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7. 9. 3. 07:57

 9월 3일 일요일 아침은 태안 만리포의 한 허름한 펜션에서 맞이했다. 10년지기 K와 8년지기 K와 어제 찾은 만리포였는데, 10K가 하도 술을 마셔서 주정에 잠을 쉽게 못 잔 기분이다. 아침에 일어나 대충 씻고, 8K가 운행하는 차를 타고 상경길에 나섰다. 중간에 행담도 휴게소에 들러 점심을 먹었는데, 순두부찌개가 아주 얼큰하고 좋았다. 미국 가면 이런 음식을 쉽게 못 먹겠다는 생각에 아쉬워졌다. 영등포구청역까지 와서 헤어졌다. 그길로 나는 전철역 화장실에 잠시 들르려고 했다가 그냥 올라와 7612를 타고 명지대에 내려서 걸어 왔다. 동생이 고맙게도 마중을 나와 주었다. 집에서 쉬다가 동생과 걸어서 할머니 병원으로 향했다. 할머니께서는 가만히 누워 계셨다. 이제 미국 가면 당분간은 페이스톡으로만 연락을 주고 받을 수 있겠지. 그것은 좀 슬프다. 좌우간 헤어질 때 언제나 그렇듯, 서로 엄지를 치켜 들고 1 like를 교환한 다음에 내려 왔다. 돌아오는 길에 동생과 감자칩, 허니버터칩을 사서 나눠 먹었다. 다시 쉬다가 씻고 버스 타고 연세대 앞에 내려 현대백화점 쪽으로 걸었다. 오늘은 11년지기 고등학교 동창들 4명을 만났다. 오랜만에 만났고, 아웃닭에서 치킨을 뜯었고, 맥도날드 아이스크림을 먹고, 연세대 캠퍼스를 조금 걷다가 헤어졌다. 잘 지내길 바란다. 걸어서 집에 오는 길에 동생이 마중을 나왔다. 편의점에 들러 탄산수를 구입한 뒤에 귀가했다. 이제 이런 모습도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겠지. 아쉽지 않다. 전진할 뿐이다.

 9월 2일 토요일엔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할머니를 뵙고, 스타벅스에서 동생이 사주는 커피와 케이크를 먹은 후에 버스를 타고 응암역, 합정역, 신대방역으로 해서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신대방역 2출로 나와 서성이다가 편의점에서 커피를 사고 기다리니 8K가 왔다. 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아 10K를 태우고자 했다. 중간에 로드킬 당한 고양이의 내장이 튀어 나와 있었고, 이를 먹기 위해 까마귀 한 마리가 옆에서 서성였다. 생명의 존엄함과 허무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좌우간 10K를 태우고 e마트 광명점에서 고기 등속을 산 후에 만리포까지 계속 달렸다. 펜션에 짐을 풀고, 쉬다가 고기를 구워 먹었다. 10K가 소주를 3병 가까이 마셔 정신을 잃기 시작했다. 셋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해변가를 거닐었다. 해방감에 도취된 두 K를 보니 나도 마음이 기뻤다. 얼마 전, 호주 갔을 때의 그 느낌이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펜션으로 돌아오는 길에 10K가 모래성을 쌓는 아이들 두 명과 잠시 놀아 주었다. 이후 돌아와 잤다.

 9월 1일 금요일엔 동생과 같이 나왔다. 홍제역 파리바게트에서 커피를 사마시면서 내려갔다. 교대역에서 낙성대역으로 와서 버스를 타고 올라가 랩커피에 들어섰다. 오랜만에, 얼마 전 지랄이를 잘 친 후배 K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학생증을 빌렸다. 이후 그는 수업에 가고 나는 14동에 가서 내 석사논문의 심사위원이시자 대선배이신 K선생님께 인사를 드렸고, 곧이어 올라오는 동학들께도 인사를 드린 후에 중앙도서관에 가서 책을 좀 읽다가 종교과도로 가져왔다. 시간이 되어 10년 전 지도교수님이셨던 K선생님을 찾아가 뵈었고, 자하연 2층에서 점심을 먹고 신양 머그에서 커피를 사서 인문대 정원에서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후에는 과도에서 후배들과 놀다가 서양사학과 선생님들께 인사 드리러 갔는데 한 분도 못 뵈었다. 시간이 돼 협동과정에서 고생하는 후배 C를 만나 조금 걸었고, 그 길로 서울대입구역에서 홍대역으로 와서 역시 협동과정의 다른 동학들을 만나 저녁을 먹었다. 70을 같이 한 존경하는 선배인 K와 이번에 유학 지원을 하는 후배 L이었다. 저녁은 청년다방에서 차돌떡볶이와 튀김을 먹었고, 후식은 백년커피에 가서 차를 마셨다. 이후 역에서 석별의 정을 나눈 후에 나는 걸어서 집에 왔다. 집에 오는 길이 멀었는데, 동생이 고맙게도 마중을 나와 주었다. 탄산수를 사서 집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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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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