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USSR2018. 11. 10. 18:06
애플봄의 Red Famine을 훑고 북한사학도로서의 감상

1. '역사'는 서사narrative로 구성되고, 서사를 생산하는 데 가장 핵심은 역시 돈이다. 책에 잘 나와 있지만, 소련에서 미주로 건너간 이산diasporic 우인들이 캐나다 토론토와 미국 하버드를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기근)연구를 수십 년째 수행하고 있다. 대충 스탈린 개객기, 소련 개객기, 나치 개객기 (나치는 정말 죽여 마땅한 놈들이다) 하면 그랜트 따는 거야 어렵지 않겠지... 이 넓은 미주에 '북한 연구소' 하나 없는 사실은 무척이나 웅변적이다.

2. 자료에도 다양한 층위가 있고, 이러한 자료가 증거성을 가지려면 논리적이고 정황적으로도 맞는 해석이 이뤄져야 한다. 스탈린이 기근을 이용해 "우인들을 혼내줘야겠다"는 생각을 품었다는 직접적이고 핵심적인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애플봄이 내놓은 서사가 치밀한 역사적 논증이라기보다는 헛소리 또는 정파적 이데올로기에 가깝다는 점에 대해서는 J. Getty의 2018 논문 (
https://doi.org/10.1017/S0960777318000322)을 참조하라. 이는 자료 없이 역사적인 주장을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함부로 말하지 말고, 겸손해야 한다. 물론 미국의 북한사학계에서는...

3. 애플봄의 영어는 무척 뛰어나고 고급지며 가독성이 좋다. 하지만 이 서사에서 볼셰비키는 초지일관 두드러진 폭력성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개무시 및 민족주의 압살 기획, 곡물 징발 외에는 아무 것도 고려하지 않는 잔학성만을 보이는 존재로만 그려진다. 레닌에게는 "피해망상적paranoid이고, 음모적conspiratorial이며, 근본적으로 비민주적인 자"라는 설명이 붙는데, 이 지점에서 책을 덮고 싶었으나 더 붙잡고 있었던 게 실수였다. 책의 중후반부는 우인들에 대한 소비에트의 가혹한 조치들과 이에서 비롯된 가공할 모습들로 빼곡하다. 식인食人에 관한 정밀한 묘사는 스탈린/볼셰비키/소비에트에 대한 특정한 판단을 독자들에게 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어 우인들의 질곡은 나치 치하에서도, 다시 소련 치하에서도, 탈사회주의 시대에서도 계속 된다.

4. 이 책은 연구서가 아닌 실화nonfiction이고 따라서 (굳이 읽겠다면) 역사적 주장과 논증, 이를 위해 필요한 자료 구사와 서사 구성에 집중하기보다는, 위에서 언급한 요인들을 고려하며 읽는 게 유익하다. 우크라이나 민족이 겪어야 했던 끝없는 질곡이 너무 빼곡하게 나와 있고, 기근을 학살로 둔갑하여 이를 소비에트에 전가하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너무 명명백백해서 꼼꼼하게 읽을 필요는 없다. 다만 15장 '역사와 기억에서 홀로도모르Holodomor'는 이산 우인들이 어떻게 미주에서 우크라이나 (기근)연구를 수행했고, 로버트 컨퀘스트 등 전체주의 학파의 연구가 어떻게 이와 공명했는지 등 기근에 대한 지성사적이고 연구사적인 궤적이 잘 서술되어 있어서 그나마 이번 독서에서 내게 유익한 지점이었다.

5. 나의 관심사는 390만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기근 피해자라는 참담한 사실을 두고 스탈린이나 당대 볼셰비키를 옹호하는 데 있지 않다. 다만 우리가 역사를 이해할 때 어느 서사의 결을 따르고, 그 서사는 어떠한 자료에 대한 어떠한 해석에 입각해 있는지 비판적으로 보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역사학의 기본 중 기본을 철저히 따르고자 할 뿐이다. 그렇다면 볼셰비키 지도부는 '고의적'으로 우인들을 공격하고 그 과정에서 기근을 '이용'했나? 아쉽게도 애플봄의 저서만으로는 증거가 무척 불충분해 보인다. 물론 그렇게 보고 싶은 사람이 더 많겠다. 그러나 역사학적으로 이는 근거가 빈약하다. 아울러 저자가 인정하듯, 앞의 진술을 지지해 줄 자료는 여태껏 발견되거나 남아있지 않다. 물론 우인뿐만 아니라 연맹 차원에서 기근으로 숨진 억울한 사람들에게 애도를 보낸다.

