문에 이 글만 보고 준비하지 마시고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본인의 길을 찾아가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앞서 말씀 드렸듯이 유학을 처음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결과가 나올 때 까지는 생각보다 훨씬 정신적인 압박이 심합니다. 저 같은 경우 주변 친구들은 다들 졸업하고 국내 대학원이나 의대로 진학을 한 상태에서 어정쩡한 미필 연구원 신분으로 유학을 준비했기에 더 그런 점이 심하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그 기간 동안 더욱더 멘탈을 챙기시고…! 꼼꼼히 준비하시면 원하는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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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펭귄선생님 2017.07.15 17:4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도연아~^^ 네가 쓴 글 꼼꼼이 잘 보았다.
    책으로 내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훌륭한 경험담이네. 군대에서 몸 건강히 잘 지내고, 나중에 한번 보자~

  2. DK 2017.07.16 07:0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헉 선생님 잘 지내고 계시죠? 제가 자대 배치 받고 연락 드리도록 할게요 ㅎㅎ 감사합니다!

5. SOP/CV

 SOP의 경우, 보통 1000자 내외본인의 연구 경험앞으로 하고 싶은 연구 분야 (및 들어가고 싶은 랩), 그리고 이 학교를 지원하려는 이유를 씁니다. 저 같은 경우, 연구 경험을 쓸 때 너무 자세한 이야기보다 간략하게 어떤 연구를 했고, 이 연구를 통해서 어떤 저널에 논문이 나갔고 그 과정에서 무엇을 주도적으로 수행했고 배웠다 정도로 서술했습니다. 그리고 이건 사람들마다 다른데, 저는 SOP에 각 학교마다 가고 싶은 랩 교수님들 성함을 세 분씩 적었습니다. 뭐,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워서 그림을 준비했는데요, 저는 아래 그림과 같은 구조로 SOP를 작성하였습니다.

 SOP최소 2달 동안은 작성을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3주 정도 걸려 초안을 쓰고 그 후에는 계속 같은 랩 대학원생 형, 지도 교수님께 내용 첨삭을 받았고, 영어 첨삭의 경우, 고등교육재단에서 받았습니다.

 CV는 영어로 된 이력서 입니다. 출신학교, 학점, 다녔던 랩 목록, 논문&학회 실적, 그리고 teaching experience까지 본인을 마음껏 드러내며 2-4장 정도로 작성하는 편입니다. CV의 경우 인터넷에 대학원 입시 용 포맷이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6. 추천서

 몇몇 사람들은 위에서 제가 설명했던 그 어떤 요소들보다도 추천서가 대학원 입시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을 하고 저 또한 일정 부분 동의하는 바입니다. 보통은 연구를 같이 진행했던 교수님, 학부 지도교수님, 수업을 들었던 교수님들에게 추천서를 받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수업을 들었던 교수님에게 추천서를 받는 것은 비추천입니다. 아무리 그 수업에서 1등을 했다 하더라도 교수님이 본인을 개인적으로 기억하기가 쉽지 않을 뿐더러 단순히 수업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는 사실로 좋은 추천서를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보통은 연구를 같이 진행했던 교수님 혹은 본인을 오랜 기간 동안 봐온 지도교수님들이 좋은 추천서를 써주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여기서 좋은 추천서란 추천인에 대한 뜬구름 잡는 좋은 말만 늘어져 있는 추천서가 아니라 개인적인 일화까지 덧붙여져서 추천서를 보는 사람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정성스러운 추천서를 말합니다. 아무래도 지원자를 오랜 기간 봐온 분들께서 그러한 추천서를 써주실 수 있겠죠. 추가로 회사에서 연구 관련 인턴을 했다면 그 회사의 상사분께 추천서를 받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7. 지원학교 선택

 지원자들마다 선택의 기준이 다른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화학과 이외의 과들을 지원할 때에는 관심 있는 교수님들이 있는 학교를 선택하였고, 화학과의 경우, 거의 대부분의 학교에 관심 분야를 연구하시는 교수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US news 랭킹을 위주로 지원 학교를 선택하였습니다. US News에서 Top 20까지 목록을 각각 뽑은 후, 학과 홈페이지에서 저와 연구 분야가 맞는 교수가 3명 이상 있는 학교를 뽑은 후, 학교가 위치한 곳과 생활비, 주변 사람들의 추천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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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영어 시험 (GRE general, GRE subject, TOEFL)


3-1-1. GRE general

 3학년 말부터 GRE 단어책을 선배로부터 얻어와 혼자 공부를 하려고 시도해 보았으나 의지박약으로 실패했고, 이듬해 1월부터 두 달 동안 해커스(강남) GRE 주말 실전 종합반을 수강하였습니다. 제가 연구실에 다녔던 관계로 평일에는 대전에 있고 금요일 저녁에 서울 집으로 올라간 후 토, 일 동안 학원을 다니는 스케줄이 반복되었습니다

 Verbal은 이훈종 선생님 강의를 들었고 writing은 앤 임 선생님 강의를 들었습니다. GREG자도 모르는 저였지만 종합반 진도를 따라가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Verbal의 경우 선생님과 문제를 하나씩 보며 해설을 듣는 형식의 강의였습니다. 숙제(단어 암기 포함)가 무지막지하게 나오는데 그걸 다 하고 스터디도 꼬박꼬박 참여하면 유학갈 때 전혀 문제없는 점수가 다들 나왔던 것 같습니다

 Writing의 경우, 그냥 한 달만 다닐걸 이라는 후회가 들 정도의 수업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writing 시험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첨삭 같은 부분에서 많은 도움을 기대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저는 수업 때는 계속 1점대의 점수를 받아서 엄청 걱정하면서 시험을 쳤는데 정작 4점이 나왔… 

 마지막으로 quant는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기출문제 세트를 세 개 정도 풀어보고 시험을 쳤습니다. 문제 수준 자체는 쉬운데 용어 같은 것이 익숙하지 않아서 틀리는 경우가 있으니 기출 문제를 풀어보고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가 들었던 바로는 아시아 이공계 유학생들은 verbal, quant, writing이 각각 153, 165, 3 정도만 되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하네요. 제 점수는 155, 167, 4 였습니다.

 

3-1-2. GRE subject (chemistry)

 GRE chemistry의 경우 1년에 세 번 (4, 10, 11) 시험이 있으니 미리미리 신청을 하셔야 합니다. 보통 화학과 전공 필수 과목들에서 얕고 넓게 문제가 출제됩니다. 모두 객관식으로 출제가 되는데요, 알면 1-2분 내로 바로 바로 찍을 수 있지만 모르면 얄짤없이 넘어가야 하는 문제들이었습니다. 저는 4월에 시험을 쳤는데요, 한 달 정도 물리화학, 유기화학, 무기화학, 생화학, 분석화학 전공책을 눈으로 스캔한 후, ETS에서 제공하는 문제 세트와 (이건 공짜로 인터넷에 올라가 있습니다.) GRE chemistry advisor라는 문제집으로 공부했습니다. 보통 94퍼센트만 넘으면 다시 시험을 볼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저는 첫 시험에서 95퍼센트가 나와서 바로 끝낼 수 있었습니다.

 

3-1-3. TOEFL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1년에 한 번 정도 토플을 꾸준히 응시해서 집중적으로 어떻게 해야 점수를 올릴 수 있다! 이런 팁은 없습니다사실 토플은 인터넷에 공부법이 많이 올라와 있는 시험이기 때문에 특별한 조언이 굳이 또 필요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험 공부법 말고 유학에서의 토플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하는지 정도만 간략하게 언급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토플은 보통 100점 이상만 넘으면 더 이상 시험을 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이공계 기준). 여기서 100점을 언급하는 이유는 어쩌다가 가끔 토플 100을 커트라인으로 제시하는 학교들이 있기 때문입니다(시카고 화학과 라든지…). 또한 그 중에서 또 간간히 스피킹 점수에서 커트라인을 두는 학교들이 있기 때문에 23-24점 이상은 얻어두시는 것이 마음을 편하게 하는 길일 것 같네요.


4. 연구경험 

 최근 들어 유학준비를 하는 분들의 스펙이 점점 올라가는 추세에 있다 보니 연구 경험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실 연구 경험은 길면 길수록, 논문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긴 합니다만… 마냥 많은 연구실을 다니기 보다는 한 연구실에서 최소 6개월 정도 머무르는 것이 연구다운 연구를 할 수 있고 나중에 좋은 추천서를 받기에도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지원하려고 하는 분야와 동떨어진 연구를 하는 것 보다는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비슷한 분야를 연구하다가 지원하는 것이 더 좋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논문의 경우, 사실 학부생이 유학을 가면서 공저자로라도 참여한 논문이 있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죠. 하지만 그만큼 있다면 어드미션 커미티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논문인 것 같습니다. 저도 논문을 내기 위해서 부단히도 애를 썼는데요, 결국 1저자로 accept이 된 논문은 없는 채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래도 submit과 동시에 arXiv에 업로드를 하여 대학원의 교수님들이 제 논문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어서 유리하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 논문 외에도 공저자로 참여한 논문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주도적으로 연구를 진행했던 것이 아니다 보니 1저자로 arXiv에 올라와 있는 논문에 대한 질문만 하시더라고요. 이런 것을 보면 굳이 1저자로 accept이나 publish가 된 논문이 없어도 제출을 하거나 (이 경우 arXiv 등에 업로드를 하여 심사하는 교수님들이 본인의 논문을 찾아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회에서 발표를 한 정도로도 충분히 반짝반짝 어필이 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어드미션 커미티들이 보는 것은 논문의 양이 아니라 어떤 연구를 본인이 주도적으로 했는지를 보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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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학을 생각하게 된 이유

 제가 처음 유학을 결심하게 된 것은 거창한 이유때문은 아니었습니다. 1학년때 성적이 괜찮게 나왔고 주변 사람들이 그 정도면 유학을 가도 될 거 같은데?’ 라고들 말해 처음 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그 이후에는 유학에 대한 막연한 생각만을 가지고 학점관리와 연구 경험을 쌓는데 집중하였습니다

