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겨울 쿼터를 끝으로 나는 코스워크를 마쳤다. 이제 과정 중에 남은 일은 논문자격시험을 잘 치고, 프로스펙터스를 방어하는 일이다. 여태껏 성실히 공부를 해왔고 또 잘 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 없이 넘기리라고 예상한다. 


앞으로의 일정은 다음과 같다.

2020년 1-2월: 논문자격시험 4과목(냉전사, 과기사, 월남사, 소련사)

2020년 6월: 프로스펙터스 방어

2020년 7-12월: 한국에서 펠로우로 체류하며 필드워크?

2021년 1-9월: 러시아에서 연수 자격으로 체류하며 필드워크?

2022년 봄: 졸업 및 박사학위 취득


2년차를 마친 지금 공부로 탈조선 프로젝트를 위한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게시물에 공공연히 쓰는 것보다는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맞춤형 조언을 주는 편이 더 낫다는 소결에 도달했다. 일반적으로는 이미 할 수 있는 말을 전부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영어를 잘 해야 하고, 미영식 학술 영어를 해야 하고, 박사 진학 및 취득에 필요하지 않은 일들은 최소화 해야 하고, 목적의식을 분명히 하고 등등(29회 참조). 


이번 여름엔 이미 모스크바에서 즐거운 체류를 마쳤고, 조만간 다시 러시아를 거쳐 엘에이로 복귀한다. 논문자격시험을 준비하는 한편, 프로스펙터스를 집필하면서 3대 500의 고지를 향해 나아가려고 한다.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께서는 아래의 주소로 언제든 주저말고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이메일: dhwoo1234[at]gmail[dot]com

facebook: Dong Hyun Woo

카톡: dhwoo1234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ㄴㄴ

    메일 보냈습니다

    2019.08.16 02:30 [ ADDR : EDIT/ DEL : REPLY ]
  2. 탈조선이라

    어려운거져 이과건 문과건 대학가서부터 최소의 기간으로 줄여도 5~6년은 걸리니까

    2019.10.12 07:14 [ ADDR : EDIT/ DEL : REPLY ]

현실은 생각보다 참담했다. 유학을 나와도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점점 더 확실해 진다. 이번 꼭지에서는 바로 그러한 참담함의 일면과 그에 대처하는 우리 문돌이들의 준비에 관해 적는다.


1. 참담함

오늘은 미국에서 공부하는 동기친구들과 유럽에서 공부하는 친한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결론적으로 그들이 처한 현실은 참담했는데, 문사철 가운데 문학과 철학을 공부하기 때문이었다. 우선 모어가 아닌 외국어로 학문을 하기 때문에, 갑절의 노력을 기울인다 하더라도 우리에겐 외국어를 모어로 쓰는 화자들에게 도무지 상대가 안 된다. 더군다나 어찌어찌 하여 학위를 취득한다 하더라도 선진 서방세계에서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백인 연구자들에게도 정년이 보장되는 직위(tenured position)가 쉽게 주어지지 않는 마당에 비백인 연구자에게 그런 자리가 돌아올 확률은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외국에서 공부하는 동안, 돈이 주어지는 4~5년 동안이 그나마 마음껏 선진 서방세계의 (제국주의를 통해 일궈 놓은) 연구 토대와 자원을 쓸 수 있는 기간이다. 이후에는 그 누구도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2. 준비

그렇다고 공부로 탈조선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만 나와서 조금이나마 '잘' 하기 위해서는, 서방 세계의 연구자들를 조금이나마 따라 잡으려면 준비가 필요하고, 그 준비는 가급적 일찍 시작하는 게 좋다. 무엇이 있을까?

a. 영어: 영어의 중요성은 사람의 숨과 같다. 숨을 안 쉬면 어떻게 되는가?

b. 외국어: 다양한 외국어보다는 본인 연구에 정말 필요한 외국어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

c. 검색 능력: 검색하고 또 검색하라. 그렇게 해서 연구사 정리의 외연을 넓혀 나가는 수밖에 없다.

d. 방법론적 쇄신: 위의 c와도 연관이 되는 것이지만, 본인 필드의 최신 방법론과 철학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 쇄신을 거듭하지 않으면, 남는 것은 상투어뿐이다.

e. 인간 관계: 문돌이들의 필드는 대개 좁게 마련이다. 인간 관계를 잘 다져 놓을 필요가 있다. 좀 더 정확히는 척을 질 필요가 없다. 본인 연구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할 테니 말이다.


