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8. 10. 25. 08:12

아침에 일어났는데 동생이 영상통화를 하자고 해서 무슨 일인지 물어봤다. 곧바로 전화가 걸려 와서 보니 그는 울고 있었다. 방금 일어난 터였지만 슬펐다. 돌아가신 할머니의 모습은 아주 평온해 보이진 않았다. 듣지는 못하시겠지만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편히 쉬실 수 있을 것이다. 통화를 마치고 울기 시작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지난 3년 간 고생한 동생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11월 초에는 동생과 함께 할머니를 뵈러 갈 것이다. 자신이 돌아가면 언제나 화장을 하라고 하시던 말씀이 기억 난다. 그간 함께 만든 많은 기억, 사랑과 아픔을 마음 속에 간직할 것이다. 

배화숙 (1928-2018). 향년 90.




사진은 각각 2018년 3월 27일과 7월 30일에 찍었음.

Posted by 사용자 Л
TAG 할머니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각2018. 10. 19. 20:28

잘 하고 있다. fb에 아래의 글을 썼다.

우클라에서 4번째 강의를 했는데 오늘은 내가 생각해도 만족스러울 만큼 잘 했다. 대치동에서 한국사 영강해도 될 듯. 학생들 토론시켰는데 휴대폰도 안 하고 열심히 격몽요결과 동몽선습을 논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울러 집단토론에서 성리학과 젠더, 위계와 상호성, 텍스트 내부의 모순 등을 논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나태한 나의 모습을 반성했다. 이들이야말로 나의 스승이다. 최고의 가을이다.

알고 보니 오늘이 탈조 400일차 되는 날이다. 영어는 확실히 늘었고, 모든 일이 다 잘 풀리고 있다. 주말에는 핵폭탄의 고향에 가며, 학교에서 격려 장학금도 일부 득했다. 아해들 잘 가르치고 내 공부 잘 하다가 어서 러시아 다시 가고 싶다. 2년 전, 퉁퉁 부운 얼굴로 한 시간 넘게 걸려 등교해서 식도에 아메리카노를 부어 넣으며 오만 잡일과 갑질에 시달리던 때가 이젠 기억도 나지 않는다. 탈조 4,000일이 되는 그날까지 오직 전진뿐. 여러분도 전진뿐.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각2018. 10. 5. 17:12

아침에 일어나 좋은 기분으로 학교로 향했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토의를 두 개 연속으로 했고, 이후 오피스 아워를 가진 뒤 시간을 보냈다.

이제 귀가했다. 11년 전, 해방터에서 같이 얘기를 나눈 친구와 기숙사로 오는 길을 같이 걸으며 다시 얘기를 나누니, 사람의 인생이란 정말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지금 시간을 충분히 잘 누리면서 전진하자.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10월 25일 - UCLA 406일차  (0) 2018.10.25
2018년 10월 19일 - UCLA 400일차  (0) 2018.10.19
2018년 10월 5일 - UCLA 386일차  (0) 2018.10.05
2018년 10월 4일 - UCLA 385일차  (0) 2018.10.04
2018년 10월 3일 - UCLA 384일차  (0) 2018.10.03
2018년 8월 8일  (0) 2018.08.08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각2018. 10. 4. 18:52

공부는 꾸준히 하고 있고, 운동도 꾸준히 하고 있다. 아주 건전한 삶을,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다만 모종의 이유 때문에 무척이나 기분이 안 좋다. 행복이 전부 사라진 느낌이다. 이유를 알고 싶은데, 아마 그 이유를 영원히 알지 못할 것 같다. 다시 차가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슬프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10월 19일 - UCLA 400일차  (0) 2018.10.19
2018년 10월 5일 - UCLA 386일차  (0) 2018.10.05
2018년 10월 4일 - UCLA 385일차  (0) 2018.10.04
2018년 10월 3일 - UCLA 384일차  (0) 2018.10.03
2018년 8월 8일  (0) 2018.08.08
2018년 8월 6일  (0) 2018.08.06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각2018. 10. 3. 19:41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사실 별일이 없진 않다. 어제는 할머니와 영상통화하면서 약간 슬픈 기분이 들었다. 기력이 별로 많이 남지 않으셨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언제나 그렇듯 별로 없다. 그뿐이었다. 동생과 인사 나누고 통화를 종료했다. 동생이 한국에서 잘 하고 있어서 너무나 고맙다.

공부는 그냥 계속 하고 있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연말에 가서는 정말 몸짱 될 것 같다. 저녁 식사량을 조금 줄이긴 해야 하는데, 이것도 조만간 가능할 것이다.

