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꼭지에서는 본격적으로 영어를 어떻게 습득할 것인가에 대해 다룬다. 다시 말하지만 이미 우리 헬조선 사회에는 영어 학습법과 자습법이 범람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 글을 굳이 참고하지 않아도 여러분은 영어를 잘 할 수 있고, 또 그런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겁먹을 필요도 없다. 그러면 (영어) 공부로 탈조선 하는 법을 알아 보자.

 우선 영어는 말이고, 잘 하면 권력을 선사하는 말임을 기억해야 한다. 여러분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라. 조선말을 문법 위주로 또는 문장 위주로 체계적으로 공부하여 터득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어렸을 적부터 조선말을 쓰는 환경에 노출된 채, 그 말로 생각하고 욕하고 시험 치고 하면서 늘게 된 것이다. 이는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 터득한 것이다. 따라서 단기간에 영어를 늘릴 수 있다는 광고는 백이면 백 개구라임을 기억하라. 그런데 돈 쓰지 마라. 돈 아깝다. 차라리 그 돈으로 탈조선 자금에 보태라.

 그런데 우리에겐 또 조선말에 노출되고 배운 만큼의 긴 시간이 없다. 짧은 시간 안에 영어를 터득하여 탈조선 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진 상태에서, 5~10년을 영어에 몰빵할 수 있겠는가? 우리에겐 그런 자금도 시간도 여력도 아무 것도 없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생각해야 된다.

 스스로를 최대한 많이 영어에 노출해야 한다. 그런데 이 말은 영어 학습과 관련해서 누구나 다 세 번 이상 들어본 말일 게다. 하지만 이 말을 듣고 실천한 누구나 다 영어를 잘 하는 건 아니지.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보자. 난 지금 이탈리아인 룸메이트 둘과 한 방에서 살고, 다른 이탈리아인들과도 무척 친하게 지낸다. 그들이 담배 피러 갈 때마다 같이 따라 나가며, 중간중간 들리는 단어를 캐치할 때도 있다. 허나 내가 이탈리아어에 이렇게 집중적으로 노출된다 한들 이탈리아어를 술술 구사하겠는가? 물론 내가 천재라면 그렇게 하겠지만, 아쉽게도 난 천재도 아니고 그저 노오력을 하는 조선남일 뿐이다.

 각설하고, 노출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노출의 절대량을 늘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본인이 영어를 정확히 듣고, 정확히 외워서, 정확히 따라하는 연습에 각고의 노오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탈리아인 친구들과의 관계를 기억하라. 아무리 영화니, 미드니, 라디오니 듣는다고 해서 영어가 느는 게 아니다. 결코 아니다! 이 양놈들이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정확히 알아들을 때만 노출이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예 모르거나 처음 듣는 영어를 무작정 듣는다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음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BBC 영어 학습을 추천한다. 뉴스든지 대화든지 여하간에 자막이 있는 음성/영상을 많이 듣길 바란다. 또 중요한 건 무작정 듣는 게 아니고, 자막을 참고하면서 쟤네들이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자기가 우선 이해해 보는 연습이 중요한 것이다. 이 연습은 실로 중요한데, 결국 이 작업을 통해서 청취가 어느 순간부터 잘 되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다 되는가? 아니다. 자막이 있다면 더욱 좋다. 이제 외워라. 모든 것을 외우는 건 불가능하겠고 그렇게 효율적인 방법도 아니다. 본인이 딱 듣거나 봤을 때, 멋진 말, 써먹으면 좋겠다 싶을 말, 간지 나는 말, 이 문장만큼은 오늘 외우고 자야겠다 싶은 말들만을 중심으로 외워도 좋다. 좌우간에 외워라. 영국 영어든 미국 영어든 들리는 발음, 억양, 강세 등을 그대로 머릿속에 기억하면서 외워 따라 말하는 연습을 시작하라. 조선식 영어, 즉 콩글리시를 구사하면 죽도 밥도 안 된다. 그럴 바에야 그냥 하지 마라. 하루에 한 문장이어도 좋으니, 양놈들이 구사하는 정확하고 멋진 영어를 그대로 구사할 수 있도록 혀를 괴롭혀라. 그렇게 노오력 할 때만이 어느 순간부터 회화를 능숙하게 할 수 있게 되는 지름길인 셈이다.