3. 그래도

위의 길이 어렵다고 느껴질 경우, 가장 좋은 대안은 문돌이의 길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걷는 것이다. 포기라는 말의 어감이 좋지 않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문돌이의 길은 노력에 비해 성과가 극히 미미하게 주어진다. 그러한 미래를 감내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전진하시라. 그렇지 않다면? 조금이라도 더 빠른 결정을 내려 이공계로 틀든지, 아니면 다른 방식의 탈조선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조선을 벗어나지 않으면, 도무지 할 수 있는 바가 적어진다는 것이다. 물론 조선에서도 진정으로 열심히 전진하는 연구자가 있다. 허나 이 글은 그런 특수한 사례의 연구자보다는, 공부로 탈조선을 꿈 꾸는 凡人, 즉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썼다.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말이 필요 없다.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해외로 나와야 하고, 아직까지는 연구 기본여건(infrastructure)과 생활비(stipend)를 가장 많이, 풍부하게 지급하는 미국으로 나와야 한다.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의 전망이 거의 닫혀 버린 오늘날의 세계에서, 공부로 탈조선은 신분상승보다는 좋은 연구에 전적으로 초점이 맞춰진다. 이 역사적 무게추는 계속 흔들릴 텐데, 언젠가는 좋은 연구에서 다른 지향으로 바뀔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지금으로서는 연구를 위해서는 탈조선이 필요하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영어, 영어를 잘 해야 한다. 정말 중요하다. 인문사회과학의 경우, 쓰기가 제일 중요하지만, 말하기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결국 표현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영어를 정말 잘 해야 한다.

그밖의 것들은 부차적이다. 영어 글쓰기와 말하기를 단련하고 또 단련해야 한다.

이는 영어가 모어가 아닌 사람들에게, 그리고 영어를 쉽게 익힐 수 없는 비서구나 비구영어권식민지 사람들에게, 우리들에게 적잖이 큰 짐으로 다가온다. 어쩔 수 없다. 영어를 잘 하든지, 아니면 불평등결합발전의 세계에서 영원한 밑바닥을 기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연구가 인생의 전부일 수는 없다. 하지만 인생의 대부분을 연구에 바치지 못할 바에야, 또는 그런 각오가 없다면 애초에 공부로 탈조선은 형용모순이다. 다른 방식의 탈조선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아침에 책 읽다가 수업 갔다가 지금껏 책 읽으면서 하나도 졸리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고 즐겁다. 정말 오길 잘했다. 한/미 대학원 생활-북한사 연구-비교. 지극히 주관적이니 감안하시고 보세요.


1. 재정: 미국에선 돈을 준다. 한국에선 돈을 낸다. 이는 어떤 생각들을 반영할 텐데, 전자는 "(아무리 문송해도) 학자는 키운다"이겠고, 후자는 "네 선택이니 네가 책임지려므나"겠다. 직업적 전망의 열악함을 들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건 전세계적 현상 아닌가.

2. 자료: 미국에선 그나마 맘껏 볼 수 있다. 한국에선 언제든 국가보안법 위반의 멍에를 지고 본다. 물론 자료는 여기보다 한국에 더 많이 소장되어 있다. 하지만 보기가 영 까다롭고 귀찮고 위험하다.

3. 수업: 책 많이 읽는다. 예전에 한 대학원 수업에서 한 학기에 걸쳐 읽은 분량을 여기서 일주일만에 읽었다. 영어가 진리의 언어는 아니다. 하지만 확실히 많이 읽는다. 지금도 읽고 있다.

