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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19.02.10 본업 - 3
  6. 2019.01.14 2019년 1월 13일 - UCLA 486일차
  7. 2019.01.09 2019년 1월 8일 - UCLA 481일차
  8. 2018.01.08 전진의 존재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인상인데, 요새 미국 역사학계에서 화두 중 하나는 아프리카인 것 같다. 물론 내가 잘 되는 사람들 소식만 들어서겠지만, 취직도 꽤 잘 되는 편이고, 식민주의의 역사 때문에 '토착어'보다는 영어와 불어 자료가 더 많이 남아 있어 연구가 수월하고 등등. 아닌 게 아니라, 아프리카는 냉전의 무대 중 하나였고, 미소뿐만 아니라 구제국(영국, 프랑스 등)과 신흥국(중국, 서아시아 국가 등)이 영향력을 유지/확충하기 위해 애썼으며, 무엇보다 지하자원이 짱짱하게 많다. 히로시마, 나가사키 폭격에 쓰인 우라늄이 벨기에령 콩고에서 왔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고, 그 많은 기름하며... 오늘 존재를 알게 된 어떤 미국인 연구자분은 소비에트와 모잠비크의 관계사로 박논을 준비하시던데, 무척 흥미로웠다. 

오드 베스타 이후 냉전에서 1세계(+일본)와 소련 이외의 행위자들에 대한 관심과 주목이 증가했고, 그 결과 이제는 중국, 동구권, 동남아시아, 아랍권, 남미가 주역이 되는 권역별 냉전사, 또 그들 간의 상호작용과 교류를 다루는 권역간 냉전사로 시야가 확대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역사책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어쨌든 냉전의 주무대는 유럽이고, 유럽(특히 독일)을 둘러싼 미소의 갈등이 핵심이라는 점. 그렇다면 결국 지금 수행되는 연구들은 당연히 우리의 냉전사 인식을 심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만, 조금 비판적으로 보면, 기존의 해석을 강화하고 이에 곁다리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한국/북한 관련 냉전사라고 해봤자 굉장히 변변찮은 이 시점에 조선사 연구자는 그러한 작업으로부터 배우는 게 선행되어야 한다. 

뻘소리가 길었는데, 냉전사의 새로운 연구 추세는 어떻게 될까? 국경을 넘는 트랜스내셔널 STEM(과학기술환경의학)사? 새롭게 대두하는 추세를 잘 파악하고, 이에 잘 편승하는 것도 아주 중요하다. 아니면 새로운 추세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잘 안 보이네. 좌우지간 북한사는 자료가 대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니 무엇을 하려고 한들 난망하기 그지 없다. 여하튼 다가오는 3차 미북회담에서 단계적 핵폐기에 대한 비공식적 합의+미국의 선제적 양보가 이뤄지고, 북한이 이를 가지고 자신들의 승리라고 대외선전을 하지 않는다는 식의 공식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좋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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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종의 일로 아직 쿼터가 끝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쁘다. 4월이 코앞이고, 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이 왔다.

  북한사 연구는 정말 여러 방면에서 제약이 많다. 우선 1차 자료 접근이 힘들고 어렵다. 동시에 북한사 자체에 대한 관심이 없기 때문에, 잘 하면 이른바 '본전'이고, 못 하면 못 하는 거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사를 다른 역사 연구에 전략적으로 연결해야 한다. 그래야 독자들이 읽는다.

  요새 미국 사학계의 트렌드는 아무래도 환경사, 과학사, 재난사, 글로벌 등이다. 냉전사 연구, 그 중에서도 '2세계'와 '3세계'에 초점을 맞춘 연구도 아직 진행 중이지만, 그렇게 큰 인기를 끄는지는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경에서 북한사를 어떻게 저러한 트렌드에 접속 시킬 수 있을까?

  어서 러시아에 가고 싶다. 그곳엔 북한사에 필요한 1차 자료가 잔뜩 있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동부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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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날이 무척 좋다 못해 더웠다. 친구들과 하이킹을 다녀왔다. 점심은 유천냉면에서 먹었다.

아직 먼 미래의 일이지만, 나중에 교수로 취직이 되어 연구자의 생활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면 두 가지 주제로 두 권의 책을 더 쓰고 싶다. 죽기 전에 세 권의 책을 쓰는 게 목표인데, 세 권을 다 썼다고 곧바로 죽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좌우간 그러한 목표를 가지고 있다.

지금 박사논문의 주제는 북한과학사이고, 원자력/핵폭탄이 세부 주제이다. 이를 책으로 내게 된다면, 영미권은 물론이거니와 세계에서 최초로 실증적인 북핵사 책이 될 것이다. 두 번째 책의 주제는 20세기 전반 조선인의 독립운동사이다. 얼마나 많은 조선인들이 얼마나 다양한 곳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부르짖었으며, 그러한 노력들은 얼마나 보잘 것 없었는가? 세 번째 책의 주제는 20세기 전후반에 걸친 한인이산사이다. 얼마나 많은 조선인들이 탈조선을 했으며, 얼마나 다양한 곳에 뿌리를 내리며 지금까지 사는가? 또 조선반도의 두 "조선"은 그러한 해외 조선인을 얼마나 차별했는가?