 그러다 3학년 여름방학 때 보스턴에서 연구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본격적인 유학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연구 시설, 대가들 밑에서 연구할 수 있는 기회 등도 좋았지만, 그냥 저는 미국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아 대학원을 계기로 미국에서 자리를 잡고 싶었습니다

 또한 한 가지 더 정말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 금전적인 문제였습니다. 한국에서 화학과 대학원에 갔을 때 받는 TA, RA 임금로는 집에서 지원을 받지 않고서 등록금과 기숙사비를 다 내면서 생활을 할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실제로 주변 대학원생들을 봐도 매우 빠듯하게 생활하거나 집에서 지원을 일정하게 받더라고요. 이에 반해 미국의 탑 대학원들은 학비 면제에 생활비 또한 어느 정도 저축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준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2. 전반적인 유학 타임라인

 4학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유학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영어 점수 같은 경우 GRE 1월과 2월에 해커스 주말반을 다녔고, 토플은 그 전부터 꾸준히 시험을 쳐와서 따로 학원을 다니지는 않고 원하는 점수가 나올 때까지 시험을 봤습니다2월에는 GRE general, 4월에는 GRE chemistry 시험을 치렀습니다. 7월에는 고등교육재단 장학금 시험 및 면접을 보았고 9월 쯤에는 교수님들께 정식으로 추천서를 부탁 드렸습니다. 10월부터 SOP CV를 작성하였고 그 후에는 컨택 메일을 보낸 후 어플라이를 했네요. 각 사항에 대해서는 뒤에서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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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로 탈조선' 칼럼에 귀중한 외부 필진 선생님을 또 한 분 모시게 되었습니다. 화학을 공부하시는 김도연 선생님이십니다. 한국에서 학사를 하셨고, 군복무를 마치게 될 2019년 가을학기부터 하버드 대학교에서 화학 박사과정을 시작하십니다. 화학과 물리학, 생명공학을 종횡무진하며 연구의 신기원을 개척하실 예비연구자의 흥미로운 탈조선 이야기, 정말 기대가 큽니다. 그러면 같이 읽어 볼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카이스트 화학과를 졸업한 김도연이라고 합니다. 저는 학부 졸업 후 동대학 물리학과와 바이오 스타트업에서 연구원으로 근무를 하며 유학 준비를 했고, 하버드 대학교 화학과 박사과정으로 진학할 예정(군입대로 인해 입학을 2년 미루었습니다…)입니다. 제가 유학을 준비하면서 항상 느꼈던 것이 바로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너무 부족하다!’ 였습니다. 물론 저는 주변에 유학을 먼저 간 선배들이 몇몇 있어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을 위해 동현 선생님의 부탁을 받아 부족한 필력으로나마 이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 이 글로 가장 많이 도움이 되실 분들은 학부만 마치고 (석사 X) 탑스쿨 유학을 준비하는 화학과, Biophysics, Medical Science 관련 과 분들이라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물론 전반적인 준비사항(영어 점수, SOP, 추천서 등)과 같은 부분은 다른 전공 분들께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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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보통 몇 개 학교나 지원하는 게 좋은가?

A: 잘 모르겠다. 나는 8개를 지원했는데 지원하고 나서 10개 이상, 거의 15개 정도로 하는 게 보통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한 번 지원했을 때 1승도 못 거두면 그 길로 1년을 더 해야 한다. 지원비용이 보통 한 학교당 50-100불 사이로 15, 20개씩 지원하기엔 부담스러운 비용인 건 사실이지만, 1년을 허송세월하는 거 보단 낫지 않나 싶다.

주립대 기준으로 영문학과에서 보통 한 해에 석박사 어드미션을 10자리 정도를 주는 것 같다. 지원과정 중에 내가 지원했던 한 학교와 얘기를 해봤었는데, 거기서는 중세/르네상스 2자리, 18/19세기 2자리, 20/21세기 2자리, creative writing 2자리, rhet/comp/linguistics 2자리 해서 총 10명을 뽑는다고 했다. 세부 전공 별로 고작 2명씩만 뽑는다고 생각하면 실력 여하를 떠나서 특정 학교에 붙는 일은 쉬운 게 아니다. 그래서 적게 지원하면 실력이 아무리 좋다 한들, 당락에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떨어질 수도 있다. 그러니 많이 지원해서 가뜩이나 낮은 지원 가능성을 높이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는?

A: 미리부터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 여름부터 하면 늦는다. 석사 재학 중 방학을 활용해 GRE 같은 걸 봐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영문학과는 영학과기도 하지만문학과기도 하다. 영문학과에 있는 많은 친구들이 전공공부에만 매진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유학을 갈 생각이라면 그 노력의 1/10만큼만이라도 영어공부에 들이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학교지원의 성과는 단순히 유학준비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가 보다도 평소에 석사과정 중에 얼마나 성실히 제대로 공부했는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유학준비 1년 바짝하는 거보다 평소 공부가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망..)

학교선정에는 fit도 중요하지만 fit이 전부가 아니기도 하다. 미신적인 나는 어떤 학교에 가게 되는 건 꽤나 운명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도 지원할 생각이 그닥 없던 학교를 아주 우연한 계기로 지원해서 다니게 됐다. 지원 준비를 하다 뭔가 느낌이 꽂히면 그 느낌을 부지런히 쫓아가는 것도, 비논리, 비이성적이지만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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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핼 2017.06.07 22:0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웃기고 유익한 인터뷰네요. 감사해요!

  2. 라거 2017.12.02 04:26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주 유용한 정보입니다. 고맙습니다. 건승을 빕니다.

  3. ㅇㄹㅇㄹ 2018.04.09 18:1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번 학기에 석사 마치고 박사 유학 준비해보려는 학생입니다.
    보통 석사는 인정 안해줘서 다시 석사로 간다는데 바로 박사로 가셨네요. 저도 바로 박사로 가고 싶은 마음이라 조금 좌절중이었는데 힘 얻고 갑니다.

  4. ㅇㄹㅇㄹ 2018.04.09 18: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혹시 먼저 가신 이분 께 제가 더 궁금한 거 여쭙는 방법이 있을까요?

  5. 2018.04.10 06: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6. 영문 2019.01.23 18: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ㅋㅋㅋ자세하고 재밌는 인터뷰 감사합니다! 영문학 박사 유학 관련 정보가 없어서 읽었는데 재밌네요

Q: 알겠다. 똑같은 말 그만 강조해라. 샘플 얘기는 충분히 한 것 같..

A: 아참, 내가 나중에 샘플을 다시 봤을 때 너무 쪽팔렸던 건, MLA포맷도 제대로 못 지켰다는 거다. 포맷도 제대로 못 지키는 글이 얼마나 허접해보였을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쪽팔려서 미쳐버리겠다. 가장 최신판으로 MLA handbook을 구하든, 아니면 인터넷에서 MLA 사이트를 들어가거나 Purdue OWL 같은 사이트를 참고해서 MLA 포맷을 제대로 숙지하고 글을 쓸 필요가 있다. SOP와 샘플 모두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Q: 알았으니까 너무 옆길로 새지 말자. SOP는 얼마나 걸려서 어떻게 썼나.

A: SOP 11월에 썼다. 샘플에 너무 열중하느라 SOP에 공을 많이 못 들인 것 같아 아쉽다. 나 같은 경우에는 구글링을 해서 UC버클리에서 샘플로 올린 역사학과 지원자의 SOP를 보고 참고를 했다. 어떤 식으로 쓰는지, 어떤 얘기들을 하는지, 어떤 단어들을 써서 어떤 뉘앙스를 만들어 내는지 등등을 참고 했다. 어쨌든 SOP는 지극히 사적인 것이기 때문에 조언을 주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좋은 SOP는 굉장히 구체적이다. 박사 지원자의 경우, 구체적인 세부전공이 있어야 한다. 그 구체적인 세부전공은 지원하는 학교의 특성이나 강점과 잘 맞아야 한다. 내가 중세영문학 전공인데 지원하는 학교가 중세영문학으로 유명하다, 뭐 이런 거. 이걸 fit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여튼 fit이 잘 맞는 게 중요하지만, 또 이게 전부는 아니다. 내가 지금 다니는 학교는 나와 fit이 완벽하게 맞는 학교는 아니다. 오히려 나와 fit이 정말 딱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학교들은 나를 떨어뜨렸다.

구체적인 세부전공 뿐만 아니라, 학석사 때 겪은 구체적인 경험들이 있어야 하고, 그 경험들을 통해 이뤄낸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 그런 것들이 부족하다고 느낄 경우에는 그 이유를 또 잘 설명해야 한다. 성과가 많을수록 좋겠지만, 가끔 타당한 근거제시를 통해 부족한 성과를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경우도 봤다.

SOP는 자소서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지금까지 해온 구체적인 경험들, 그로 인한 가시적인 성과들, 이를 통해 현재 나의 관심분야/세부전공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히고 그 연장선상에서의 앞으로의 목표를 밝히는 것, 그 목표와 내가 지원하는 학교가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그럴듯하게 근거를 제시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과거현재미래가 매끈한 하나의 내러티브로 만들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뭘 해왔고 그래서 지금 어디쯤에 있고 앞으로 무엇을 해서 어떻게 될 건지. 영문학과에서는 전통적인 성장소설을 비판적으로 보는 법을 배우지만 SOP는 어떤 면에서는 매우 전통적인 성장소설 내러티브이다. 물론 SOP를 반드시 시간순서대로 쓸 필요는 없다.

또한 SOP를 쓸 때무슨일들을 했는가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했는지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것들을해왔고앞으로도 하고 싶은지 그런 것들.