4. 토론: 수업 내외로 토론을 많이 한다. 논의 수준이 항상 높다고만 할 수 없지만, 전반적으로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고 발언권이 있어서 좋고 윽박지르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좋다. "정통" 해석은 종교기관이나 신학교에 있는 걸로 족하다.

5. 동학: 아무래도 북한사는 미국에서 비주류인 한국사보다 더 비주류인만큼 같은 공부를 하는 선생님을 찾기 어렵다. 허나 집중도 측면에서는 전미에서 우클라만한 데가 없다고 자부한다.

6. 이론: 방법론/접근/이론/시각 등 뭐라고 해도 좋다. 다양성과 참신성을 보장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많은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이론의 다양함이 자료의 빈약함을 대체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두뇌를 더 주름지게 할 수 있는 공간임에는 틀림없다.

7. 생활: 집 떠나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강추. 밥도 밥솥과 햇반이 다 해결해 주니 반찬만 조금 확보하면 된다. 나성 날씨는 허구헌 날 맑고 좋다. 사시일철 선크림이 필요한 게 유일한 단점이다. 아, 운전을 못하면 조금 힘들다. 특히 정착 초기에는 그렇고, 가구를 마련해야 하면 더욱 그렇다. 아시안이 많고 인종구성이 다양한 만큼 차별을 대놓고 느끼진 못했다. 일전의 테러처럼 총기 규제가 여전히 안 되는 측면이 있고 이는 분명 문제적이지만, 내가 뭘 어떻게 나서서 할 수도 없거니와 한국에서도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 걸 생각하면그저 내 할 일에 집중해야겠다.

8. 추행: 한국 대학원에서의 추행과 갑질을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여기선 적어도 노력봉사 같은 건 없고, 학내 권력자가 자행하는 성범죄에 엄정하다. 물론 여기도 학생-교수 간 갈등이 샷건 난사로 이어지는 일이 가끔 있다. 자살자도 더러 있다.

그밖에도 많은 얘기가 남아있지만 우선 마저 하던 독서를 계속 해야 한다. 오직 전진뿐.


fb에 2017년 10월 10일(미국시각) 게재.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출국 9시간 전이다. 방금 전에 명지대 우편취급사무소에서 우체국 EMS 5호 상자 5개로 전부 짐을 보냈다. 선(배)편으로 보냈다. 2달 정도 걸린단다. 세상에, 과연 내 책은 잘 도착할까? 이하에서는 미국으로 짐을 보낼 때 가장 저렴한 방법 중 하나인 우체국 배송(선편)에 관해 알아 본다.


1. 박스를 준비한다. 규격에 맞게 보내야 하기 때문에 아주 큰 건 안 된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사과상자나 채소상자, 직육면체 박스면 된다. 상식적인 선에서 준비하도록 한다.

2. 한 박스 당 20KG를 넘기면 안 된다. EMS, 즉 비행기로 안전하고 신속하게(미국까지 일주일 정도밖에 안 걸린단다) 보낼 땐 한 박스 당 30KG까지 탑재할 수 있다. 하지만 요금이 상상초월이다. 자세한 것은 국제우편 요금표를 참조할 것. 좌우간 20KG 약간 못 되게 박스에 책을 담고 포장을 한다. 선편으로 보낼 경우, 20KG에 74,000원이다. 미국은 3지역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자세한 가격은 국제소포 요금표(선편일반소포)를 참조할 것.

3. 우체국 또는 우편취급소까지 박스를 나른다. EMS의 경우, 방문픽업을 신청할 수도 있단다. 부유한 자는 그러한 선택지를 택할 수 있겠다. 좌우간 나의 경우, 아버지가 차를 운행해 주셔서 수고를 덜 수 있었다.

