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9시간 전이다. 방금 전에 명지대 우편취급사무소에서 우체국 EMS 5호 상자 5개로 전부 짐을 보냈다. 선(배)편으로 보냈다. 2달 정도 걸린단다. 세상에, 과연 내 책은 잘 도착할까? 이하에서는 미국으로 짐을 보낼 때 가장 저렴한 방법 중 하나인 우체국 배송(선편)에 관해 알아 본다.


1. 박스를 준비한다. 규격에 맞게 보내야 하기 때문에 아주 큰 건 안 된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사과상자나 채소상자, 직육면체 박스면 된다. 상식적인 선에서 준비하도록 한다.

2. 한 박스 당 20KG를 넘기면 안 된다. EMS, 즉 비행기로 안전하고 신속하게(미국까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 걸린단다) 보낼 땐 한 박스 당 30KG까지 탑재할 수 있다. 하지만 요금이 상상초월이다. 자세한 것은 국제우편 요금표를 참조할 것. 좌우간 20KG 약간 못 되게 박스에 책을 담고 포장을 한다. 선편으로 보낼 경우, 20KG에 74,000원이다. 미국은 3지역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자세한 가격은 국제소포 요금표(선편일반소포)를 참조할 것.

3. 우체국 또는 우편취급소까지 박스를 나른다. EMS의 경우, 방문픽업을 신청할 수도 있단다. 부유한 자는 그러한 선택지를 택할 수 있겠다. 좌우간 나의 경우, 아버지가 차를 운행해 주셔서 수고를 덜 수 있었다.

4. 해당 우체국에서 박스마다 일일이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 박스 내용물, 배송에 실패했을 경우 반송 받을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서명 등을 주구장창 적어내야 한다. 미리 서류를 좀 얻어다가 작성할 수도 있겠다. 무척이나 귀찮은 일이다.

5. 작성한 서류를 제출하고 대금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으면 된다. 나의 경우, 처음에 뭣도 모르고 EMS로 보낼 생각으로 룰루랄라 갔다가 총액이 130만원 가까이 나와서 허겁지겁 선편으로 선회했다. 박스를 뜯고 책을 빼고 다시 포장을 하고 등등. 이 과정에서 우체국에서 근무하시는 노동자분의 도움을 얻었다. 따라서 일을 본 후에 명지대 학생회관 3층 카페에 가서 망고스무디를 두 잔 사서, 하나는 그 노동자께 드리고 하나는 해당 사무소의 관리인인 분께 드렸다. 처음엔 사양하셨으나 내가 박박 우겨 우린 모두 웃는 낯으로 헤어졌다. 

6. 무신론자의 경우엔 할 일을, 신앙인의 경우엔 기도를 세게 하는 일이 남았다. 중간에 없어지는 소포도 있다고 들었다. 최근 미국 동부의 한 저명한 대학으로 박사과정 밟으러 가신 선생께서는 10상자 넘게 보내셨는데 전부 잘 도착했다고 한다. 난 5상자를 보냈다. 근대우편체계가 나의 배송 업무를 잘 마치게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내 할 일을 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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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2017. 9. 14. 01:14

어이없게도 우리 집 식구들은 온통 미국열에 들떠 있는 것이다. 인제 겨우 열한 살짜리 지현이년만 해도, 동무들끼리 놀다가 걸핏하면 한다는 소리가, “난 커서 미국 유학 간다누”다. 그게 제일 큰 자랑인 모양이다. 중학교 이학년생인 지철이는 다른 학과야 어찌 되었건 벌써부터 영어 공부만 위주하고 있다. 지난 학기 성적표에는 육십 점짜리가 여러 개 있어서 대장이 뭐라고 했더니 “응, 건 다 괜찮아. 아 영얼봐요. 영얼요!” 하고 구십팔 점의 영어 과목을 가리키며 으스대는 것이었다. 영어 하나만 있으면 다른 학과 따위는 낙제만 면해도 된다는 것이 그놈의 지론이다 영어만 능숙하고 보면 언제든 미국 유학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우리 오 남매 중에서 맨 가운데에 태어난 지웅이 또한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일학년인 그 녀석은 어느새 미국 유학 수속의 절차며 내용을 뚜르르 꿰고 있다. 미국 유학에 관한 기사나 서적은 모조리 구해가지고 암송하다시피 하는 것이다. 