자잘한 조언을 하나 하자면, SOP에 대한 요구사항이 학교마다 조금씩 다르다. 이런 경우가 흔하진 않지만,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 같은 경우에는 학문적 경험과 개인적 경험이 잘 어우러진 한 편의 에세이를 원한다. 하지만 많은 학교들은 개인적인 얘기를 배제하고 학문적 경험과 성취에만 초점을 맞춘 SOP를 원한다. 학교마다 분량도 다르다. 어떤 학교는 더블스페이스로 2페이지 정도만 원하는데, 어떤 학교는 싱글스페이스로 3페이지를 원한다. 보통 10월 초에 어드미션 페이지가 열린다. 어드미션 페이지에 등록을 하고 지원 절차를 밟기 시작하면 그 학교가 어떤 종류의 SOP를 어떤 분량으로 원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 다시 강조하지만, 빠른 지원준비 시작이 중요하다. 12월이 돼서 부랴부랴 어드미션 페이지에 들어가서 봤는데 내가 늘 원하던 학교가 내가 미리 써놓은 SOP와 전혀 다른 스타일의 SOP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땐 늦는다.


Q: 이제 거의 다 뽑아 먹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학교선정은 어떻게 했는가.

A: 학교선정은 아주아주 어려운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미국 대학들에 대해 잘 알고 있지 않은 이상, 정말 이 많은 대학의 바다에서 도대체 어디를 골라서 가야하나를 고민해야 하는 건 꽤나 머리 아픈 일이다.

학교선정에 매우 복합적인 요소들이 동시에 작용한다는 걸 깨달은 건 이미 지원을 모두 마친 이후였다. 그러니까, 단순히학문적인 이유뿐만 아니라 현실적인 것들 또한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돈이 없으면 아무리 TAship을 받는다 하더라도 물가가 비싼 지역에 가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다. 또 싱글과 부부가 유학을 갈 때 선호하는 지역이 다를 것이고, 또 아이가 있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지역이 있을 수도 있고, 어떤 알러지 때문에 어떤 지역으로는 못 갈 수도 있고, 누구는 친척이 어떤 지역에 살기 때문에 그곳에 가면 생활비를 많이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도 있다. 여튼, 여러 가지를, 특히 경제적인 부분을 많이 고려해서 학교를 선정해야 한다.

경제적인 고려를 제외하면, 학교 선정에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부분은 역시 fit인 것 같다. 나의 세부전공과 잘 맞는 학교가 어디인지, 또 내가 앞으로 공부하고 싶은 전공이 잘 발전된 학교는 어디인지. 예를 들면, 석사 논문을 쓰다보면 많은 책과 논문을 참고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메인으로 참고하는 글들이 몇 개 있을 것이다. 그것들의 저자를 찾아, 그들이 있는 학교를 살펴보는 것도 학교를 선정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나는 Jean Rhys라는 작가를 석사논문에서 다뤘는데, Jean Rhys 학자로 유명한 Mary Emery Lou라는 학자가 아이오와 대학에 있다. 그러면 나는 아이오와 대학을 지원해볼까 고려를 해보게 되는, 뭐 이런 식으로 학교를 선정할 수 있겠다. 아이오와 대학을 결국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은 함정.

이 밖에도, 한국 영문학과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학교들이 있다. 그런 학교들을 한 번 찔러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고. 또 어떤 학교들은 미국 내 평판은 낮지 않은데 한국에서 그 학교 영문학과 박사를 하고 온 선례가 없다. 난 한국에 돌아와서 있고 싶은데 그 때마다 그런 학교도 있어요 하는 소리도 듣고 싶지 않고 그런 걸로 엉뚱한 손해를 보고 싶지도 않다 하면 그런 학교들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선정 학교의 범위를 좁힐 수도 있다. 실제로 나에게 waitlist를 준 학교는 몇몇 교수님들이 그 학교는 왜 지원한 거냐고 여쭤보셔서, 그 학교에서 지원의사를 물어봤을 때 크게 고려를 하지 않았다.

랭킹을 쭉 훑어보면서 마음에 드는 학교들을 랜덤으로 찍어서 홈페이지를 가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나는 홈페이지가 어떻게 생겼는가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홈페이지 하나 제대로 관리 못하는 학교가 유학생들까지 잘 관리해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홈페이지가 잘 관리되어있고 깔끔하고 자료도 찾기 쉽게 되어 있으면 장학금도 잘 주고 관리도 잘해주고 체계도 좀 있는 학과겠군 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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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알겠다. 그럼 토플로 넘어가보자. 토플은 얼마나 어떻게 준비했는가?

A: 토플은 7-8월 두 달 정도 공부했다. 난 토플 두 달, GRE 한 달을 공부했는데 이게 바보짓이었다. 세 달을 쓸 거면 GRE 두 달, 토플 한 달을 공부하는 게 현명하다. 영문학과생이라면 토플은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그냥 한 번 봐보는 걸 추천한다. 난 돈 아까워서 안 보고 있었는데 그것도 바보짓이었다. 먼저 시험이 어느 정도 난이도고 어떤 유형인지 파악하면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다.

일단 토플도 학원은 다니지 않았고 문제집은 해커스에서 나온 Actual Test라는 검은색 책을 파트별로 사서 풀었다. 시험은 역시 돈이 아까웠으므로 한 번만 봤고 스피킹 점수가 아쉬웠지만 다른 파트들에서 그럭저럭 점수가 나와서 그냥 다른 지원준비를 하기로 하고 넘어갔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영문학과생이라면 리딩에서 크게 어려움을 느끼진 않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니 리딩 공부는 대충 유형만 파악하고 시간 내에 푸는 것 정도만 연습하면 넘어가도 좋을 것 같다. 리스닝은, 나한테는 리딩 다음으로 쉬운 파트였다. 공부하는 게 지겨우면 그냥 평소에 유튜브 같은 데서 듣는 걸 연습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연습해야 할 부분은, 리스닝 지문이 굉장히 길기 때문에 정보들을 기록할 수 있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메모를 하면 듣기에 방해가 되므로 메모를 하지 않고 최대한 암기를 해서 풀었다. 그런데 메모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연습을 통해서 시험 전에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최적의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라이팅과 스피킹이 아마 가장 까다로운 파트일텐데, 라이팅은 생각보다 해볼 만할 수도 있다. 라이팅은 자기에게 편안한 Template을 하나 찾아서 그 양식에 맞게 내용만 변화를 주면서 빠른 시간 내에 글을 쓸 수 있는 훈련만 되어 있으면 된다. 영문학과생이니까 논리적으로 글쓰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1. 아카데믹 라이팅이 요구하는 포맷에 잘 맞게, 2. 무리수 없는 적절한 argument를 가지고, 3. 논리적으로 글을 진행하면서 예시나 근거로 논지를 잘 뒷받침하면 무리 없이 고득점을 할 수 있다. 게다가 GRE와는 다르게 예시나 근거로 구라를 쳐도 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매번 옥스퍼드대학의 한 연구에 따르면, 하버드대학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거짓 연구를 만든 다음에 내 논지에 적합하게끔 연구결과를 만들어서 썼다. 그래도 아무 문제가 없다. , 토플 라이팅은 내적 완결성만 있으면 된다.

스피킹은... 나도 망했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병신 같은 내 혀가 내가 원하지 않는 말을 했다. 그리고 집에서 혼자 말하는 게 어색하고 부끄러워서 연습을 소홀히 한 내 탓도 있다. 스피킹은 연습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한 편으로는 단기간에 좋아지기가 가장 어려운 파트인만큼,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연습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스피킹은 성공하신 분에게 더 정확한 조언을 듣길 바란다.

그리고 스피킹에 더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는 어떤 학교들 같은 경우에는 TAship을 받기 위한 조건으로 스피킹 점수를 명시해둔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퍼듀 대학 같은 경우에는 26점 정도 였던 것 같고 아이오와 대학도 26이나 27점정도 됐던 것 같다. 26점이 TAship을 받기 위한 절대적인 조건은 아니지만, 특정 학교에선 그러하고 저 정도 점수라면 어느 학교에서든 말하기 때문에 TAship 오퍼를 망설이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여튼 스피킹이 중요하고 스피킹에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특히 외국에서 살다오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Q: 토플 점수도 깔 수 있는가?

A: 어차피 베린 몸이다. Reading 30 Listening 28 Speaking 23 Writing 29 .


Q: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피킹 망이요 ㅋ 두유스핔잉글리쉬?

A: 닥치고 다음 질문.


Q: GRE subject test도 봤나? 봤다면 어떻게 공부했나?

A: 봤고 망했다. The Princeton Review라는 곳에서 나온 Cracking the GRE Literature Subject Test 이거 한 권만 보고 했다. 영문학 섭젝 시험은 어느 정도 수능 언어영역과도 흡사한 면이 있다. 지문을 주고 지문에 있는 내용을 알맞게 paraphrase한 것을 고르시오와 같이 텍스트 이해도를 물어보는 문제들이 많이 있다. 수능 언어와 다른 점은, 영문학 텍스트들을 이미 읽었을 거라고 가정하기 때문에 지문을 주고 누구의 작품인가 혹은 이 작품을 쓴 작가의 다른 작품은 과 같은 식의 질문도 많다. , 즉석에서 빠르게 텍스트를 이해하는 능력과 영문학 텍스트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이 모두 필요하다. 커버하는 범위는 성경부터 컨템포러리까지이고, ‘이론으로 분류되는 비문학 파트도 있다. , 석사 때까지 성실히 공부한 사람이 고득점을 할 수 있고 벼락치기로는 어떻게 해보기 어려운 시험이 이 시험이라 할 수 있다. 보통 랭킹이 높은 학교들 UC버클리나 아이비리그 같은 학교뿐만 아니라 텍사스 오스틴이나 인디애나 블루밍튼 같은 학교 정도들은 subject test 점수를 요구한다. 따라서 이런 학교가 목표라면, 지원하기 전부터 공부를 많이 잘 해두는 것 밖에는 별 다른 방법이 없다..


Q: 알아서 밝혀라.

A: 560. 53%.


Q: 시험얘기는 대충 한 거 같으니 이제 서류준비로 넘어가보자. Writing Sample은 어떻게 얼마나 준비했나.

