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7. 8. 26. 08:11

출국 직전이나 다름없는 지라 사람들을 만나기에 바쁘다. 26일 토요일엔 일어나 소일 하다가 엄마, 동생과 함께 효요양병원을 찾아 병문안을 했다. 택시를 타고 가는 길에는 늦더위가 내리 쬐고 있었다. 매층마다 서는 엘리베이터의 느긋함에 분노하며 6층에 내렸다. 할머니는 아직 건강하였다. 인사를 마치고 나와 스타벅스에 들어갔으나, 딱히 음료를 사진 않았다. 나오는 길에 카페인이 들어가 있지 않은 커피와 들어 있는 커피를 시음해 보라는 점원의 웃음이 애처로웠다. 대체 저 사람은 왜 저기 서서 우리 가족처럼 처음 보는 이에게 웃음을 지으며 커피를 권할까? 나와서 택시를 타고 집에 왔다. 준비하여 동생과 같이 나왔다. 7018을 타고 가는 도중에 둘 다 잠이 들었다. 피곤한 나날들이기 때문이다. 아니, 이곳이 피곤하다. 동생은 세종문화회관 앞에 내렸고, 나는 한 정거장 더 가서 종로3가역 쪽으로 걸었다. 할리스 커피에서 번역 일을 하자니 1층에서도 싸움, 2층에서도 싸움이 일어났다. 싸움을 좋아하는 노인들의 향연이었다. 6시가 다 되어 짐을 싸고 3번 출구 쪽으로 향했다. K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R이 먼저 와 있었다. 이어 O, J가 차례대로 왔다. 고기골목으로 들어가 고기를 구워 먹었다. 다 먹으니 J형이 왔다. 익선동 골목으로 들어가 한 카페에서 빙수와 복분자를 먹었다. 나오는 길에 사진을 찍고 R과 함께 안국역까지 왔다. 그는 7025를 기다렸고, 나는 한 정거장을 걸어서 경복궁역에서 272를 탔다. 이대 후문에서 내려 오랜 친구인 J에게 연락을 하니 마침 종로라고 해서 무척 아쉬웠다. 7017을 타고 집에 오는 길에 동생과 연락을 했고, 그는 나를 마중 나와 주었다. 편의점에 들러 이것저것 사고 집에 왔다.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을 아주 조금 읽었고, R 관련 책을 둘러 보았다.

 25일 금요일엔 fb에 다음과 같이 썼다.

 하하 오늘도 정말 즐거웠다. 낮에도 존경하는 선생님과 선배를, 밤에도 존경하는 선생님과 선배들을 만났다. 두 분 선생님을 처음 뵌 지도 벌써 4년과 6년이 지났는데, 그땐 내가 지금 이 주제로 역사학을 공부하리라고는 생각 못했다. 오랜만에 한국어로 진행된 세미나는 정말 이 주제의 일급 연구자들이 모여 있는 곳은 한국임을 다시 깨닫게 해주었다. 따라서 아쉬웠다. 조촐한 뒷풀이 자리에서 우리는 동지애에 입각하여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고, 선생님과 선배들은 고맙게도 나의 학운을 진심으로 빌어 주었다. 학인이라면 모두가 선망할 그런 조건을 갖게 되었음에 감사하다. 햇빛이 비싼 그곳에서도 중심을 잘 잡고 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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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사용자 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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