 이게 효과가 있느냐고? 물론이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어렸을 때 조선말을 배운 경험, 내가 이탈리아인 친구들과 한 달 간 지낸 경험들을 언제나 상기하라. 언어는 그렇게 쉽게 습득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6개월 정도는 집중적으로 노출되는 속에서 연습을 해야 제법 말이 가능하고 듣기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 된다. 그런데 효과가 있는지 의심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게 된다. 의심하는 시간을 아껴서 지금부터라도 위의 BBC 영어 학습 사이트를 방문하여 듣고 외우고 따라 말하라. 그 길만이 당신의 공부로 탈조선을 도울 것이다.

 그러면 이런 연습법으로 무엇을 달성할 수 있는가? 청취, 회화를 비롯해 영어로 생각하는 연습을 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말이란 것은 사고의 반영인데, 영어는 확실히 조선말과 다르다. 순서도 다르고 표현도 다르다. 무엇보다 존댓말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평등한 말이며,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노어보다 변화가 적기 때문에 무척이나 쉬운 언어이다. 즉 god語인 셈이다. 다른 언어를 배울 때보다 1) 노력을 적게 해도 금새 습득할 수 있고, 2) 영어를 잘 하면 지구상 어느 사회에 가서나 적어도 인간다운 대접을 받을 수 있으며, 3) 탈조선 하는 데 가장 유용한 무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약간 별개지만, 만일 누군가 내게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겠는가? 아니면 영어는 벙어리인 대신 노어, 일어, 중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겠는가?" 라고 물어본다면 내 대답은 단 한 순간의 여지도 없이 전자를 택하겠다. 헬조선 사회에서는 영어 외의 다른 언어에 대한 보상이 너무나 적고, 반대로 영어를 잘 하면 세계 학계에서도 당당해 질 수 있다. 이는 분명 문제적이지만 오늘날 세계의 질서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당장에 바꿀 수도 없다.

 시간은 금이요, 영어는 갓이다. 영어는 금이고, 시간은 얼마 없다.

 여러분에게 탈조선의 적기는 여기, 지금 (hic et nunc)이며, 오늘부터라도 영어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탈조선에 도움이 된다. 특히 헬조선의 20대는 이르면 이를수록 영어 공부를 시작해야 하며, 나처럼 30대에 갓 진입한 사람이나 40대, 50대일수록 영어 하나만을 가지고 탈조선 하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영어는 필수로 작용하기 때문에 잘 해야 한다.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단어 하나하나 외우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물론 아예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단어 하나하나 외우다 보면 남들은 문장을 외우고 대화를 외우기 때문에 반드시 지게 마련이다. 그냥 본인이 영어 공부를 통해 만족감을 느낀다면 그것도 나쁘진 않다. 허나 탈조선을 위해서라면 긴 단위를 통째로 외워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온힘을 다하라.

 한글 자막을 보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럴 바에야 그냥 탈조선 생각은 접고 즐겁게 한글 자막을 보면서 재미있는 미드, 영드를 만끽하면 된다. 같은 시간 동안 누구는 영어를 공부하여 탈조선 하고, 누구는 한글 자막을 보며 헬조선에 남게 되는 것이 이 세상의 모습임을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기에.

 토익 학원 등에 돈을 쓰는 것은 정말 의미가 없다. 공부란 것은 혼자 하는 것이고, 시험 대비용으로 최대 한 달 정도를 다녀 보는 것만이 의미가 있다. 학원이란 보험회사와 같아서 사람들의 공포심과 헛된 희망을 자극 시켜 지갑을 털어먹는 잔혹한 괴물들이다. 그런 데 돈 쓰지 않아도 헬조선에서 돈 쓸 곳이 너무나 많기에, 절대 학원은 다니지 않길 추천 드린다.

 이 칼럼을 정리해 보자. 탈조선을 위한 영어 공부에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내가 추천 드리는 것은 

정확히 듣고, 정확히 외워서, 정확히 따라하는 연습에 각고의 노오력을 기울이는 일이며, 단어 하나하나를 외우거나 한글 자막을 보는 일, 토익 학원 등에 돈을 쏟는 일은 절대 금물

임을 명심하는 것이다. 여러분의 성공적인 영어 학습의 시작을 바라며, 조만간 다른 꼭지로 찾아 뵙고자 한다. 영어 공부 파이팅. 여러분의 탈조선 파이팅.

Posted by 사용자 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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