A: 그런데 Writing Sample이 매번 말하기가 길고 귀찮은데 그냥샘플이라고 해도 되나.


Q: 좀 찐따 같지만 그냥 편한대로 해라.

A: 고맙다. 샘플 초고는 토플 준비를 하는 7-8월에 대략 써놓았다. 내용은 석사논문 중 한 챕터를 기반으로 했다. 15-20페이지보단 훨씬 길었으므로 원래 내용에서 많이 덜어내고 압축하는 식으로 썼다. 그게 좋은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GRE 공부를 하던 9월에는 손도 안 대고 있다가 10월에 SOP를 쓰려고 샘플을 다시 들여다보니, 처참했다. 그래서 다시 쓰기 시작했다. 10월은 SOP랑 샘플만 썼다. SOP는 짧았으므로 시간 투자는 샘플에 훨씬 많이 한 것 같다. 11 12일 쯤에 한 외국인 교수님께 완성된 샘플을 proofread해달라고 요청 드렸고 2주 정도 후에 엄청나게 꼼꼼한 피드백을 받았다. 그래서 다시 앞 5-6페이지를 집중적으로 손봤다. 샘플은 SOP와 함께 거의 지원서류 마감일 직전까지 손을 봤던 것 같다.


Q: 앞에서 SOP와 샘플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본인 샘플의 문제는 무엇이었나.

A: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샘플은 제출 서류들 중에 자신이 한 연구를 직접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글이다. 때문에 중요한 건, 샘플이 1. 최근 학술논의를 잘 이해하고 그 논의들과 대화적 관계를 맺고 있는지, 2. 박사논문을 쓸 수 있을 만큼의 지식과 역량이 있는지 (예를 들면 비평이나 이론 같이 텍스트를 분석하는 틀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것을 사용할 수 있는지, 이를 통해 텍스트를 분석했을 때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해낼 수 있는지, 이렇게 발견한 것을 더 큰 맥락에 유의미하게 위치시킬 수 있는지) 3. 영어라는 영문학과의 거의 유일한도구를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을 보여줘야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1, 2, 3번이 다 잘 안 됐던 것 같다. 특히 1번 같은 경우, 내가 2015년에 지원을 했는데, 내 석사논문은 2000년대에 학계에서, 특히 영국 학계에서 많이 하던 이야기들이다. 2010년대에는 이런 이야기가 좀 뜸해졌거나 방향이 바뀌었다. 영문학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한국에서야 10년 정도 뒤쳐졌어도 나름 신선함이 있었겠지만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내 논지 자체도 2000년대에 나오던 이야기들과 거의 흐름이 같다. 별로 신선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이 메트로폴리스의 큰 조류에 편승했던 주변부의 별 볼 일없는 석사논문이었다. 그걸로 샘플을 썼으니 큰 매력이 없었을 것이다. 2번은 내가 평가하긴 어려운데 내 텍스트 분석은 특별히 좋을 것도 특별히 나쁠 것도 없이 그저 그런 것이었다. 그저 그런 분석을 괜찮게 보이게 만드는 건, 적어도 영문학과에서는, 탁월한 언어사용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나는 영어로 글을 써보는 게 거의 처음이었고 샘플은 내가 영어로 완성한 최초의 글이나 다름없었다. 때문에 가뜩이나 평범한 나의 텍스트 분석은 비루한 나의 영어를 통해 전달되었고, 눈에 띠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영문학과에서 특히나 유학지원을 할 때 영어의 중요성은 몇 번을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니까 지원하실 분들은 석사 때부터 최신 연구동향을 파악하고 따라가서 그 사이에 자신의 논문을 위치시키는 훈련을 해야 한다. 나 혼자 텍스트 읽고 오 이런 점이 신기한데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리고 텍스트 분석과 분석을 글로 풀어내는 것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내가 샘플을 쓸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지적은 논지가 너무 늦게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미국식 아카데믹 라이팅에서 논지가 페이지 3-4쪽에 등장하면 너무 늦다. 첫 두 세 문단을 읽었을 때 무엇을 얘기하고자 하는지 청사진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으면 그 샘플은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심사하는 교수들이 그 많은 샘플을 다 읽진 않을 것이다. 5쪽 정도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 논지는 분명하고 정확하고 구체적일수록 좋고, 무엇보다 글의 앞부분에 나와야 한다. 첫 두 페이지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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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전적이 어떻게 되는가?

A: 1a/1w/6d이다.


Q: 1승 주제에 뭐가 잘나서 남들에게 유학준비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가?

A: 잘난 거 없다. 나처럼 하면 망한다는 걸 얘기해주고 싶었다개인적으로 나는 내 유학준비를 실패로 규정한다. 지금 다니는 학교가 1, 2순위로 생각하던 학교도 아니었고, 1승도 내가 기대한 결과는 아니었..


Q: 쓸데없이 자책하지마라. 독자들은 당신의 징징거림엔 관심 없다. 유학준비는 언제부터 시작해서 얼마나 했는가?

A: 7월부터 시작했다. 7월부터 시작해서 이듬해 1 10일쯤에 마지막 학교 지원을 마쳤다. 실질적인 준비는 7월에서 11월 사이에 다 한 것 같다.


Q: 너무 늦게 시작한 거 아닌가?

A: 여기서부터가 패착이다. 지원하고 나서보니 연초부터 시작하는 게 맞다. 시험도 한 번에 좋은 성적이 나오기는 어렵고 지원서류들도 거듭 고칠수록 더 좋아진다. 연초에 준비를 어느 정도 1차로 해놓고 자기 일을 하는 동시에 서류들을 다시금 보고 고치고, 시험 성적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보고 더 나은 성적을 받도록 하는 게 맞다.

랭킹이 높은 학교들은 지원 마감이 더 이르다. 12 15일에 지원 마감인 경우가 흔한데, 랭킹이 높은 학교들은 12 1일 같이 더 빠른 시기에 지원이 마감된다. 따라서 이런 학교들을 지원하고픈 욕심이 있으면 미리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나도 12 1일에 마감인 학교를 한 군데 지원해보고 싶었는데 도저히 지원서류 마무리가 그 때까지 안 돼서 포기했다. 지원준비가 늦을수록 기회의 폭이 좁다.

풀브라이트 지원도 7월에 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7월이 돼서야 준비를 시작했다. 늦게 시작할수록 외부장학금을 받을 가능성도 희박해진다. 9월 이전까지 나는 GRE 성적이고 토플 성적이고 아무 것도 없었다. 다시 한다면 1-2월에 지원준비를 시작하고 싶다.


Q: 보아하니 별로 그럴 것 같진 않다. 또 늦게 시작하고 후회할 관상이다.

A: ... 제대로 봤다. 사실 자신은 없다.


Q: 구체적으로 얘기를 해보자. 영문학 박사로 미국 대학원에 지원하려면 정확히 뭐가 필요한가?

A: 2016년 지원자 기준으로 말하겠다. 물론 그 사이에 크게 바뀌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필요한 건, GRE general test 성적, TOEFL 성적, Statement of Purpose 혹은 Personal Statement (두 개가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Writing Sample (학교마다 분량 제한이 다르지만 보통 더블스페이스로 15-20 페이지)가 보통 필수적으로 필요하고 학교에 따라, 보통 랭킹이 높은 학교일수록, GRE subject test 성적을 요하는 곳도 있다. 지원하려는 학교 홈페이지를 찾아보면, 각 학교마다 요구하는 것들을 정확히 알 수 있다.


Q: 뭐가 제일 중요한가?

A: 나도 지원자 나부랭이라 잘은 모르지만, 보통 영문학과에선 Writing Sample하고 SOP이 두 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GRE나 토플 같은 시험점수도 물론 중요하지만 시험점수는 일정 기준만 넘으면 그 다음부터는 크게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물론 기준 점수는 학교마다 다르다. 인디애나 블루밍턴 영문학과 홈페이지에서 GRE 버벌은 165 정도가 지원자 평균이었다는 걸 보고 꽤나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모든 학교의 평균이 165가 아니라는 점이 나를 살렸겠지만. 반면, Writing Sample이나 SOP는 좋을수록 좋다. 아마 내가 실패한 요인도 이 두 개를 잘 못 썼기 때문...


Q: 그만 징징대고 하나씩 조져보자. 덜 중요한 시험 얘기부터 해보자. GRE는 뭐하자는 시험인가?

A: 나도 사실 잘 모른다. Verbal, Quantitative, Writing 이렇게 세 파트로 나뉜 시험을 보는 건데, 버벌은 대충 영어시험이고 퀀트는 수학이라고 보면 된다. 라이팅은 라이팅이고. 구글에 검색해보거나 GRE홈페이지를 가면 더 정확한..


Q: 그건 나도 안다. 어떻게, 얼마나 공부했는가?

A: 4주가 조금 안 되게 공부했다. 시간이 없어서 버벌만 팠다. 영문학과에선 어차피 버벌이 제일 중요하니까. 먼저 문제 유형을 간단히 봤다. 반나절정도. 보고나서 개인적으로는 문제 자체가 어렵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다만 단어가 무지하게 어려웠을 뿐. 그래서 단어만 외웠다. 간단하게 얘기하면 내 GRE공부는 버벌만 했고, 단어만 외웠다.

학원은 다니지 않았다. 대신 학원을 등록했다 환불해서 GRE 거만어 책은 있었다. 이게 Day1부터 30으로 나눠져 있는데 나도 마침 시간이 한 달 정도 있었으므로 하루에 Day 하나씩을 때려잡는다는 느낌으로 공부했다. Day 27인가까지 공부하고 시험을 보러갔던 것 같다. 다행히 버벌에서 목표 점수가 나와서 찜찜하지만 한 번 만에 GRE에서 손을 뗄 수 있었다.