오직 전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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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쓰고 싶은 마음이 들 때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간간히 무언가를 끼적였으나, 마음을 가득 매우고 있던 것은 이물감과 걸리적거림이었다. 이제 쿼터가 정말 끝나간다. 내일 학생들 가르치고, 에세이 채점하고, 과제 하나 하면 끝이다. 그러면 더 이상 수업을 안 들어도 되고, 내 공부에 전념할 수 있다. 드디어 그 때가 왔다. 미국 온지 545일 만에 이룩한 결과이다. 어제였다.

사회주의사를 공부하는 것은 아직 의미가 크지만, 그러한 공부가 내 직업적 진로를 그 자체로 빛나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나는 여하튼 북한사를 미국과 소련이라는 강대국의 이야기 안에 배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관습적인 의미의 북한사로 그치게 되고, 그런 책은 사람들이 결코 참조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하여 동생이 기가 막힌 말을 하더라: "큰 길을 따라가야 진리가 보이지." 맞다, 역사를 국경 안에 가두어 버리는 민족사나, 다양한 자료를 쓰지만 역시 탐구의 촛점이 국경 안에 놓여 있으면 국가사를 벗어날 수 없다. 취직이 안 된다.

박사 학위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교수가 되기 위해서이다. 그 외에 다른 이유가 있을까? 이렇게 이유가 분명해 졌다면 그 목적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 다른 일을 할 여유는 내게 없다. 따라서 이번 여름엔 가급적 러시아에서 보내고자 한다. 자료를 찾고 찾고 또 찾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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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또 한 번 정신없이 흘렀다. 공부를 그렇게 많이 한 것 같진 않은데, 벌써 2월도 중순으로 접어든다. 무언가를 꾸준히 쓰는 게 쉽진 않다. 아침엔 논문 초고를 마무리지어서 선생님께 보냈다. 여전히 할 일이 많다. 다만 이번 쿼터를 끝으로 더 이상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이 고맙다. 다음 쿼터부터는 좀 더 자유롭게 책을 읽으면서 논자시 준비와 논문 준비를 진행할 수 있다. 이제 5주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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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의 존재론

생각 2018.01.08 21:47

전진의 존재론: 왜 난 '오직 전진뿐'을 입에 달고 사는가?

무엇보다 내가 가난한 가정, 열악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계급적으로는 프레카리아트, 소득분위로는 1~2. 물론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적지 않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그러면 그러한 조건이 어떻게 전진으로 이어지는가?

대학 입학 이후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 나서, 나처럼 힘든, 또는 더 열악한 환경에 놓인 청년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을 먹었다. 처음에는 내가 그랬듯, 교육이라는 통로를 통해 가난한 이들도 좋은 대학에 가고, 세대 간 계층 이동이 가능할 줄 알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서울대 대학원 졸업과 미국 유학에 성공했지만, 동시에 주변에 '상류층' 내지 '중류층' 이상의 사람들이 대다수임을 알게 되었다. 인문학이라는 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한계급/귀족의 유희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현실은 여러 겹으로 더 복잡하고 어려웠다.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는 인문학뿐만 아니라 인문사회계에로의 진입 자체(진태원 교수가 K군에게 보내는 편지)가, 그리고 설령 진입했다손 치더라도 그 이후는 오리무중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힘든 청년들과 구조적 착취에 놓인 반/주변부 청년들을 돕는 통로가 어디에 있을까? 존경하는 선생님들은 그런 소리 할 시간에 책 한 줄을 더 읽고 얼른 학위나 취득하라고 하셨다. 그분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학위도 없는 원생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지만 학위를 취득한 후에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해진 시대이다.

현재는 암중모색, 오리무중의 상황에서 실용적으로 할 수 있는 일(=개인적 역량 강화, 동지들과의 연대)을 하면서, 내가 하는 일이 어떻게 하면 사회적으로 유용함을 선사할 수 있을지 계속 생각 중이다. 해야 할 일은 산적해있다. 서구의 선진적인 학문scholarship을 섭취/소개도 해야 하고, 연구에 필요한 외국어도 연마해야 한다. 하지만, 친한 형 말마따나 혼자선 다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동료가 많아야 한다.

동지/동료들과의 협업에서 내 몫을 온전히 다 하려면 부단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또 굳이 공부 트랙이 아니더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선 실력을 기를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허비한 시간들(군대, 갑질)이 아쉽지만, 과거로는 돌아갈 수 없다. 지금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더욱 쉴 새 없이 몰아쳐야 한다. 우리가 잃을 건 실로 쇠사슬 뿐이 없지 않나. 오직 전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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