4. 해당 우체국에서 박스마다 일일이 서류를 작성해야 한다. 보내는 사람, 받는 사람, 박스 내용물, 배송에 실패했을 경우 반송 받을 것인가 포기할 것인가, 서명 등을 주구장창 적어내야 한다. 미리 서류를 좀 얻어다가 작성할 수도 있겠다. 무척이나 귀찮은 일이다.

5. 작성한 서류를 제출하고 대금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으면 된다. 나의 경우, 처음에 뭣도 모르고 EMS로 보낼 생각으로 룰루랄라 갔다가 총액이 130만원 가까이 나와서 허겁지겁 선편으로 선회했다. 박스를 뜯고 책을 빼고 다시 포장을 하고 등등. 이 과정에서 우체국에서 근무하시는 노동자분의 도움을 얻었다. 따라서 일을 본 후에 명지대 학생회관 3층 카페에 가서 망고스무디를 두 잔 사서, 하나는 그 노동자께 드리고 하나는 해당 사무소의 관리인인 분께 드렸다. 처음엔 사양하셨으나 내가 박박 우겨 우린 모두 웃는 낯으로 헤어졌다. 

6. 무신론자의 경우엔 할 일을, 신앙인의 경우엔 기도를 세게 하는 일이 남았다. 중간에 없어지는 소포도 있다고 들었다. 최근 미국 동부의 한 저명한 대학으로 박사과정 밟으러 가신 선생께서는 10상자 넘게 보내셨는데 전부 잘 도착했다고 한다. 난 5상자를 보냈다. 근대우편체계가 나의 배송 업무를 잘 마치게 도와줬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내 할 일을 하면 되겠다.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이하에서는 "최대한 적은 짐"을 지향하며 출국 전 짐 목록(packing list)을 제시한다. 이 목록은 결코 보편적이라고 할 수 없는데, 나처럼 대도시(Los Angeles)로 가면서 짐을 많이 가져가지 않아도 별 상관 없는 유학생을 위한 목록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 이 목록의 작성을 위해 fb에서 댓글을 달아 주고 개인 메시지로 연락을 준 모든 동학들, 동지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답변들을 종합해 보면, 소품 구입에 관해 크게 두 경향으로 대별 되는데, 하나는 국내에서 사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 현지에서 조달하라는 것이었다. 짐이 많은 건 싫으므로 미국 현지에서 사는 것으로 한다. (국내에서 구입하라는 분들을 결코 무시하는 게 아님을 밝힌다)

*** 이밖에도 이불, 옷, 제본 책 등 경험에서 우러 나오는 꿀 조언을 준 이들에게도 고맙다. 나는 쉽게 아프지도 않고 기관지도 강하기 때문에 우선은 가본다. 가서 권토중래.

**** 학교 기숙사에서 제공하는 것들과 기본 정보


1. 한국에서


수건 - 미국 수건은 크다. 한국에서 작은 수건을 몇 장 챙겨 간다.

손톱깎이, 면봉(다이소), 치실 등 소품들 약간

돼지코 약간

펜과 공책 등 문구 약간

안닦수

제올라에스 - 벌레들은 전부 숙청 대상이다.

옷걸이

세면도구 - 근대적 위생은 중요하다.


2. 미국에서


수건 

여과물병(Brita) - 월마트에서 싸게.

멀티탭 - 110v용 아이폰 충전기를 구입하면 된다.

스탠드 - LED니 삼파장이니 출국 전에 공부를 좀 해야겠다.

향초 - 초를 키다가 기숙사 불 내면 추방을 각오해야 한다.

밥솥 - 블랙엔데커를 노려본다.

커피 - 이탈리아에서 산 기구를 챙기고, 가서는 캡슐 커피 기계도 산다.

프린터와 레터지 - 레이저젯 또는 복합기 싼 거.

진공청소기


To be added ... I sincerely welcome your wisdom!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와슈에 살고있는 팬

    스테인리스 수저 추천드려요>< 미국에서 사는 한국제품이 아닌 전기밥솥들은 밥이 맛이 없다고 해서 전 작은 전기밥솥 캐리어에 넣어서 미국 가져왔답니다. 화이팅!