버벌 빼고 나머지는 포기한 만큼 망했다. 퀀트는 고딩 때도 수포자였으므로 해도 안 될 거라고 생각해서 진작에 포기했다. 영문학과에서 퀀트 점수가 크게 중요한 것도 아니고. 라이팅은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GRE라이팅은 다방면으로 지식도 많이 필요하고 따라서 공부할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보통 학원에서는 스터디를 해서 서로 리서치한 내용들을 공유한다. 나는 혼자 했고 시간도 없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라이팅도 포기했고 포기한 만큼 망했다.


Q: 알았다. 사적인 얘기 너무 하지 마라.

A: 미안하다.


Q: 그래서 점수를 깔 수 있는가?

A: ... 버벌 162, 퀀트 153, 라이팅 3.5.


Q: ㅋㅋㅋㅋㅋㅋ 영문학관데 그렇게 라이팅을 말아먹어도 되는가?

A: 나의 패인들 중 하나로 생각된다.


Q: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그래도 ㅋㅋㅋㅋㅋㅋ

A: 닥쳐라. 인터뷰 그만 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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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로 탈조선' 칼럼에 귀중한 외부 필진 선생님을 또 한 분 모시게 되었습니다. 영문학을 공부하시는 이승호 선생님이십니다. 한국에서 학사와 석사를 하셨고, 2016년 가을학기부터 털사 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과정을 시작하셨습니다. 솔직하면서도 독특한 영문학 연구를 개척하고 계신 인문학 선배의 현실적이면서도 흥미로운 탈조선 이야기 정말 기대가 큽니다. 그러면 같이 읽어 볼까요? 

 

 내 경험도 정리를 할 겸, 유학준비를 하는 영문학과생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겸, 유학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얘기를 해봐야겠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을 해왔지만 이제야 실행에 옮기게 됐다. 앞서 유학준비를 한 사람들의 얘기를 거의 듣지 못한 채 유학준비를 한 사람으로서 유학준비라는 게 앞으로 덜 막연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부족하지만 앞선 경험이 타산지석이 되면 미래에는 더 좋은 성취가 나오지 않을까.

 어떻게 써야 될지 모르겠어서 그냥 Q&A 형식으로 진행을 했다. 이렇게 할 경우 이 글에서 미진한 부분을 앞으로 보완해서 계속 질문들을 늘려갈 수 있으니 확장성이 있어 더 좋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사실 하도 정신없이 써서 분명히 빼먹은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Posted by 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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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꼭지는 쉬어가는 곳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 즉 나의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는 장소이다. 굳이 안 읽어도 된다.

 탈조선. 그것은 실상 돈 많고 힘 센 자들, 아니면 그들의 자녀나 친지를 위해 준비된 것이다. 이 칼럼의 대다수 구독자인 여러분에게는 그다지 해당 사항이 없다는 의미이다. 대체 공부로 탈조선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하길래?

 1. 영어. 정말 영어를 잘 해야 한다. 미드가 좀 들린다고 능사가 아니다. 술 먹고 외국인과 영어로 얘기 좀 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게 아니다.

 2. 시간. 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가능한 한 빨리 나가야 한다. 그런데 헬조선에선 그게 불가능하다. 가난한 사람에겐 시간도 없는 법이다.

 3. 의지. 영어와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탈조선 하는 게 아니다. 정말 헬조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은 그런 의지를 가질 의향도, 가져본 적도 드물다. 왜냐하면, 이는 우리 잘못이 아닌데, 그렇게 살게끔 사회가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4. 돈. 막말로 돈 없으면 살지를 못한다. 탈조선도 당연히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공부로 탈조선이 아닌 워홀로 탈조선, 비자 받아 탈조선을 하려고 해도 돈이 필요한 건 매한가지이다. 돈, 돈은 정말 중요하다. 허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영어, 시간, 의지, 돈을 다 갖춘 이가 이 블로그를 기웃거릴 일이 없다. 그냥 그걸 자유롭게, 원하는대로 쓰면서 살면 되기 때문이다. 또 나는 그들과 친하게 지낼 의향도 있지만, 굳이 친하게 지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목표는 영어도 안 되고, 시간도 별로 없고, 의지도 없고, 돈마저도 없는 가난한 청년 동포 제군의 탈조선을 돕는 것이다. 내 스스로가 영어도 별로 못 하고, 시간도 당연히 없고, 의지는 좀 있는 편인데, 돈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으랴? 그것은 바로 내 경험을 최대한 진솔하게 적어, 행여 헬조선을 뜨려는 이들에게 미약하나마 일정하게 유의미한 지침이 되는 것이다. 나를 따라 할 필요도 없고, 따라 할 수도 없다. 허나 내가 했던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 정도는 나는 가능하다고 본다. 그럼 그 모습을 보고 어떤 이는 일축하겠지만, 어떤 이는 약간은 따라 해보려고도 하겠지. 바로 그 후자의 가난한 청년 동포들이야말로 이 칼럼의 주요 독자가 되겠다.

 어제는 하버드를 나와(당연히 박사과정) 하버드 교수가 되시는 어떤 선생님의 박사논문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나도 그런 논문, 또는 그에 필적하는 논문, 아니면 그를 뛰어 넘는 논문을 쓸 수 있을까? 이제 향후 6년 내외의 과제는 바로 그러한 논문 작성에 달려 있다. 박사학위논문을 잘 써야 한다. 그리고 이를 책으로도 내야 한다. 그래야 영구적 탈조선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러시아어 수업 가야겠다. 여러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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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핼 2017.05.22 22:1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타이가에 다녀왔더니 시간이 많이 흘러 있었다. 러시아는 5월 9일, 72번째 전승절 행사를 치렀고 한국은 19대 대통령을 뽑았다. 허나 탈조선이라는 정언명령은 우리 사회에 아직 강고하게 뿌리를 박고 있는데, 여자일수록, 가난할수록, 노동자 계급일수록, 소수자일수록, 젊은이일수록 도무지 이 사회에서 온전하게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이 없다. 무조건 탈조선 외에는 대안이 없다. 따라서 이 꼭지에서는 공부로 탈조선하는 방법의 정석으로 국내 석사과정에 진학했을 경우의 세 번째 조언과 지적을 담아낼 것이다. 

 앞선 꼭지에서는 1) 진로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2) 석사과정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3)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염두에 두라고 했으며, 4) 영어 학습을 밥 먹듯이 하고, 5) 미국식/영미식 문제의식의 형태에 익숙해져야 하고, 6)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미국의 연구 성과를 무조건 많이 참고하라고 조언했다. 이는 정말 누구나 할 수 있는 조언이지만, 그 빈번함과는 상관 없이 참으로 소중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4년 전 나에게 그토록 하고 싶던 말이고, 지금이라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이 꼭지는 국내 석사과정에 진학했을 경우의 마지막에 해당 된다.


7. 시간은 금이다.

 어저께 미국에서 사회과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형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엇을 하려거든, 예컨대 대중서를 출판한다든가 인맥을 넓힌다든가 여행을 간다든가 일을 한다든가 할 때에는 무조건 일찍 하는 게 좋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석사과정에 들어서는 순간, 학부 때와는 다른 여러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공부도 잘(?) 해야 하거니와 돈도 벌어야 하고, 뭣보다 인생을 살아내야 한다. 사람도 만나야 하고, 책도 더 읽어야 하고, 생각도 해야 되고, 여행도 가끔은 가줘야 하고 등. 그런 것들은 전부 비용 대비 효용 측면에서 생각이 가능하다. 물론 말도 안 되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석사과정에 들어선 이상, 그리고 공부로 탈조선을 계속 하려는 이상, 석사과정을 아껴서 미국 박사과정에 최단 시간 빨리 가야 한다는 일종의 명령을 스스로에게 계속 내려야 한다.

 쉴 땐 쉬어야 한다. 허나 일종의 장거리 경주에 여러분은 들어선 것이다. 석사과정이 자신에게 안 맞는다? 그러면 바로 포기하고 다른 일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아직 20대라면 뉴질랜드 워홀 비자를 받아 가서 Brave New World에서 햄버거를 굽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좌우간 이 경주에서는 남보다 무조건 빨리 학위를 취득하는 게 무조건 좋다. 


8. 상념에 빠지지 말고 현실적으로 세상을 보라.

 위대한 쿠바의 혁명가 에르네스토 게바라 데 라 세르나, 이른바 체 게바라 형님이 한 말씀 중에 유명한 구절이 있다: "현실적이되 불가능한 것을 하라"(seamos realistas y hagamos lo imposible). 분명 멋진 말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에게 '필요한' 말일까? 일련의 사실들을 확인해 보자.

 첫째, 그는 백인이었다.

 둘째, 그는 의사였다.

 셋째, 그는 혁명가였다.

 넷째, 그는 경제학자였다.

 물론 위의 네 요소 중에 자신이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서 게바라 형처럼 되지 말란 법은 없다. 허나 우리는 이 지점에서 그의 명언 가운데 앞 구절만을 취해야 하는 상황에 우리가 처해있음을 깨닫게 된다. 대체 불가능한 것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그렇게 꿈을 꿀 의무도 있다. 허나 우리는 다시 한 번 "현실적이어야 하는" 우리의 처지를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조금 더 세게 말하자면, 대체 국내 석사과정에 진학하여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를 진지하게 자문해 보란 주문이다. 이는 나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데, 난 비록 탈조선에 운 좋게 성공하여 라라랜드로 가지만, 거기서도 문제는 수두룩하게 쌓여 있다. 우선 백인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백인이 아니고, 부자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부자가 아니며, 남자 우위의 사회라는 점에서 여자보다는 덜 차별을 받겠지만 인문사회과학을 공부하는 박사과정생이니만큼 사회적 위치는 불안정하기 이를 데 없다 (5년 간의 장학금 지급이 끝나면, 그 이후는 다시 돈 나올 구석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지만, 이는 정말 불공평한 게임이다. 허나 불만을 갖고 불평을 한다고 해서 세상이 바뀌겠는가? "불가능을 꿈꾸면서" 세상을 바꿀 수 있겠는가?