손창섭, <미해결의 장-군소리의 의미>, <<현대문학>>, 1955.6. 

장세진, <<상상된 아메리카>>, 푸른역사, 2012, 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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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서울통신2016. 7. 29. 08:14

 유학은 숨쉬기와 같은 것이다. 생명체, 특히 사람을 포함한 동물이 숨을 쉬지 않고 살 수 있는가? 더군다나 공부를 업으로 삼으려는 내게 유학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숨쉬기와 같이 당연한 것이라고 해서 설명이 필요치 않다는 말은 아니다. 재밌는 사실은, 유학에 관해 우리는 너무나 잘 아는 듯이 살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정작 아는 것이 없다는 점이 이내 드러난다는 점이다. 김종영 선생이 2015년에 쓴 책은 우리가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던 너무나 당연한 얘기인 동시에, 이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거의 최초의 작품이다. 전문용어로 '깃발 꽃기'라고 한다.

 유학을 가게 된다면, 학술을 위한 주언어를 현지의 언어로 바꿔야 한다. 이를 선천적으로 잘 하는 사람이 있고, 후천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어려운 사람이 있다. 전자가 낫고 후자가 그렇지 않다는 얘길 하려는 것이 아니다. 후자의 경우, 유학을 가면 전자의 경우보다 성취가 적고 고생만 할 공산이 크다. 그럴 경우엔 유학을 가야 할까? 나는 그렇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리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어도 이땅에서 아등바등 사는 것보다 유학을 가서 여유를 가져보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어짜피 죽기 전까지 그렇게 지낼 거면, 차라리 유학을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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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2015. 11. 30. 05:36

- 냉기 가득한 연구실에서 쓴다. 쓰고 나서는 집에 가야겠다.

- 아침에 쉽게 일어나지 못한다. 나태함이다.

- 연구실에 도착하여 시위 관련 논저를 정리했다. 대중집회연구 페이지에 올렸다. 논저의 면면을 자세히 확인하지는 못했다.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정리하였다.

- 그 후 친구와 새로 개장한 사범대 식당에 갔다. 원래 '사식'으로 불리던 곳이다. 농협이 넘겨 받아 새로 식당을 만든 것이다. 점심을 먹고, 친구가 사주는 커피 한 잔을 받아 들고 연구실로 돌아 왔다.

- 책을 읽으면서 유학을 준비하는 친구의 푸념 섞인 모습을 보았다. 그 친구가 원하는대로 좋은 학교로 유학을 가기를 바란다. 나는 아직 1년이라는 시간이 남았다.

- 4시부터는 회의에 참석하여 회의록을 작성하였다. 타자 실력이 갈수록 는다. 하지만 회의 내용도 갈수록 듣기 싫어진다. 어찌 하랴? 돈 없는 내 처지를 탓할 수밖에.

- 회의가 끝나고 자하연 3층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지도교수님께서는 훌륭하신 분이다. 사부님 같은 분이 또 어디 있을까?

- 그 후 차를 들고 연구실로 돌아와 계속 책을 읽었다. 이제 집에 가야 한다. 집에 도착하면 자정이 넘겠다. 바로 잘 수 있을까? 아니면 일을 하다 자야 할까? 일 하기 싫다. 공부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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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공부, 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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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2015. 11. 16. 17:26

이 책의 질적 종단 연구는 미국 유학의 효과를 여실히 증명한다. 멤버십, 실력, 시장의 조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내가 인터뷰한 거의 대부분의 미국 유학 지식인이 한국과 미국에서 엘리트의 신분을 획득하여 살아가고 있었다. 유학 시절 보잘것없던 꿈 많은 젊은이들은 이제 대학의 교수로, 기업의 엘리트 직원으로 한국 또는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


300쪽. 이 책의 핵심. 이 부분만 읽어도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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