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꼭지는 쉬어가는 곳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 즉 나의 아무말 대잔치를 벌이는 장소이다. 굳이 안 읽어도 된다.

 탈조선. 그것은 실상 돈 많고 힘 센 자들, 아니면 그들의 자녀나 친지를 위해 준비된 것이다. 이 칼럼의 대다수 구독자인 여러분에게는 그다지 해당 사항이 없다는 의미이다. 대체 공부로 탈조선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하길래?

 1. 영어. 정말 영어를 잘 해야 한다. 미드가 좀 들린다고 능사가 아니다. 술 먹고 외국인과 영어로 얘기 좀 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게 아니다.

 2. 시간. 시간을 아끼고 아껴서 가능한 한 빨리 나가야 한다. 그런데 헬조선에선 그게 불가능하다. 가난한 사람에겐 시간도 없는 법이다.

 3. 의지. 영어와 시간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두가 탈조선 하는 게 아니다. 정말 헬조선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들은 그런 의지를 가질 의향도, 가져본 적도 드물다. 왜냐하면, 이는 우리 잘못이 아닌데, 그렇게 살게끔 사회가 구조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4. 돈. 막말로 돈 없으면 살지를 못한다. 탈조선도 당연히 마찬가지이다. 심지어 공부로 탈조선이 아닌 워홀로 탈조선, 비자 받아 탈조선을 하려고 해도 돈이 필요한 건 매한가지이다. 돈, 돈은 정말 중요하다. 허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영어, 시간, 의지, 돈을 다 갖춘 이가 이 블로그를 기웃거릴 일이 없다. 그냥 그걸 자유롭게, 원하는대로 쓰면서 살면 되기 때문이다. 또 나는 그들과 친하게 지낼 의향도 있지만, 굳이 친하게 지낼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나의 목표는 영어도 안 되고, 시간도 별로 없고, 의지도 없고, 돈마저도 없는 가난한 청년 동포 제군의 탈조선을 돕는 것이다. 내 스스로가 영어도 별로 못 하고, 시간도 당연히 없고, 의지는 좀 있는 편인데, 돈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으랴? 그것은 바로 내 경험을 최대한 진솔하게 적어, 행여 헬조선을 뜨려는 이들에게 미약하나마 일정하게 유의미한 지침이 되는 것이다. 나를 따라 할 필요도 없고, 따라 할 수도 없다. 허나 내가 했던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 정도는 나는 가능하다고 본다. 그럼 그 모습을 보고 어떤 이는 일축하겠지만, 어떤 이는 약간은 따라 해보려고도 하겠지. 바로 그 후자의 가난한 청년 동포들이야말로 이 칼럼의 주요 독자가 되겠다.

 어제는 하버드를 나와(당연히 박사과정) 하버드 교수가 되시는 어떤 선생님의 박사논문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나도 그런 논문, 또는 그에 필적하는 논문, 아니면 그를 뛰어 넘는 논문을 쓸 수 있을까? 이제 향후 6년 내외의 과제는 바로 그러한 논문 작성에 달려 있다. 박사학위논문을 잘 써야 한다. 그리고 이를 책으로도 내야 한다. 그래야 영구적 탈조선에 이를 수 있는 것이다!

 이제 러시아어 수업 가야겠다. 여러분, 파이팅.

Posted by 사용자 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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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핼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2017.05.22 22:1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