 국내 석사과정에 진학하여 이런저런, 남들이 안 읽는 책을 계속 읽다 보면 자신이 무언가 엄청나고 소중하고 대단한 것을 한다는 착각에 들기 십상이다. 결코 그렇지 않다. 당신 외에도 공부를 할 사람은 지천으로 널려 있으며, 학계란 당신이 끝내 살아남지 못한대도 아무 이상도 없이 자연스럽게 돌아갈 것이다. 따라서 동서고금의 양서와 산적한 경험 연구, 서방선진세계의 최신 "이론"들을 잘 섭취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실적인 태도를 갖추는 것(seamos realistas)이다. 


9. 협업은 중요하다.

 비록 국내 석사과정에서 공부로 탈조선을 시작하는 우리들이지만 모든 일이 아주 험난한 것만은 아니다. 물론 학사과정에서 협업이 무엇인지 우리는 결코 배우지 않는다. 가혹한 경쟁은 이미 상투적인 문구가 되었다. 하지만 서방 선진세계의 역사가 증명하듯, 분업은 효율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고, 협업은 분업의 다음 단계라 할 만하다. 

 공부로 탈조선을 목표로 하는 동지들을 최대한 많이 규합하는 게 중요하다. 석사 1년차 때부터 그러한 목표를 대놓고 표출하는 이는 많지 않다. 우리에게는 눈치라는 게 아주 잘 발달돼 있고, 한국의 대학원에서 일찍부터 유학을 가겠다고 공언하는 것은, 설령 그런 마음을 전혀 품지 않았더라도, "여기를 뜨겠고, 여기엔 정이 들지 않는다."의 다른 말에 불과하다. 당연히 유학을 선택하지 않는 사람들은 유학자를 좋게 보지 않는다. 아니, 좋게 볼 수가 없다. 유학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면서, 그저 유학을 매도하는 일련의 사람들을 차치하고서라도, 유학에 관한 한국 학계의 태도는 상식 이상으로 가혹하다. 이러한 속에서 공부로 탈조선을 목표하는 이들을 어떻게든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과 공부 모임을 조직하든 무슨 수를 쓰든 탈조선 모임을 만드는 게 현명하다.

 동지들이 모였다면 본격적으로 유학에 필요한 것들을 작성하고 돌려 읽으라. 어려운 말로는 윤문, 영어로는 피어 리뷰(동료 검토 정도로 번역 가능하겠지)를 해야 한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끼리 협업하는 것이, 유학을 준비하지 않는 이들과 협업하는 것보다 백배 천배 더 낫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냐면, 유학을 준비하지 않는 이에게 유학에 필요한 문건 작성에 도움을 구하는 것은, 말년차 예비군에게 유격 훈련을 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이기 때문이다. 절대 도움이 안 되고, 따라서 유학을 준비하는 사람들끼리, 설령 영어 실력이 도찐개찐이어도, 다 같이 탈조선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으쌰으쌰 돕는 게 필요하다.

 인문사회계에서 탈조선하는 법들은 앞선 꼭지에서도 적었지만, 좌우간 writing sample이랑 sop 등을 돌려 읽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그들의 조언을 전부 들을 필요도 없는 것인데, 왜냐하면 아직 유학에 성공한 이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유학에 성공한 이들의 조언이 황금 같은 것이냐면 꼭 그렇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공부로 탈조선도 노력보다는 운이 작용하는 놀이이기에, 우리가 현실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노력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어느 사회나 남을 고깝게 보는 분자들이 있게 마련인데, 이러한 조짐이 당신의 협업 모임에서 보일 경우, 바로 추방하라. 대체로 그런 자들은 공부로 탈조선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감 놔라, 배추 놔라만을 일삼는 경우가 크기 때문이다. 군대의 비유를 들자면, 입대도 안 한 자가 벌써부터 말년 병장의 태도를 견지한다는 것이다. 설령 그들이 공부로 탈조선에 성공했다 한들, 그러한 태도로는 가혹한 미국 학계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당신은 그러한 태도를 반면교사 삼아, 동지들의 탈조선을 진심으로 돕고, 또한 그들에게서도 도움을 최대한으로 받아 어떻게든 탈조선에 성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10. 탈조선은 진리이다.

 탈조선의 방도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선은 공부로 탈조선에 집중해 보았다. 이번 꼭지 들어가는 말에서도 썼지만, 여자일수록, 가난할수록, 노동자 계급일수록, 소수자일수록, 젊은이일수록 탈조선 외에는 답이 없다. 이는 현실적인 것이며 동시에 낭만적인 것이다. 

 한국 사회에서 대체 어떻게 우리 같은 이들이 살아가는지 뉴스만 봐도 금방 알 수 있다. 권세가/자본가들은 결코 그들이 가진 것을 내놓지 않으며, 그 아래서 떡고물을 받아 먹으며 개처럼 꼬리를 살랑이는 마름 같은 존재들이 너무 많다. 이들의 통치 아래서 우리는 과연 인간답게 살 수 있는가? 이들의 통치를 감내해야 한다면, 우리가 공부하는 이 인문사회과학이라는 게 대체 무슨 소용인가?

 물론 탈조선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갑자기 세상이 쉬워지진 않는다. 미국에서 황인종으로 2등 신민의 위치를 감내해야 한다. 5년 안짝의 장학금 지급이 끝나면 그때부터 또 돈 걱정에 시달려야 한다. 무엇보다 그렇게 힘들게 젊음을 몰빵해서 박사학위를 받아도 구직은 또 다른 일이다. 세상에 날고 기는 사람들, 영어를 쓰는 사람들, 지배층인 백인들이 또 얼마나 많겠고, 그들의 사연은 또 얼마나 기구하겠는가?

 그럼 대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연히 불가능을 꿈꾸며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그 명제를 말하는 건 쉽지만, 그 지경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어떤 통로를 거쳐야 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점차 세상은 더 불평등해지고 있고, 생산력의 향상은 요원하며, 생산관계의 변화는 더욱 요원하다. 따라서 우리는 지극히 현실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한국 사회를 봤을 때, 탈조선 외에는 별다른 답이 떠오르지 않음을 우리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헬조선에 사는 독자들 가운데 공부로 탈조선을 꿈꾸는 이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네며 이번 꼭지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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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선 꼭지에서는 1) 진로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2) 석사과정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설계하고, 3)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염두에 두라고 적었다. 이러한 말들은 누구나가 할 수 있고 또 그렇기 때문에 별로 효과가 없는 말로 들리기 십상이다. 허나 나는 미국 박사 진학을 앞둔 현재, 내가 왜 석사과정 때 이러한 조언을 직접 실천하지 못했나를 두고 후회를 거듭하고 있다. 여러분은 부디 내가 저지른 실수를 겪지 말고, 아주 조금이나마 더 밝고 희망찬 미래(실상 그런 것은 없지만)를 열어 가길 바란다.


4. 영어 학습은 밥 먹듯이 하라.

 여러분은 하루에 몇 끼를 먹는가? 적어도 한국어를 모어로 하는 사람 가운데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최소 두 끼 이상을 섭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이어트라든가 질병으로 인해 식이요법을 병행하지 않는 이상 그렇다는 말이다. (만일 나보다 더 가난하여 하루 한 끼 이상 섭취하기 어려운 분이 있다면 진정으로 연락 바란다. 내가 도울 수 있는 한에서 성심껏 돕겠다.) 요컨대, 하루에 두 번 내지 세 번 시간을 정해 자리에 앉아 영양을 섭취할 터이다.

 영어 학습이처럼 밥 먹듯이 해야 한다. 영어의 중요성은 두말 하면 잔소리이지만, 우리처럼 공부로 탈조선을 하려는 자에게는 목숨만큼이나 소중한 것이다. 더군다나 대개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영어를 모어로 하지 못하고, 따라서 영어에 가외의 비용을 지불하는 중이거나 그런 적이 반드시 있을 터이며, 허접한 공교육에서 이미 영어를 제대로 배울 기회를 다 날려 버린 분이 대다수이리라 짐작한다. 후회는 필요 없다. 당장 영어 학습을 시작하라.

 오늘날 세계 학계는 당연히 미국을 중심으로 돌아가며, 미국의 공식 언어는 영어이고, 따라서 미국 학계, 즉 세계 학계에서 여러분의 학문 세계를 펼치려면 해당 場의 working language를 익히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더군다나 한국 같은 반주변부처럼 '학계'랄 만한 것이 없고(인문/사회과학의 사정은 너무나 참담하다), 해외 학계에서 자리를 잡는 것이 차라리 삶의 복리를 더 가져다주는 오늘날의 질서 속에서는 세계와 직접 맞닿아야 한다. 그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선 단연 영어 학습은 필수이다.

 뿐만 아니라, 석사과정에 진학해서 주로 하는 일이 석사논문을 작성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연구 지평을 확인해야 하고 그 지평 안에 나의 논문이 어느 위치를 차지할 것인지를 계속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당연히 기존의 연구 성과들을 확인하는 것으로 이어지는데, 이때 시쳇말로 英米圈의 연구 성과를 참고하지 않고서는 석사논문을 쓸 수 없다고 보면 된다. 

 물론 내가 공부하려는 북한사나 한국사/한국학/또는 반주변부/주변부에 대한 지역학적 접근(언어, 역사, 문화, 사회 등)은 일반적으로 영미권의 연구 성과보다는 해당 역사와 문화에서 빚어진 문제의식을 통해 해당 언어로 작성된 연구 성과가 더 많음은 굳이 의문을 갖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허나 그러한 공부를 아무리 많이 한다 한들, 그 내용을 영어로 바꾸어 세계 학계에 제출할 수 없으면 미국 박사학위 취득은 난망한 일이다. 반대로 말하면, 그러한 내용을 영어로 잘 바꾸어, 영어권의 문제의식과 표현이라는 여과기를 거쳐 창조하면 훌륭한 내용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국내 석사과정에서는 거의 대다수의 수업이 한국어로 진행되고, 따라서 여러분은 영어로 석사과정 또는 학사과정을 들은 사람들보다 훨씬 열위에 놓이는 것이다. 그러한 객관적 조건을 철저하게 인지하고 대비해야 한다. 더군다나 석사논문을 한국어로 쓰는 경우, 영어 글쓰기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을 우리말에 투자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 번 과에 문의하여 보라. 영어로 논문을 쓸 수 있는지. 그럴 수만 있다면 여러분은 시간을 그렇게 낭비하지 않는 셈이 된다. 다만 과의 특성상, 무조건 한국어로 논문을 써야 하는 과가 있다. 그럴 경우에는 한국어로 논문을 준비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영미식 글쓰기를 잘 익혀서 그 내용을 영미식으로 써내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비로소 미국 박사로의 진학에 한 걸음 가까워지는 것이다.


