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서울통신2017. 6. 20. 02:35

 세상에 숙취(宿醉)만큼 쓸모 없는 것이 있을까? 한숨 자고 일어나면 깨야 할 술이 도무지 안 깨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술이 좋고 싼 곳에서 안 마실 수는 없지만, 조금만 마셔도 숙취로 고생하게 되는 몸이다. 간이 제 역할을 못한다. 딱히 내 간을 위해 좋은 일을 한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성실하지 못한 간이라서야 여행도 힘들다.

 간이 강한 사람은 숙취가 적어서 좋겠다. 어떻게 해야 간이 강해질까? 혹자는 동물의 간을 먹으라고 조언할 텐데, 내 간을 강하게 하고자 다른 생명의 간을 먹는다는 생각은 끔찍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매일 같이 고기를 먹으면서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끔찍하기는 매한가지다. 간굽혀펴기 이런 운동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랬다간 제명에 못 죽을 테니 이내 그만 둔다.

'생각 > 서울통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로우브라통신 - 남태평양  (0) 2017.07.25
류블랴나통신 - 점원  (0) 2017.06.29
부다페스트통신 - 숙취  (0) 2017.06.20
비엔나통신 - 비극  (0) 2017.06.15
베이센바흐통신 - 여행  (0) 2017.06.11
프라하통신 - 한국인  (0) 2017.06.07
Posted by 사용자 Л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