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8. 1. 14. 19:26

프랑스혁명기 과학원(Académie des sciences) 폐지와 관련된 글을 읽으면서 갑자기 든 생각: 한국사회도 다른 여느 사회와 마찬가지로 차별이 만연한 곳임을 명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달리 봉건사회가 아니다. 자본가/지주/관리직(판검사, 외교관, 전문직, 교수 등등)의 세대 간 상속이나 결혼을 통한 가문동맹 등. 거기에 성별, 학벌, 지연, 종교, 외모 등 다양한 전략이 동원된다. 여기까진 "평범한" 이야기이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 중 하나는 머지 않아 불거질 인종문제이다. 

"다문화사회"라는 표지로 포장되기 십상인 현실은 참담하다. 동남아(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 한국인 남자가 저질렀고 지금도 꾸준히 저지르는 여러 죄악에 더해 끊임 없이 몰려드는 이주노동자 및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증가는 한국 사회에 필연적으로 인종문제를 선사할 것이다. 이미 지금도 서비스업/감정노동/돌봄노동 분야에서 지배인종(한국인)의 언어인 한국어가 가능한 중국국적 여성 분들이 대거 노동을 하고 있지 않나. 노동력에 대한 반대급부가 한국인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뿐만 아니라, 한국 여권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게토화(이미 경기도 안산은 별칭이 "안산드레아스"임을 생각해 보시라), 지배인종과 "혼혈"/외국인의 갈등 등 제국주의/식민주의의 역사에서 나타났던 일들이 고스란히 등장하겠지. 

제일 소름끼치는 상상은 오늘날 유럽에서 준동하는 극우의 메시지가 반복되는 것이다. "한국인을 위한 일자리를 "순수하지 않은 한국인"이 모두 가져간다!" "대한민국은 한국인을 위한 나라이다. 거지 소굴(shithole)에서 온 너희들은 거지 소굴로 돌아가라!" 그리고 인권감수성이라고는 실로 無인 우파 정치인들(기사 참조)은 이러한 메시지를 통렬한 호소인 마냥 떠들고 표를 모으려고 하겠지. 경제가 나아질 기미는 거의 없는데(저발전의 지속, 이윤율의 경향적 저하, 재분배는 개나 줘버림 등), 이 경우 희생양을 찾는 메시지에 공감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전지구적으로 다시 한 번 파시즘/군국주의가 창궐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그런데 왠지 그럴 것만 같아 무섭고 무기력하다. 우파는 너무나 쉽게 단결하고, 좌파는 너무나 쉽게 분열한다. 더군다나 이제는 20세기 소련과 같은 사회주의의 보루도 없다. 우리가 맞이하는 즐거운 21세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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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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