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2014. 9. 1. 16:32

* 2014년 3월 4일 작성.

 

필자: 블라디미르 이셴코(Volodymyr Ishchenko)

일시: 2014년 2월 28일(GMT 1532)

출처: http://www.theguardian.com/world/2014/feb/28/ukraine-genuine-revolution-tackle-corruption

사진: 지난 금요일, 친러 코사크인들이 크리미아 공화국 의회건물 바깥의 전쟁기념물 근처에 모여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태에 관해 흔히 두 가지 수식이 뒤따른다. 하나는 이것이 민주혁명, 심지어 사회혁명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것이 우익쿠데타, 심지어 네오나찌의 쿠데타라는 것이다. 사실 앞서의 두 성격규정은 모두 틀렸다. 다만 지금껏 우리가 목격한 것은 우크라이나 서부와 중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나 동부와 남부 지역 다수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대중봉기이며, 그 결과 정치 엘리트세력 간의 교체는 이뤄졌다. 그러나, 최소한 현정권 밑에서 민주적이고 급진적인 변화의 전망은 굳게 닫혀있다.


 우크라이나의 현 '혁명'이 왜 사회적이지도, 민주적이지도 않은가? 마이단(Майдан; 광장) 운동이 주장한 몇몇 요구는 관철됐다. 일례로, 사망한 시위대 중 대다수를 죽인 악명높은 베르쿠트(Бе́ркут) 전투경찰대는 해체됐고, 야누코비치 행정부의 가장 악랄했던 관료들도 파면됐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이 구조적인 민주적 변화의 시작을 의미하거나, 새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만연한 부패, 즉 가난과 불평등을 뿌리채 뽑을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더욱이 새정부는 그러한 문제들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고, 경제위기의 부담을 부유한 과두세력이 아닌 가난한 우크라이나인들에게 고스란히 지울 것이다.


 새정부는 마이단 운동의 사회경제적 요구를 신자유주의적 안건과 맞바꿨다. 지난 목요일 인준을 받은 새정부의 각료는 주로 신자유주의자들과 민족주의자들로 구성됐다. 그들은 의회에, 가격과 관세에 관한 "반민중적 결정"을 내려야 할 필요성을 강변했고,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돈을 빌려올 수 있는 모든 조건들을 갖출 준비가 돼있다고 공표했다.


 임금을 동결하고 가스값을 대폭 인상하라는 국제통화기금의 요구는 우크라이나의 이전 정부가 유럽연합과의 연계 합의에 관한 협상을 유예한 이유이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새정부를 "자살자 정부"라고 부를만 하다. 평범한 우크라이나인들을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트릴 이러한 반사회적 정책과 통화붕괴에 대한 대중들의 실망을 예측하기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극우세력은 새정부 내에서 주요한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몇몇 논자들은 우크라이나 새정부 내의 극우세력의 준동이 유럽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경고했다. 현재 부수상, 국방장관, 생태장관, 농업장관, 검찰총장의 자리를 국수적인 자유당(Свобода)이 쥐고 있다. 조국당(Батьківщина) 온건파에 뒤늦게 가담해 마이단의 자위대세력을 효율적으로 지도한 안드리 파루비(Andriy Parubiy)는 우크라이나 사회국민당의 창립자 중 한 명이자 준군사적 청년단체의 전 지도자였고, 지금은 국방안보회의의 수장이다.


 동시에, 시위에는 잘 기획된 무장 쿠데타라는딱지가 붙게 됐다. 정당들은 마이단 운동, 특히 준군사적 무장대를 거의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실상 이 정당들은 정기적으로 마이단 운동을 고무하고 있고, 성공하지는 못했으나 야누코비치와의 타협을 촉구하고 있다.


 가장 염려되는 것은 새정부가 악명높은 우파지구(Right Sector)를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파지구원들은 이제 대중적인 영웅들이고, 승리한 "혁명"의 전위대이다. 그들은 우크라이나 서부지역에서 경찰들로부터 총기를 강탈했고, 야누코비치가 실각한 지금은 "부패한 민주주의"와 자유주의에 맞서 혁명이 계속 진행돼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마이단 운동에서의 단호함과 핵심적인 역할을 자찬한 자유주의자들은 이제 우파의 반동적 생각을 목도하고 있다. 최근 우파지구의 공보비서는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럽이 갈 바른 길을 말해야 하"고, 사람들이 교회에 가지 않고 여자 동성애자나 남자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의 권리를 용인하는 "완전한 자유주의"라는 "끔찍한 상황"으로부터 유럽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파지구가 새정부에 맞서 움직이는 것은 시기상조이다.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진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파지구는 급격하고 깊어지는 경제위기 속에서 새로운 반란을 주도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에 강한 좌파세력이 없는 상태에서, 우익 대중주의자들은 사람들의 사회적 고충을 들쑤셔 놓을 것이다.


 동시에, 잠정적인 새 "사회적 마이단 운동" 에서 급진 우크라이나 민족주의자들의 지도적 역할은 지배계급에 맞서는 어떠한 전국적인 운동도, 문화적으로 쪼개진 우크라이나의 동부와 남부의 대중참여도 불가능하게 할 것이다. 더욱이 그러한 급진 민족주의자들은 심지어 분리주의적 성향을 증폭시키고, 현재 크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친러적 도발을 기도한다. 불가피하진 않겠지만, 현재 전면적 내전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방측에게 가장 최선은 우크라이나의 지역간 갈등을 봉합할 평화적 해결책을 고수하고, 극우세력의 새정부 참여와 길거리의 통제받지 않는 우익 준군사조직을 강하게 반대하는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서방측이 우크라이나의 외채를 탕감해줌으로써 무조건적인 도움을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외채탕감은 전세계의 많은 진보적 운동들이 제기하는 민중적 요구이기도 하다.

Posted by 사용자 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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