5. 미국식/영미식 문제의식의 형태에 익숙해 져라.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우리에게 주는 여러 미덕 중 하나는 끊임없는 반성과 객관화이다. 석사과정에 들어온 이상, 여러분은 고등교육의 場에서 내기물을 놓고 투쟁하는 하나의 행위자가 된 것이며, 그 장의 관습을 익히고 규칙을 따르고 환영(일루지오)을 좇아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거기에 매몰되지 않고 그러한 행동을 최대한 객관화 해서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도 있다. 전자는 생존의 전략이고, 후자는 인생의 풍요를 위한 행동이다.

 국내든 국외든 박사과정을 당연히 염두에 둔다면, 우리의 글쓰기는 미국식/영미식 글쓰기를 지향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이 어떻게 특정한 주제를 선택하고 문제시 하는 가에 주목해야 한다. 언어마다 번역이 불가능한 지점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지점을 우리는 굳이 번역하려고 하기보다, 차라리 현명하게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 영어로 썼을 때 자연스러운 전략을 택할 수 있다. 바로 그런 양식을 좇아 글을 쓸 때, 비로소 영어로 바로 바꿀 수 있고 또 좋은 글이 나오기 때문이다. 영어로 글이 나왔을 때, 구직에 필요한 이른바 "점수"가 높은 것은 주지하는 바이다.

 우리가 학문이라는 영역에서 진행하는 활동이 하나의 놀이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 놀이는 국가별로/권역별로 계서화가 철저히 진행되어 있고, 같은 노력을 투하해야 한다면 당연히 "큰 물"을 지향해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예컨대, 한국어로 논문을 쓰면 아무리 그 내용이 좋을지언정 몇 명이나 읽겠는가? '솔까말' 우리 주변 사람들 중에 대학원생이 아니고서야 몇 명이나 논문을 읽겠으며, 또 읽는다 쳐도 평생 몇 편의 논문을 읽겠는가? 이는 사람들을 무시하는 게 결코 아니고, 오히려 시민사회와 괴리된 학계를 겨냥하는 것이다. 반면, 영어로 논문을 쓰면 그 내용이 아주 허접하지 않는 이상, 한국어로 된 논문보다 더 많은 독자들이 보리란 점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대상 독자층이 세계이기 때문이다. 공공 지식인(public intellectual)의 의무는 이 꼭지의 내용을 벗어나는 일이기에 여기서는 미국식 문제의식에 입각하여 영어로 글을 쓰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만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미국식 문제의식이라고 해서 어떤 보편적이고 공통된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니다. 우리가 공부하는 영역마다 그 문제의식의 양태는 다 다를 터이다. 내가 공부하고자 하는 북한사의 경우, 세계에서 이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는 학자가 무척 적다. 손에 꼽을 정도이다. 허나 그들을 대별하자면 크게 '북한은 처음부터 전체주의국가'로 요약할 수 있는 전체주의론 對 '북한도 이성과 합리에 입각한 근대국가+민족주의가 강고함'로 요약할 수 있는 민족주의론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아무래도 하는 사람이 적어서 문제의식의 절대적 가짓수 자체가 적다. 좌우간 요점은, 북한사로 논문을 쓸 경우, 이러한 문제의식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논의 지평에서 어떻게 나의 논문을 위치시킬 수 있는가를 치열하게 고민하면서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한학의 성과를 섭취하면 더욱 영양가있는 글이 나올 터이다. 허나 한국의 연구 성과를 세계가 참고하지 않는 이상, 영어로 직접 글을 쓰지 않는 일은 학문의 갈라파고스화를 촉진시키는 일밖에 될 수 없다. 슬픈 일이지만, 그게 현실이다.


6.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미국의 연구 성과를 무조건 많이 참고하라.

 한국에서 석사과정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어 연구 성과를 많이 참조하게 마련이다. 이는 지양되어야 한다. 한국어 연구 성과'만'을 참고하게 되면 위의 5번과 배치되는 결과를 낳을 뿐만 아니라, 좋은 글을 쓰기가 어렵다. 반면 자신의 분야와 관련된, 또는 관련이 있을 연구들은 영어로 쓰인 양질의 저서가 정말 무척이나 많다. 예컨대, 북한사의 경우, 동아시아 근현대사로 접근할 수도 있고, 사회주의사로 접근할 수도 있다. 나는 여기서 전자보다 후자를 강조하고 싶은데, 미국에서 사회주의사, 특히 소련사 연구는 지금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그 역사는 벌써 반 세기를 훌쩍 넘었다. 그렇게 두텁고 충실한, 물론 시각은 때에 따라 편향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연구 성과를 참고하지 않는 것이 미안하지만 현재 한국 북한사학계의 실정이다. 나는 여기서 북한사학계의 존경하는 선생님들을 나무랄 생각이 전혀 없다. 이는 한국의 학계 자체가 북한사 연구를 수행하지 못하게 하며, 우리에게 필요한 언어 학습을 도무지 시켜주지 않았음을 고발할 뿐이다.

 좌우간 본인의 연구와 관련된 주제로 검색을 좀 하다 보면 정말 부지기수의 연구가 나오기 때문에, 이때부터는 본인이 얼마나 나태함을 지양하고 부지런하게 보는가에 석사논문의 질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자료의 여부가 중요한 역사학의 경우, 무조건 미국의 연구 성과를 참고해야 한다.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을 정도로 이는 필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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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5.06 05:3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 Л 2017.05.06 05: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제가 비밀글로 쓸 경우, 선생님께서 보실 수 없는 단점이 있으므로 부득불 공개로 씁니다.

      요지만을 말씀드리자면, 다른 꼭지에서도 여러 차례 나온 설명한 요소들이지만, 영어 점수(TOEFL, GRE), 진학에 필요한 문건들(SOP or Personal Statement, Writing sample), 추천서 3부 등을 갖추어야 합니다. 이번 입시를 통해 제가 느낀 바는,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일일 수
      있어도 바로 미국으로 가는 것이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학부 졸업 이전에 미국 박사 입학을 받는 분도 많이 계시고 반대로 석사 이후 재수, 삼수를 거듭 하신 분도 몇 차례 봤습니다. 연구에 매진하면서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유학을 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습니다만, 자연스레 그 기간에도 "현실적"인 문제들은 언제나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미국 유학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시고, 동시에 선생님께서 공부하시는 분야가 미국 학계에서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어떻게 조건지어져 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어느 학교/학과의 어느 선생님/연구실로 가면 좋을 것인지, 나의 연구를 어떻게 미국에서 판촉(sell)할 수 있을 것인지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하셔야 한다고 감히 말씀 드립니다. 도미/탈조선은 이르면 이를수록 좋으며, 더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dhwoo1234@gmail.com으로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2. 2017.05.06 05:5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

 이 꼭지에서는 국내 석사과정에 진학했을 경우, 어떻게 해야 공부로 탈조선 할 수 있는지 그 대강을 살펴 본다. 몇 회에 걸쳐서 서술하겠다.

 많은 이들이 한국의 학제를 보편적인 것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오류이다. 그러나 우리의 잘못은 아닌 게, 우리가 원해서 한국에 태어난 게 아니지 않는가? 미국 같은 경우, 물론 사정이 여의치는 않지만, 석사 학위가 없어도 바로 박사과정에 진학할 수 있다. 예컨대, 2017년 5월 현재, 나와 동갑내기인 미국인 두 명이 있는데, 둘은 각각 역사와 한국문학 전공으로 미국 명문대 박사과정 6년차를 밟고 있으며 내년이면 박사논문이 나오고 구직시장에 뛰어든다. 물론 그들은 미국에서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낸 운이 좋은 미국인들이며, 우리가 무작정 그들을 선망하고 그렇게 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니 가급적 현실에서 출발하여 탈조선이라는 과제를 달성할 필요가 있다.


1. 진로를 구체적으로 고민하라.

 필자가 계속 후회하는 게 바로 이 점이다. 진로를 구체적으로 고민하지 못했다. 예컨대 이런 거다. "계속 역사를 공부할 것인가?" "계속 고등학문의 영역에서 진로를 이어나갈 것인가?" "뭘 먹고 살 것인가?" "공부를 그만 둔다면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박사를 안 갈 건데 석사는 왜 하고 있나?" 등의 질문을 미리 던지면서 석사과정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단언컨대, 국내든 국외든, 박사과정에 가서 박사학위 논문을 쓰고 교수직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 이상, 석사과정을 밟지 않는 게 인생에 이롭다. 혹자는 그럴 것이다. "그래도 석사과정에서 공부를 하면서 내가 공부에 적합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겠다." 좋다. 석사과정에 최소 2년간의 시간과 학비를 투하할 용의가 있다면 그렇게 하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게 그렇게 많다고는 할 수 없음을 기억하라. 또한 그러한 질문은 이미 학사과정 때 또는 그 이전에 던지고 일정한 답을 얻었어야 했다. 허나 한국에서는 그러한 여유를 도무지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비로소 석사과정에 들어와서야 예의 질문들을 던지게 마련임을 내가 잘 알겠다. 그렇다고 석사과정이 답을 제공할 것인가? 학교에서는 효과적인 답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공부를 계속해서 하고 싶은 (나 같은) 분이 계실 터이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돈과 시간을 들여 세계에서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국내 석사학위를 취득하는 수밖에 없다. 나는 여러분께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겠다는 바람과 그에 수반 되는 노력을 당연히 지지한다. 허나 나중에 박사과정 입시에서 당신이 투자한 최소 2년간의 시간이 그렇게 크게 인정 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도 잘 알았으면 하는 심정이다.

