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2017. 8. 17. 07:06

아침에 일어나 엄마가 차려준 순두부 찌개를 먹고 커피를 두 캔 사다 마셨다. 오전에는 학교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듣는 데 썼다. 중간에 커피도 한 잔 사다 먹었다. 엄마는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사다 달라고 하셨다. 조심스레 시골에 한 번 내려 가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런 질문은 꺼내지도 마시라는 투로 말씀을 드렸다. 난 내가 왜 시골에 가야 하는지 모른다. 점심으론 만두와 양배추를 먹었다. 오후가 되도록 미드 아메리칸즈를 보다가 운동을 조금 하고 씻고 걸어서 병원으로 향했다. 동생과 병문안을 마치고 집에 버스 타고 왔다.

 탈조선이 결정된 지금, 도미가 한 달도 안 남은 지금, 솔직한 심정은 다음과 같다. 탈조선이 능사는 아니다. 작년보다 심정적으로 약간 후퇴한 듯 싶다. 왜냐하면, 그렌팰 참사와 샬럿츠빌에서도 볼 수 있듯, 우리가 그간 무심하게 듣기만 해온 세계의 참화에서도 볼 수 있듯, 어디나 비극적인 문제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물론 무엇을 하든 같은 노력이라면 보상이 높은 일을 해야 하고, 그럴려면 국경 밖으로 나가야 한다. 공부도 마찬가지이다. 헌데 이러한 탈조선은 분명 바람직한 것이지만 문제의 본질은 결코 건드리지 못하는, 레닌식으로 말하면, 조합주의적인 정신만을 가지게 된 노동자의 무리와 같다. 그 자체는 결집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희망적이지만, 그 이상의 변화는 담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허망하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작년 이맘때 쯤엔 내년의 내가 이런 생각을 계속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사는 게 너무 버겁다. 즐거움의 꺼풀을 한 겹만 벗기면 켜켜이 쌓인 아픔과 고통이 눈에 선하다. 하지만 나아갈 수 있는 자들은 계속 나아가야 한다.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년 8월 26일  (0) 2017.08.26
2017년 8월 18일  (0) 2017.08.18
2017년 8월 17일  (0) 2017.08.17
2017년 8월 11일  (0) 2017.08.11
2017년 8월 6일  (0) 2017.08.06
2017년 7월 23일  (0) 2017.07.23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