그이가 보고 싶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10월 5일 - UCLA 386일차  (0) 2018.10.05
2018년 10월 4일 - UCLA 385일차  (0) 2018.10.04
2018년 10월 3일 - UCLA 384일차  (0) 2018.10.03
2018년 8월 8일  (0) 2018.08.08
2018년 8월 6일  (0) 2018.08.06
2018년 6월 23일  (0) 2018.06.23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각/서울통신2018. 9. 30. 14:06



If you want your salad look nice, put less and balanced. Today's lesson learned: plating is all about how less you put.


'생각 > 서울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통신 - 서른둘  (0) 2019.07.30
모스크바통신 - 문서고 작업  (0) 2019.07.03
라라랜드통신 - 플레이팅  (0) 2018.09.30
헬싱키통신 - 글쓰기  (0) 2018.09.07
트위즐통신 - 추위  (0) 2018.07.15
크라이스트처치통신 - 섬유질  (0) 2018.07.08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각/서울통신2018. 9. 7. 01:06

경유차 헬싱키 반타 공항에 들르게 되었다. 게이트 앞의 전기가 제공되는 좌석에 앉아 타자를 두드리고 있다. 어떤 백인 수염쟁이 아재가 짐 맡아달라고 해서 그러마고 했다. 

아침에 일찍 씻고 나와서 얀덱스 택시를 탔다. 1150루블을 냈다. 수속을 밟으니 표를 하나만 주는 게 아닌가. 다행히 온라인으로 수속을 해놨기에 망정이지. 좌우간 러시아는 알다가도 모를 나라이다.

이제 글을 써야 한다. 여름 연구 자금으로 6000불을 득했는데, 그에 대한 반대급부를 제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돈을 전부 토해내야 한다. 끔찍한 일이다. 글 쓰는 게 어렵진 않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

문돌이는 과연 '실천적'인 글을 쓸 수 있는가. 어떤 글을 쓸 때 그것은 '실천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회의적이다. 마르크스 이래로 그러한 글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레닌, 스탈린도 그런 글을 쓴 건 아니니...

그래도 우선은 쓰자.

'생각 > 서울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스크바통신 - 문서고 작업  (0) 2019.07.03
라라랜드통신 - 플레이팅  (0) 2018.09.30
헬싱키통신 - 글쓰기  (0) 2018.09.07
트위즐통신 - 추위  (0) 2018.07.15
크라이스트처치통신 - 섬유질  (0) 2018.07.08
알루미에레통신 - 산골  (0) 2018.06.22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각2018. 8. 8. 13:01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10월 4일 - UCLA 385일차  (0) 2018.10.04
2018년 10월 3일 - UCLA 384일차  (0) 2018.10.03
2018년 8월 8일  (0) 2018.08.08
2018년 8월 6일  (0) 2018.08.06
2018년 6월 23일  (0) 2018.06.23
2018년 6월 12일 - UCLA 271일차 (박사 1년차를 마치며)  (0) 2018.06.12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각2018. 8. 6. 20:57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년 10월 3일 - UCLA 384일차  (0) 2018.10.03
2018년 8월 8일  (0) 2018.08.08
2018년 8월 6일  (0) 2018.08.06
2018년 6월 23일  (0) 2018.06.23
2018년 6월 12일 - UCLA 271일차 (박사 1년차를 마치며)  (0) 2018.06.12
2018년 6월 9일 - UCLA 268일차  (0) 2018.06.09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생각/서울통신2018. 7. 15. 13:39

영상을 웃도는 기온의 아침이다. 겨울의 시베리아만큼 춥지는 않지만 엄연한 추위의 한가운데 있다. 다행히 숙소엔 온풍기가 잘 나온다. 덕분에 피부, 특히 얼굴이 바싹 마르고 있다. 세수를 해도 소용이 없다. 온풍기를 켜고 있는 한, 도무지 그 건조한 바람을 피할 길이 없는 것이다.


또 하나의 이야기가 끝을 향해 가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느낀다. 물론 끝과 시작은 무한히 반복되는 모티프인지라 전혀 무섭거나 아쉽지 않다. 서툰 느낌은 좀처럼 떨쳐낼 수 없긴 하지만 차차 나아지고 있다. 이 길의 끝엔 오직 한 가지 답밖에 없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Memento mori.

'생각 > 서울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라랜드통신 - 플레이팅  (0) 2018.09.30
헬싱키통신 - 글쓰기  (0) 2018.09.07
트위즐통신 - 추위  (0) 2018.07.15
크라이스트처치통신 - 섬유질  (0) 2018.07.08
알루미에레통신 - 산골  (0) 2018.06.22
라라랜드통신 - 운동  (0) 2018.05.28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