    2017.09.07 06:45 [ ADDR : EDIT/ DEL : REPLY ]

 출국 11일 전이다. 어느새 성큼 미국으로 가는 날이 다가 왔다. 비자며 안전한 출국 및 입국에 필요한 것들을 처리해야 하는데 하기 귀찮은 것이 사실이다. 

 이 블로그에서 누군가는 정보를 얻고, 누군가는 희망을, 때론 절망을 얻고 간 듯 하다. 처음 밝혔던 것처럼, 이 칼럼의 대상자는 "공부로 한국을 벗어나고 싶은 이들"이었고 지금도 그 심경은 변화가 없다. 결코 없다! 한국을 좋은 사회로 만드는 것만큼이나 한국을 벗어나 사는 것도 좋은 일이다. 하물며 가진 게 공부밖에 없는 가난한 한국 젊은이들에겐 그만한 방법이 도무지 없는 것이다.

 허나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세상은 계급적이고 세습적이다. 즉 부모의 재력이 클수록 편하게 살고, 탈조선도 잘 할 수 있다. 이는 실로 그러하다. 또는 부모가 전문직일수록, 자녀에게 물려줄 것이 많을수록, 잃을 것이 많을수록 그러하다. 나는 그들의 탈조선에 관해 아무런 판단도 하지 않는다. 오직 가난하고 억압 받는 이들이 스스로 일어날 때 해방의 빛은 아주 조금씩 우리에게 찾아올 뿐이라는 사실을 전하는 것이다.

 친한 이는 이 블로그의 글들이 "신자유주의"의 논리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라면서 대체 이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말이기에 고맙다. 하지만 나는 누군가를, 그중에서도 돈 없고 소위 뒤를 봐주는 이가 없는 가난하고 힘든 사람들의 탈조선을 돕고 싶다. 내가 돈이라도 많으면 그들 손에 쥐어 주겠는데, 줄 수 있는 게 이 칼럼밖에 없다. 나의 경험을 따라하라는 것도 아니요, 단지 참고만 하라는 것이다.

 가난한 이들은 어느 사회에서나 가난한 밑바탕을 구성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난한 이들은 언제나 힘들다. 나도 가난했기에 힘들었고, 지금도 가난하기에 힘들다. 이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려면 오직 탈조선뿐이요, 나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인 공부로 탈조선을 연재했던 것이다.

 앞으로도 라라랜드에서 이 칼럼을 연재할 생각이다. 공부하느라 정신이 많이 없겠지만, 또 여기서 30년을 그렇게 살았는데 그곳에서의 삶이 힘들어 봤자 얼마나 힘들 것인가? 그저 나아갈 뿐이다.

 공부로 탈조선을 꿈꾸시는 모든 분들께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오직 영어 뿐이고, 오직 전진 뿐이다.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와이히오

    안녕하세요. 작년 유학 준비 할 때부터 이 블로그를 읽으며 정보도 많이 얻고 위안도 얻고 걱정과 스트레스(?)도 얻고 했는데, 어느 새 저도 출국일을 눈 앞에 두고 있네요. 좋은 글 많이 올려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한국에서 쓰는 마지막 댓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 열심히 공부하면서 가끔 또 들를게요! 건승하시길!

    2019.07.31 01:19 [ ADDR : EDIT/ DEL : REPLY ]

8월 18일 오후 7시 35분에 fb에 올렸다.


[간담회 보고] 

'한국사로 미국 박사 유학가기' 간담회를 성황리에 잘 마쳤습니다. 학부 재학생부터 석사 분들까지 크게는 문과, 세부적으로는 다양한 전공의 선생님들께서 참석해 주셨고, 유학과 역사 공부에 대한 유익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성원과 참여에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계속 어두운(?) 시대에 맞서 함께 잘 견디고 버티는 데 도움이 되는 그런 관계가 되길 바랍니다! 전진!