 요컨대, 진로를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석사과정을 밟겠다는 것은 결국 국내든 국외든 박사과정을 밟아서 종국에는 교수직을 꿰차겠다는 강한 목적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박사과정을 밟기 싫거나 그렇게 교수직을 원치 않는다면 석사과정을 굳이 밟아서 무얼 하겠는가? 같은 노력과 시간 투여로 돈을 벌어서 사회적으로 유익한 일에 쓰는 게 훨씬 낫다고 본다.


2. 석사과정을 구체적으로 고안(design)하고 계획(plan)하라.

 이 또한 필자가 가장 후회하는 지점 중 하나이다. 막무가내로 석사과정을 밟는다면 당신의 미래 또한 막무가내로 전락할 가능성이 무척 크다. 석사과정은 이른바 "전문가"를 만들어내는 여러 사회적인 제도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다. 그 수도 단연 부지기수이다. 이 과정에 들어간 이상 여러분은 "전문가"로서 대우를 조금 받으며, 그에 걸맞은 실력을 지닐 것을 요구 받는다.

 그런데 대체 학사과정에서 제대로 배운 것도 없는 나 같은 이가 석사과정에 들어갔다고 해서 바로 "전문가"며 "선생님"이 되는 건 아니지 않겠는가? 따라서 석사과정에 들어가기 전부터, 또는 석사과정에 들어가고 나서부터 바로 석사학위 취득까지의 과정을 가급적 구체적으로 고안하고 계획해야 한다. 물론 그렇게 계획한 대로 석사과정이 굴러가지 않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지만 우리는 계획을 함으로써 다양한 우발사태에 직면했을 때, 침착하고 차분하게 대처한 뒤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석사과정의 큰 지분을 차지하는 수업을 잘 들어야 한다. 무작정 좋은 수업을 듣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수업도 좋지만, 졸업에 필요한 수업 가운데 석사논문 작성에 가장 필요한 수업을 들어야 한다. 세상엔 좋은 선생님과 좋은 수업이 넘쳐 나지만, 실상 본인이 돈과 여유만 있다면 언제든지 그 모든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게 사실이다. 그 말인 즉, 석사과정은 여러분의 지적 유희를 위해 마련된 시간이 아니고, "전문가"로 나아가는 과정의 초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간을 아껴 석사논문 작성에 정말 필요한 수업을 들으라. 다시 말하지만, 여기서 '필요하다'는 말은 존재론적 의미의 당신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고, 당신이 다음 단계(=박사과정)로 나아갈 수 있는 결정적인 지표를 의미하는 석사논문에 적용된다.

 계획과 실천 과정에서 선배나 지도교수는 하나의 준거가 된다. 특히 해외 유학을 다녀온 지도교수일수록 여러분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일정하게 높다. 허나 여기서 일정하다는 말에 주의해야 한다. 모든 교수가 해외 유학, 심지어 명문대 박사를 취득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여러분의 무조건적인 우군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가 왜 한국에서 교수를 하는가, 를 따져 물었을 때,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대다수는 해외에서 교수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큰 공통 분모에 도달하게 된다. 이는 실력 부족에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고, 교수의 사회적 대우가 높은 한국을 선호해서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지도교수와의 상호작용이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여러분의 해외 박사과정 진학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때만 그렇다. 예컨대, 그 교수가 여러분의 해외 박사과정 진학을 별다른 이유 없이 말리면 어떻게 하겠는가? 그 논리를 깰 정말 설득력 있는 논리를 가지고 가든가, 아니면 석사과정에서 여러분의 귀중한 시간과 돈을 낭비한 셈이다.


3. 사람들은 생각 이상으로 똑똑하다.

 석사과정이 여러분 단독을 위해 구성되리란 법은 결코 없다. 석사과정 또한 하나의 작은 사회를 형성하는데, 거기엔 동기와 선후배, 조교, 교수, 행정직원 등 무수히 다양한 인격들이 포진해 있고, 당연히 좋은 사람도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더 많으리란 점은 한국을 살아가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여러분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는 무척이나 제한적이며, 오히려 수업 외적으로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위에서 필자는 국내 석사과정 진학을 적극 만류한 것이다. 허나 우리는 이미 석사과정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보자.

 한국에서 석사과정에 들어온 이상, 그 구성원은 시쳇말로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 우선 그들과의 관계에서 당신이 무작정 내어주는 '호구'가 되거나 무조건 양보하는 '찐따'가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왜냐하면, 석사과정 또한 하나의 작은 사회인지라 마음씨 좋고 착한 사람들을 아주 교묘하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부류들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러분은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챙겨야 하며, 석사과정의 제한된 자원을 여러분을 위해 이용해야 한다. 실상 여러분 외에는 여러분 자신의 이익을 챙겨 줄 사람이 도무지 없는 것이다. 

 그런데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진 자들이 그러한 모습을 볼 경우,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 따라서 여러분은 '평판'에도 민감해야 하며, 적나라하게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어서는 아니 된다. 그럴 경우, 적을 만드는 꼴이 되며, 영원한 친구는 없다지만 영원한 적은 있는 게 학계이니만큼 수지에 맞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다.

 참으로 피곤한 생각이긴 하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최소한 보통으로는 맞춰 놔야 한다. 그리고 이는 미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종으로서의 인류는 보편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남이 잘 되는 일을 진정으로 축하해 주지 못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여러분은 석사과정에서부터 여러분의 앞날이 꼬일 가능성을 확보해서는 아니 된다.

Posted by 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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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핼 2017.05.22 22:1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선생님, 글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활자 하나하나가 소중해요..

    • Л 2017.05.22 22: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따뜻한 말씀에 감사 드립니다 :)

    • 리핼 2017.05.22 22: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바로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것과 관련해서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석사 때는 연구방법, 아카데믹한 라이팅 등에 대해 기초를 다지는 시간이라 들어서요. 바로 박사를 하는 것만큼 비용, 시간 대비 좋은 것이 없겠지만.. 석사를 거친 다른 박사과정생들과 비교했을 때 학문적인 준비가 덜 되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 Л 2017.05.22 23: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당연히 학문적인 준비가 덜 되어 있겠죠 :) 국내 학부에서 미국 박사로 바로 갈 경우, 미영 석사는 물론이거니와 한국 같은 반주변부 석사보담도 준비가 덜 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 박사를 노릴 경우, 한국 석사가 과연 필요한 것인가를 진지하게 물어볼 수 있겠죠. 저 같은 경우, 미국 박사에 가기 전에 한국 석사를 3+1(유학준비 및 학교 허드렛일)년, 즉 4년이나 했지만 그중 유학 준비(미영식 문제의식 습득, 글쓰기 연습 등)에 온전히 쓴 시간은 6개월도 채 안 되었습니다. 아울러 국내 석사에서 미국 박사를 준비하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 않고요, 공부 이외의 일이 많이 생길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학계가 그렇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학문적인 준비는, 어느 수준까지는 멘토가 필요하겠지만, 그 이상부터는 전적으로 혼자 하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따라서 저는, 전적으로 선택은 선생님 자신이 내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겠지만, 국내 석사를 건너뛸 수 있으면 최대한 건너 뛰고 바로 미국 박사로 진학하시든지, 아니면 재정 형편이 허락하는 한에서 미국이나 영국 석사를 밟아 보시길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허나 후자의 경우는 금전적으로 넉넉한 계급에게나 허용된 길이기에 말은 쉽게 할 수 있지만 정도는 아님을 밝히는 바입니다. 요인즉, 바로 가실 수 있도록 준비를 해보셔요 ...

Epilogue - 멘탈 무장

 

유학 준비는 장기전이고개개인이 알아서 체력+멘탈+시간 안배를 해야하는 과정입니다그 중에서도 멘탈이 깨지면 아주 그냥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지는데경험 상 멘탈 챙기기에는 자기 세뇌 및 정신승리만큼 잘 먹히는 것이 없었습니다ㅎㅎㅎ

ü  원서 쓰는 기간이나 인터뷰 때는 겸손함은 잠시 묻어두고 자신감을 최대한으로 뽐내세요자신감이 떨어질 것 같다면 내가 제일 잘 났다고 자기 세뇌를 시작합니다친구들의 응원이나 칭찬도 입에 발린 말이라고 넘기지 말고다 이렇게 남들이 나의 잘남을 알아준다고 생각하세요남들이 보면 재수없겠지만, admission에는 효과적입니다!

ü  원서 제출 후 인터뷰 사이모든 것이 끝난 인터뷰 후에는 걱정해 봤자 달라질게 1도 없습니다충분히 잘 했고좋은 결과가 나올 거예요그동안 고생한 스스로를 칭찬하며 불안감과 우울함에 빠질 시간 없이 열심히 노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이없는 충고겠지만저에게 가장 잘 먹힌그리고 가장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었습니다ㅋㅋㅋ 이렇게 스스로를 응원하고주변 친구들이나 같이 준비하는 사람들한테 푸념하고 응원 받다 보면 어느새 가장 가고 싶었던 대학의 합격 메일이 날라올 거예요! :D

준비 과정과 별개로 저에게 질문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가장 아까웠던 점은 대부분이 이미 유학 준비가 어렵다내 스펙에 힘들 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물론 쉽고 편한 과정은 아니지만미리 겁먹을 정도로 힘든 과정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제가 생각하는 제 유학 준비 과정 중 최고 강점은 자신감이었습니다. 때문에 이렇게 멘탈 무장이라는 제목으로 에필로그를 쓰게 됐습니다이미 유학을 갈 생각을 하는 당신이라면미국에 가서도 잘 할 수 있을 능력이 충분히 있는 분입니다. 자신을 믿고 계속 자신감을 채워가며 준비하다 보면 유학 준비가 그리 어렵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화이팅! 미국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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