6. 논의를 갑자기 다른 쪽으로 옮기는 것이긴 한데, 애플봄 식의 논리를 따르자면, 북한에 대놓고, '고의적'으로 제재를 가하는 국련과 미국은 스탈린이나 볼셰비키 같은 존재가 아닌가? 물론 나는 북한을 좋게 보지도 않고, 지지할 마음이 추호도 없다. 하지만 스탈린이 강력한 중공업화를 목표로 농촌을 수탈하는 과정, 그리고 우인들을 '기근으로 혼내주겠다'는 가설적 주장을 미국의 대북관계에 적용해 보는 일은 흥미로운 사고실험이 될 수 있다. 아주 간략하게, 삼각동맹 유지와 중국의 발흥 억제을 골자로 동북아 현상유지라는 목표를 지닌 미국의 국정운영에서, 과거 우인들처럼 '민족성'을 지키기 위해 애쓰고 생존을 위해 핵실험도 서슴치 않았던 북한에 대한 미국의 '체벌'이 내게는 위의 진술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볼셰비키 지도부(=미국)는 우크라이나(=북한)를 단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이해하려고 한 적이 있을까? 감상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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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etyakov

    1. 글쎄요. 미국-북한과 러시아-우크라이나의 관계를 동렬에 놓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자는 주권 국가간의 대립이고, 후자는 소연방 내에서의(그리고 사실상 러시아민족 우위 체제에서, 개별 국가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 민족간) 대립이니까요. 북한의 핵실험은 북한의 내적인 이유야 어떻든 다른 국가들의 핵무장을 불러오고 동북아 정세의 불안을 강화(예를 들면 적화통일)시키니 미국이 난리를 치는 것인 반면, 후자의 우크라이나 민족은 러시아 민족이나 국가를 위협하지는 않죠. 러시아 민족이 나머지 민족을 억압하는 러시아 제국 체제(나, 사실상 그것을 이어받은 레닌 체제)를 위협한다는 전제가 있다면 모를까.

    2. 사실 저도 소련이 우크라이나 민족을 말살한다는 식의 민족주의에 의거한 증오심을 바탕으로 기근을 이용하고 공격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사회주의 체제가 그러한 기근에 대처하는 방식이 자본주의나 제국주의의 그것보다도 나을 것이 없었고, 게다가 사실상 러시아민족 우위의 체제에서 다른 민족이 간접적 차별대우를 받았음은 분명합니다. 이를 고려하면, 속칭 말하는 포스트모던주의적이나 광의의 권력관계에 의거할 때 소련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의 기근 문제에 대해 관심을 덜 가졌고, 대처도 러시아민족의 처우개선보다는 덜하였다. 그러한 의미에서 기존 역사학자들이 우크라이나 기근을 통해 소련을 성토하는 것은 충분히 타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2018.11.12 00:10 [ ADDR : EDIT/ DEL : REPLY ]
    • 흥미로운 답변 감사합니다. 1번의 지적에 동의하며 (저도 지적하신 바를 충분히 이해한 채로 쓴 것입니다), 2번의 판단에도 일정하게 동의합니다. 그러나 쉴라 피츠패트릭이 지적한대로, 역사가의 임무는 옹호나 비난(성토도 포함이 되겠지요) 이전에 이해에 있다고 봅니다. 소비에트기근에 관한 이해가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지점에서는 부정적입니다.

