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4. 11. 16. 06:59

크리스토퍼 놀란(Christopher Nolan)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를 보고 왔다. 실로 광활한 우주의 규모와 심원한 미지의 크기는 우리를 압도한다. 영상에 비친 우주는 물론이려니와 우리는 세상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모르고 있는가? 또는 모른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는가? 하지만 그러한 무지(無知)나 무지에의 의지가 억압과 압제, 착취와 수탈에 대한 면죄부 역할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되려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시시각각으로 우리를 조여오는 구조와 함부로 재단하는 비교의 격자는 실로 모두를 질식시킨다. 그리고 곧바로 나락으로 떨어트린다.

 

2년 동안의 대학원 생활이 곧 끝난다. 2015년 2월을 끝으로 나는 대학원 석사과정을 수료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이 무얼 말해주는가? 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한국현대사, 아니, 우리 사회가 대체 어떻게 하여 이 지경에 처하게 됐는지를 알고 싶었다. 그리고 2년 동안 무얼 하였는가 스스로 되물어 보면, 잘 모르겠다, 라는 답 외에는 내뱉을 말이 없다. 부끄럽고 마음이 먹먹해진다.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알차게 보내지 못했다. 내 탓만 해서는 아니 되겠지만, 그렇다고 누굴 탓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탓할 대상은 오직 사회뿐, 그리고 그 사회의 궤적인 역사뿐.

 

운동할 때나 누군가를 응원할 때 나는 곧잘 말한다. "밀어 붙이라." 내 스스로에게도 이 말을 해야 했는데 잘 하지는 못 했다. 벗어던질 가면도 후회할 구석도 없는 마당에 무에가 두려워 이렇게 망설이는지는 잘 모르겠다. "밀어 붙이라." 처참하게 찢긴 사람들의 삶에 희망을 선사하기 위해서는 대체 무엇을 해야할까? 그리고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도 잘 모르겠고 앞으로도 잘 모를테지만 우선은 '밀어 붙여야' 하겠다.

 

광할한 우주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광대한 누리망을 헤엄치다가 이 글을 읽게 되는 모든 이들에게 건투를 빌며. 밀어 붙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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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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