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2017. 1. 29. 16:30

안녕하세요, 관련 전공 박사생입니다. 학부생 영어 작문 지도도 했었고요. 제 자신도 라이팅의 벽에 항상 좌절하는 편입니다만, 다른 전공 인문사회계 박사생들 글을 돌려보면서 서로 peer-review해줄 때가 있는데 이 때 종종 느껴지는 점들을 정리해 봅니다.


비트켄슈타인이 이런 말 한 적 있습니다.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라고요. 동시에 이런 말도 있습니다. 언어는 사고의 도구라고요. 어쩌면 원글님의 문제는 영어표현력의 문제가 아니라, 영어를 사용해서 사고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 걸지도 모릅니다. 똑같은 레고를 사용해도 레고를 쭉쭉 쌓아올리는 데 그치는 분도 있고 궁전을 하나 만들어내는 분도 있습니다. 영어 작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영어를 얼마나 잘 쓰냐'가 아니라, '내 연구에서 글언어로서의 영어를 사용하여 얼마나 깊게 사고할 수 있는가' 라고 생각합니다.

글쓴 분께서 말씀하셨듯, "A이론과 B이론이 있다. 그런데 A이론에서는 a라는 결점이 있다. 그러므로 A이론의 결점을 보완한 B이론을 쓰겠다." 라는 전개가 있다고 봅시다. 단순한 삼단논법입니다. 이런 명료한 서사의 전개가 환영받는 분야들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렇지만 인문사회에서 요구하는 것은 그보다 한두 단계는 더 나아간 다면적인 사고와 고찰입니다. 단순히 A이론은 누가 만들었고 어떤 학자가 만들었고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A이론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x와 y, z라는 조건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이 상황의 w라는 조건을 면밀히 조사해 보면 x, y, z 조건을 뒷받침하는 충분한 근거가 주어지지 않았으므로 a라는 결점이 도출된다. B이론은 xxxx년대 abcd-ism이 지배하던 시기에 a결점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학자들이 제창했으며, 이에 대한 근거 c,d,e는 주어진 상황을 구성하는 요건과 부합하므로 이 연구에서는 B이론을 사용하여 이 상황을 설명하기로 한다" 같은 종합적 다면적 비판적 사고가 필요합니다. 이런 사고를 영어 단어, 문법구조, 논리구조 등을 활용해 얼마나 깊게 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 거고요.

이론이 limited하다면 어떤 면이 어떻게 limited인지 질문을 던져 보시고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보세요. 그리고 limited라는 단어는 사실 상당히 넓습니다 -- 좀더 상황에 적확한 단어를 써보도록 노력해 보세요. 예를 들면 Theory A is limited ~~라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Theory A only partially explains the given phenomena in that it does not presuppose a, b, c conditions... 등등이라던가요.

저 역시 표현의 한계 및 제 사고의 한계가 느껴져서, 전공 분야 논문들이나 뉴스기사들을 거의 매일 필사합니다. 논문 읽을 때 항상 노트 펴 놓고 표현 및 단어 정리합니다. 이 때 유의할 점이 두 가지 있어요. 첫째는 receptive vocabulary와 productive vocabulary는 다릅니다. 내가 보고 이해하는 단어라고 내가 다 쓸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는 겁니다. 예를 들어 논문에서 extrapolate라는 단어를 발견했는데, 저는 이게 뭔지 뜻은 이해하지만 라이팅에서 이걸 쓸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extrapolate 써 놓고, 영영사전 뜻 써 놓고, extrapolate를 활용한 제 문장을 한 번 써 본 다음에 다시 논문 읽기로 돌아갑니다. 그래야 이 단어를 나중에 쓸 수 있더라고요. 두 번째는 필사한다고 눈으로 훑어보고 그대로 노트에 적는 게 아니라 머릿속으로 한번 넣은 후에 쓰는 겁니다. 저는 매일 아침 이 블로그에 나와있는 내용대로 따라하고 있습니다. http://dadoc.or.kr/905

마지막으로, 제가 모아온 라이팅 자료들 공유할게요. 영어 라이팅 초보신 분은 이 글부터 일단 보시고 개념을 잡으시면 좋습니다 (http://slownews.kr/49886). 또한 the elements of style이란 손바닥만한 책이 있는데 초보시라면 일독하시길 권합니다. 무료 pdf도 구글해보시면 좀 있습니다. 어휘를 좀더 다양하게 쓰고 싶으신 분은 이 글을 보면 좋습니다 (http://slownews.kr/58742). 어떤 단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간단히 찾아보고 싶다면 이 사이트를 써 보세요 (http://ozdic.com). 온라인 라이팅 자료들을 갈무리해놓은 기사입니다 (http://slownews.kr/21031).

그럼 모두 건승하시길....


MS동무의 FB에서 퍼옴.

Posted by 사용자 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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