      2018.11.12 00:15 신고 [ ADDR : EDIT/ DEL ]

독서/USSR2017. 9. 25. 01:43

Introduction: the Great Purges as history


Each says something about the nature of the world, and, though individually he adds little or nothing to our understanding of it, still from the combination of all something considerable is accomplished. - Aristotle

There are a number of speculations as to why Stalin carried out this bloody operation. Fainsod; Isaac Deutscher; Brzezinski etc. ... Both versions assume that the party (and police) bureaucracies were efficient and obedient ... In its investigation of the structure of the Bolshevik Party in the thirties, this study questions the applicability of the totalitarian model (2-3)

Rethinking Stalinism: A weak tradition of source criticism and a developing historiography on related problems both suggest the need to reevaluate the thirties. ... Personal accounts are valuable sources and provide vivid descriptions of the experiences and psychological impact of events of the persons who wrote them ... Yet historians have been justifiably skeptical of memoirs and autobiographies. ... The inaccessibility of archival sources on the Great Purges has led to a willing suspension of disbelief and to something less than rigorous methodology. (4-5)

This study examines the structure, organization, composition, and evolution of the Soviet Communist Party from 1933 to 1939. ... [T]he focus is the relationship between central and peripheral party organizations. ... The findings suggest that the party in the 1930s was inefficient, fragmented, and split several ways by internal factional conflict. ... Indeed, all the political events of the thirties were not parts of the same phenomenon, and it is a basic assumption of the study that an analysis of the party's structure can help avoid such reductionist fallacies. ... Although he was certainly the most authoritative political actor of the period, speculations on his mental state, private attitudes, and prejudices are baseless, given the lack of primary evidence on these matters. ... Accordingly, the work is not an exhaustive history of the Great Purges, for only access to Soviet political archives will allow historians to write definitive works on the event. (6-7)

Primary sources: 1) archival material from the Smolensk Archive, a collection of Communist Party records from the Western Region (oblast') from before the 1917 Revolution to about 1939. ... 2) printed documents, published speeches, decisions, resolutions, and so forth. ... A careful reading of party decisions alone has shown interesting conflicts and even divergent points of view within the Stalinist leadership at the time of the Great Purges. ... [A]lthough Soviet documents are often devilishly selective and full of omissions, they are important indicators of what the leaders believed to be problems and of what they wanted done - considerations of no little importance in such a mystery story. (7-8)

Nothing in the following pages is meant to minimize, justify, or excuse the terror, notwithstanding the terminology and rhetoric that close reliance on contemporaneous texts forces one to use. Certainly, any attempt to excuse such violence would be pointless and morally bizarre. ... Although the moral questions seem clear, the historical ones do not. If it were enough to fix guilt or blame, there would be no reason for any historical research. To ever understand why something happened, it is first of all necessary to know what happened.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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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USSR2017. 9. 8. 02:49

We believe in the power of science,

Walking vigorously through life,

And we hope that our descendants

Will remember us with kindness,

Those who put their labor in mining.


С верой в силу науки мы бодро Совершаем свои жизненный путь, И потомкам, надеемся твердо, Нас придется добром вспомянуть Труд вложивших свои в Горное Дело.[각주:1]


우리는 과학의 힘을 믿는다.

인생의 길을 힘차게 걸어가며,

우리의 후손들이,

존경하는 마음으로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

광업에 노력을 쏟아부은 우리들을.


1925년, 팔친스키(Петр Акимович Пальчинский, 1875~1929)가 광업연구소 소속 기사들을 위한 만찬장에서 낭송한 시의 일부의 일부.


영어판(1993), 31쪽; 노어판(2000), 56쪽; 국어판(2017), 67쪽.

  1. Центральный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архив Октябрьской революции (ЦГАОР), ф. 3348, оп. 1, ед. хр. 793, л. 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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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USSR2017. 5. 21. 23:13

"그리고 나는 내일을, 사회주의적인 내일을, 즉 오늘날 소련의 상태를 후진적이고, 비인간적인 독단과 비인간적인 관료의 단계라고 인식할 그때를 믿기 때문에, 우리의 시간이 단지 나쁜 기억으로 남아 교과서에서나 기록될 그때에 살 어린이들, 더 행복한 인류를 돕기 위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시간의 벽 너머에 도달코자 애쓰는 것이다."