8월 19일 오후 2시 13분에 fb에 올렸다.


[어제 간담회 현문현답 베스트] 

학부생: "저 ... 국내 인문학 대학원 가려고 하는데요." 

석사: "취직해." 


학부생: "인문학 박사과정 가려고 하는데요." 

석사: "공학으로 바꾸기에 늦지 않았습니다." 


학부생: "저 ... 석사만 하고 연구원 하는 건 괜찮나요?" 

석사 연구원: "아니요. 전망은 어둡기만 합니다."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2017년 8월 18일, 서울대 사회대 339호에서 개최된 간담회는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오후 4시에 즈음하여 참석자들이 배석해 있었고, 5시가 되기 전에 모든 참석자들이 강의실에 들어왔다. 사전에 통보한대로 1시간 가량을 미국박사 유학의 일정과 핵심, 실태와 그 이후에 관해 강연했다. 이후 2시간 가량 질의응답과 토론이 이어졌다. 아래에선 질의응답과 토론 시간에 나온 질문을 생각나는대로 정리한 것이다. (어제 질문을 적어두려다가 미처 그러지 못했고 두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다) 초반에는 내가 주로 대답했으나, 나중에는 모두가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하고 질문을 주고 받았다. 

 간담회에는 나까지 모두 10명이 참석했고, 모두의 학력은 학부 재학생부터 석사 졸업생까지 다양했으며 크게는 '문과'와 '인문학'에 포함되는 공부를 했고,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이었다.



1. 석사 전공이 진학 희망하는 박사 전공과 다를 때 입시에 성공한 경우를 주변에서 보았는가? 또 그런 일은 가능할 것인가?[각주:1]

답: 주변에서 거의 보지 못했다. 불가능하진 않겠다. 허나 학업계획서를 비롯해 본인의 연구 서사를 어떻게 작성할지 고민을 많이 해야겠다. 미국 교수가 '왜 석사에선 그걸 했는데, 박사에선 이걸 하려고 하나'라고 물어보지 않겠나.


2. 미국 외에 영국[유럽]이나 러시아에서 석사를 하고 미국박사에 도전하는 것은 어떠한가?

답: 여력이 된다면 추천한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대다수가 그럴 [경제적] 여력이 안 된다는 것을 알지 않는가. 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러시아 석사를 하고 관련 전공으로 박사를 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러시아 석사가 주는 장점이 거의 없음을 깨달았다. 영국은 영어를 쓴다는 점에서 러시아보다는 낫겠으나 도긴개긴 아니겠는가.


3. 국내 석사진학을 생각 중인데, 학교는 어디가 그나마 좋을지?

답: 우리는 그 답을 당연히 알고 있다. 고개를 들어 그곳을 보라.


4. 국내 석사진학과 동시에 유학 준비를 시작하는 것은 어떠한가?

답: 무척 힘이 들 것이다. 우선 영어 글쓰기를 체계적으로 가르쳐 주는 곳이 잘 없다. 동시에 국내 석사과정coursework도 수행해야 하지 않겠는가? 양자는 다른 언어와 다른 생각의 결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이기에 동시에 수행하기가 어렵다.


5. 국내 석사과정이다. 석사학위논문을 작성해야 하는가, 아니면 유학 준비를 우선시해야 하는가?

답: 결국 본인의 지향이 중요하다. 유학을 꼭 가야겠다면 당연히 유학 준비를 우선시해야 하겠다. 유학을 언제든 갈 텐데 석사학위논문에 집중하겠다는 분들은 그렇게 하시라. 


6. 미국 석사과정은 어떠한가?

답: 경제적으로 뒷받침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행여 운 좋게 펀딩이나 펠로십이라도 받지 않는 이상, 해당 미국 대학의 발전에 조그마한 기여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미국박사를 지향할 때, 한국에서의 석사과정보다 많은 자원(물적/정신적/인적 등)을 얻을 가능성이 높고 또 그를 적절히 사용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7. 간담회를 듣고, 미국박사도 생각만큼 쉬운 길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무엇을 해야 할까?