"And because I believe in a Tomorrow, in a socialist Tomorrow, which is bound to recognize the current state of the Soviet Union as a phase of backwardness, of inhuman arbitrariness and inhuman bureaucrats, I rise up and try to reach beyond the wall of time, to give my hand to a young person who will live at a time when the view back on our time remains only a bad memory, recorded only in schoolbooks, to a happier humanity."


Ervin Šinko(1898-1967), "Nightly Meditations; or, Letter into the future," Roman eines Romans. Moskauer Tagebuch (Cologne: Verlag Wissenschaft und Politik, 1962), 196-197 (7/15/1935). From Jochen Hellbeck's.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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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USSR2016. 5. 1. 08:35

- 사회주의사회에서 '자기-이해'의 형성방식을 크게 4개의 일기를 재료로 삼아 면밀히 추적.

- 전체주의 대. 수정주의의 구도를 뛰어넘으려는 야심찬 시도.

- 특히 주체의 자기이해와 세계인식을 내재적으로 포착.

- 크게 두 가지가 아쉬움. 첫째, 자료의 문제. 저자도 인정하고 있지만, 분석의 외연을 넓힌다면 다른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음. (350쪽) 둘째, 이후의 분석. 이러한 일련의 사실들을 '소비에트체제의 정치적(정신적, 신체적) 억압'과 관련지어 어디에 정위시켜야 하는가의 문제. (354쪽) '자기-이해'의 형성방식에 대한 이해를 어떻게 심화시킬 수 있을까? 또는 그러한 자기이해와 소비에트사회의 역사를 어떻게 결합시킬 수 있을까?

- '사회주의적 주체성' 문제를 천착하는 저자의 향후 저작이 기대됨.


"소비에트 이데올로기의 주체를 형성하는 동력은 한편으로 맑시즘과 맑시즘의 낭만주의적 뿌리에서, 다른 한편으로 혁명보다 훨씬 이전의 러시아 문화가 지녀온 사회적으로 유익해야 한다는 명령에서 생겨났다. 참된 삶이란 개인적 추구를 뛰어넘어 사회와 역사에 한몸을 바치는 것을 뜻했다. 모범적 개인의 사례와 미래를 겨냥한 불굴의 의지를 통해 저주받고 후진적인 러시아를 다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이러한 성향은 소비에트의 역사 속에서 극단적이지만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 작동했고, 스탈린시대에 가장 강력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스탈린 사후 강도는 줄어들기 시작했다. 1936년, 젊지만 우울한 모스크바의 일꾼이자 공산청년단원인 알렉산드르 울리아노프는 두 여인 사이에서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을 받았지만, 진정한 사랑인 "경애하는" 공산당에 대한 헌신을 일기에 적으면서 스스로를 달랬다. "당은 나의 가족 ... 그녀는 나와 너무나 가깝고, 나는 매일 그녀의 존재를 느끼며, 그녀를 위해 일한다. 그리고 그녀가 나를 필요로 하는 만큼이나 나도 그녀를 필요로 한다." 스탈린 사후인 1955년, 시인 예브게니 예브추센코는 동일한 주제를 흥미롭게 변형시켜 다루었다. 여인을 언급한 시에서 그는, "나는 이 세상에서 두 가지를 사랑하오: 혁명과 당신." 예브게니의 사랑은 절반의 사랑이었고 사회와 역사만을 위한 헌신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시인은 그의 두 애인에게 가끔 바람피우는 것을 용서해 달라고 하였다."


책의 362~3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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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USSR2015. 11. 29. 18:20

19468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약 80일 간의 여행기이다상허는 조쏘문화협회 사절단의 일원으로 우수리스크(당시 보로실로프) - 모스크바 - 예레반 - 트빌리시 - 볼고그라드(당시 스탈린그라드) - 모스크바 - 상트페테르부르크(당시 레닌그라드) - 모스크바를 방문한 여정을 기록으로 남겼다. 가는 곳마다 그의 눈에 비친 전후 소련의 실상을 차분하게 묘사하는 한편, 그러한 광경 속에서 자본주의사회에 대한 사회주의사회의 우월성을 초들었다. 읽는 내내 우리에게는 '좋은 것'을 배워 '우리 것'으로 만들 의무가 있음을, 동시에 그러한 의무를 지키려는 태도는 언제든 사방에서 공격 받을 수 있음을 느꼈다. 현재 내가 공부하고 있는 이 캠퍼스 안에는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이 3개가 넘는다.