답: 국내에서 취직은 개미지옥임이 주지의 사실이다. 시대정신은 공학이다.


8. 입시에 필요한 영어, 그리고 학술적인 영어 글쓰기를 위해선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하는가?

답: 결국 노출의 접면을 최대한 늘리고 영어 사용을 최대화해야 되지 않겠는가? 바로 그러한 작업이 국내에서 하기 힘든 것이다.


9. 학업계획서Statement of Purpose에 외국어 실력을 솔직히 써야 하는가?

답: 본인이 수월하지 않은 지점을 굳이 쓸 필요가 있을까? 또한 연구에 필요한 언어라 하더라도 입시 차원에서 다양한 외국어 구사가 그렇게 많은 고려를 받진 않는 듯 하다.


10. 한국에서 학사학위만 취득하고 바로 미국박사로 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답: '한국사' 또는 '역사'로 그렇게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만 알겠다. 좌우지간 파이팅하시고 전진하시길 바란다.

  1.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전공이 다른 경우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지 않나요? 오히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전공을 바꾸지 않는 것은 국내 분위기 때문인 측면이 클듯 합니다. 본인 스스로 전공 바꾸는걸 이상하게 여기고, 또 용기를 내 전공을 바꿔보려는 사람들도 나중에 국내에 돌아왔을때 불이익을 받지않을까 두려워 못 바꾸기도 하고요. ... 전공 바꾸는 게 어드미션 받는 데서 특히 불이익이 있다기보단, 유학 뒤 국내에서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 기피되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 경험의 차이라고 해도 좋을듯해요^^ 문제는 우리나라 환경에선, 전공 바꾸는 것을 고민할 정도면 나름의 문제의식이 꽤 진지하고 깊다고도 할 수 있을듯 해요. 전공 차이가 아주 동떨어진 정도가 아니라면, 자신의 문제의식을 잘 설명하기만 하면 어드미션에서 특별한 불이익 걱정을 할필요는 없을듯 합니다. 물론 그렇다 해도 국내에서 그게 문제가 될수도 있음은 (불행히도) 고려해야겠죠.." fb에서 K선생님 의견_170819 [본문으로]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

맹하지절 두루 안녕하신지요? '한국사로 미국 박사 유학가기'를 대주제로 하는 간담회의 일정이 드디어 잡혔습니다. 경애하는 O형님의 도움으로 장소를 확보하였습니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주소: 서울대학교 사회과학관(16동) 339호 (네이버 지도)

일시: 2017년 8월 18일 금요일 오후 4시~7시


간담회 진행 순서는 아직 생각 중이오나, 처음 한 시간 정도를 강연 및 (사전)질의에 대한 응답에 쓰고, 나머지 두 시간을 자유로운 토론 및 의견 교환에 쓰고자 합니다. 

참석하시는 분들께서는 현재 

1. 학력(학사 재학, 학사 졸업, 석사 재학, 석사 졸업 등)과 전공

진학을 희망하는 2. 미국 대학 전공 또는 학과​, ​

3. 공부할 세부 주제​를 답장에 첨부하여 주십시오. 

아직 진학할 학교나 주제에 대해 구체화가 덜 되신 분들은 사정이 허락하는 한에서 구체화 해주시길 바라며, 진학보다는 간담회에 참석하여 의견을 나누길 희망하시는 분들은 관심있는 주제를 적어주시면 제가 답변을 작성하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또한 이 내용이 들어간, 간담회 당일날 참석하시는 분들의 연락처를 작성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

간담회 전까지 바라는 점이나 필요한 사항, 기타 연락은 dhwoo1234@naver.com 으로 언제든 해주시고, 미국박사 유학에 관심있는 분을 대동하시는 것은 환영입니다 :)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전진!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