 

승전기념 예포는 저녁 아홉 시였다. 여기 식당의 저녁 시간은 대개 열시 이후라(점심도 일러야 세 시) 그동안 나는 붉은 광장에 갈 구두나 닦아보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느낀 것이 이 호텔에 일 보는 사람들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호텔 같으면 아침에 일어나기가 바쁘게 구두가 닦여져 있을 것이나 여기는 그렇지 않다. 층마다 층계 모퉁이에 책상을 놓고 앉은 여자들은 객실과 욕실의 소제와 열쇠를 맡는 것만 일이다. 밑에 출입문 안에도 노랑테 모자를 쓴 남자가 있다. 문도 잡아당겨 주고 짐도 부려들이나 오직 사무적이요 굽신거림은 없기 때문에 나도 아직 그들의 존재에 감촉됨이 없었다. 식당에도 남자노인네들인데 재빠르지 못한 것은 연령의 소치만도 아니다. 차를 가져오고도 앞에 놓인 설탕 그릇이 비었음을 이쪽에서 눈짓하기 전에 먼저 알아내는 적이 적다. 이쪽의 지적으로 알았어도 당황하지 않는다. 서서히 무거운 걸음으로 가져온다. 미안했다는 것을 나타내려 덤빔으로써 도리어 이쪽을 미안케 하는 일은 조금도 없었다. 손님의 비위를 맞추려 깝신거리고 희똑거리어 도덕적으로 위선에 이르는 것은 고사하고 심리적으로 객을 도리어 마음 못 놓게 하고 부담을 느끼게 하는 것보담은, 차라리 이 사람들의 진실하기만 한 태도가 편하고 정이 든다. [...] 이런 것이 과연 불편한 것인가? 불편하다고 주장해야 하는가? 밤에도 상점들이 문을 열고, 늦도록 신 닦는 사람은 제 아내안해와 제 어린 것들과 즐길 시간 없이 그 자리에만 붙박여 있어야 하는 사회가 정말 편한 사회일까?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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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USSR2015. 11. 7. 06:49

​​"Some readers may think that nothing but sustained outrage is appropriate for writing about a great evildoer like Stalin. But I think the historian's job is different from that of prosecutor, or, for that matter, counsel for the defense. Your first task as a historian is try to make sense of things, and that's a different brief from prosecution or defense."


Sheila Fitzpatrick, On Stalin's team,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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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USSR2015. 8. 30. 08:43

How far the Soviet regime might be considered to be a modernizing regime is itself problematical. Alongside its economic, social and cultural achievements, the Soviet regime was, in many senses, profoundly antimodern - the restriction of civil society, the impingement on any sense of citizenship, the impediments to free communications, the restriction on individual freedom and free expression. These negative features of the Soviet model cannot be dismissed as part of a general equation of plus and minuses. There is a real sense in which these negative aspects seriously restricted development in all other spheres, and indicate how far the Soviet regime profoundly misunderstood the nature of modernity.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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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USSR2015. 8. 8. 21:11

소련헌법 124조는 "인종적 또는 민족적 특성에 의한 어떠한 종류의 직간접적인 특권과 마찬가지로, 인종적 또는 민족적 배타성, 증오나 경시는 법에 의해 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산주의적 교육을 제공하고 모든 소비에트 국민에게 올바른 세계관을 심어주면서 교육은 이러한 비차별적인 법적 틀 아래 모든 민족을 소비에트화하는 한 수단으로 기여한다.


신연자, 1989, 〈소련 내의 한인과 그들의 문화〉, 서대숙, 이서구 옮김, 《소비에트 한인 백년사》, 태암, 1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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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USSR2015. 7. 22. 21:37

소련이 해체된 후 그 동안 유지되어 왔던 소비에트 사회주의 제도의 긍정적인 면은 실질적으로 사라지고 말았다. 소련 당시에는 볼 수 없었던 민족과 민족 사이의 반목질시 현상이 노골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같은 책, 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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